본문 바로가기

“기업 원가 공개하고 정부는 가격 인하 유도를” … 76.3%

중앙일보 2011.03.10 00:25 경제 4면 지면보기



‘공정한 사회’ 1211명 설문
물가 걱정 바닥 민심 드러나





여론은 포퓰리즘을 원한다?



 경제·인문사회연구회와 중앙일보가 이달 초 전국 성인남녀 121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공정한 사회’ 관련 설문조사에서는 여론이 포퓰리즘에 얼마나 취약할 수 있는지를 여실하게 보여줬다. 응답자들은 공정한 사회 구현을 위해서는 ‘다 같이 참여하는 게 필요’(64.3%)하다고 답했다. 하지만 실제 문제 해결에 있어서는 정부의 개입을 강렬하게 원하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였다.



 분야별로 300명에게 별도로 질문한 세부 설문에서 응답자들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관계가 전혀 공정하지 않거나(35.6%) 공정하지 않은 편(45.5%)이라고 봤다. 한국 경제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도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이 중요하거나(28.4%) 매우 중요하다(59.7%)고 답변했다.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을 위해 정부의 역할을 묻는 질문에 ‘기업 간의 문제이므로 정부는 개입하지 말아야 한다’(7.3%)는 소수였다. ‘기업에 일방적으로 맡겨놓으면 안 되며, 정부가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52.8%)는 응답이 많았고 ‘정부가 동반성장의 방향과 비전을 제시하는 정도가 적당하다’(39.9%)가 그 다음이었다.



 정부가 주도하는 상생 드라이브 탓에 ‘동반성장 스트레스’를 느끼는 대기업에 공감을 표시하지도 않았다. 동반성장 정책이 장기적으로 대기업의 국제경쟁력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긍정적으로 답했다. 특히 물가안정을 위한 가장 바람직한 정책 대안을 묻는 질문에 ‘기업거래 조사를 통해 원가를 공개하고 가격을 내리도록 유도한다’는 답변이 무려 76.3%였다. 전문가들은 원가정보를 공개할 경우 기업의 영업비밀을 심각하게 해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표시해 왔다.



반면 ‘외국으로부터 수입을 확대해 물가를 내린다’(14.4%)와 ‘빈곤층 및 취약계층에게 정부 재원으로 쿠폰을 제공한다’(9.4%)가 바람직하다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하준경 (경제학) 한양대 교수는 “국민들이 물가 상승 때문에 얼마나 고통받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설문”이라며 “응답자들이 당장 어떤 식으로든 물가를 안정시켰으면 하는 바람에서 직접적이고 당장 효과가 있을 것 같은 대안을 선택한 것 같다”고 해석했다.



서경호 기자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