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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시민 발묶은 시내버스 파업 … 복수노조 앞두고 노·노 기세싸움

중앙일보 2011.03.10 00:13 종합 22면 지면보기
7월 복수노조 시대를 앞두고 전주에서 전초전이 펼쳐지고 있다. 민주노총 운수산업 노조원들은 지난해 12월 8일부터 단체협상을 요구하면서 파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회사 측은 “파업에 들어가기 4개월 전인 지난해 8월 한국노총 계열의 조합과 이미 단체협약을 맺었다”며 민주노총의 요구를 일축하고 있다. 전국의 경영단체와 노동단체 등은 “복수노조가 쟁점이 된 첫 투쟁”이라며 전주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노총·민노총 계열 맞서

 전주 시내버스 노조원은 850명 이다. 지난해 8월 이전까지는 모두 한국노총 소속이었지만, 8월에 임금협상 내용에 불만을 품은 조합원들이 민주노총 계열의 운수산업노조에 속속 합류했다. 현재는 조합원 비율이 민주노총 60%, 한국노총 40%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전주시는 파업 이후 전세버스까지 투입했지만 시내버스 운행률은 70~80%에 머물고 있다. 개학 이후에도 버스 운행이 축소되면서 일반 시민과 학생 등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최근에는 방화, 유리창 파손 등 버스 테러 사건도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노사가 양보 없이 맞서는 것은 이번 싸움이 4개월 앞으로 다가온 복수노조 시대의 주도권을 거머쥘 수 있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복수노조 시대가 열리면 ‘1 사업장 1 노조’ 제한이 풀린다. 하지만 사용자 측과의 교섭 창구는 단일화해야 하기 때문에 세력이 큰 노조가 대표성을 갖게 된다. 전주지역의 한 근로감독관은 “민주노총은 이번 싸움에서 선명성 동력을 확보해 전남·충남 등 전국으로 세를 확충시켜 나가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반대로 사용자 측은 그동안 20여 년간 협상 파트너로 상대한 한국노총을 지키기에 안간힘이다. 협상을 하는 데는 민주노총보다 한국노총이 유리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만일 민주노총과 협상이 이뤄지면 앞으로 2년(단체협약 기간) 안에 한국노총이 와해될 것을 우려한다. 전주시내버스 파업은 사측이 한국노총의 대리인으로 나서 민주노총과 싸우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전북버스운송사업조합 홍옥곤 상무는 “민주노총 지도부가 전주에 내려와 지휘하고 있다”며 “먼저 불법 파업을 풀지 않는 한 협상에 응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송하진 전주시장은 “파업이 장기화하면서 애꿎은 시민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면서 “노조 지도부의 통제력 상실로 불상사가 날까 봐 우려된다”고 말했다.



전주=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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