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프로야구] 이승엽·김태균, 둘이 같이 서니 그라운드가 꽉 차는군

중앙일보 2011.03.10 00:01 종합 30면 지면보기



올 24번 대결 예약된 두 대포, 시범경기서 처음 만나 예열



지바 롯데 4번 타자 김태균(왼쪽)이 4회 볼넷으로 출루한 뒤 오릭스 1루수 이승엽과 나란히 1루에 서서 모자를 만지고 있다. 이승엽이 3타수 1안타, 김태균은 2타수 무안타로 기대했던 홈런은 나오지 않았다. 경기는 오릭스의 3-1 승리로 끝났다. [오사카=연합뉴스]





두 명의 ‘한국산 거포’가 예열을 마쳤다.



 일본프로야구에서 뛰는 이승엽(35·오릭스)과 김태균(29·지바 롯데)이 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시범경기에서 올 시즌 처음으로 맞붙었다. 5번타자로 나선 이승엽은 몸에 맞는 공 1개를 포함해 3타수 1안타를 때렸다. 그의 시범경기 타율은 0.200이 됐다. 김태균은 4번타자로 출전해 2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시범경기 타율은 0.286. 이승엽과 김태균은 각각 2006년과 2009년 제1, 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대표팀 4번타자로 활약했다. 같은 퍼시픽리그 팀에 속한 두 타자는 올 정규시즌에서 24차례의 맞대결이 예정돼 있다.









<여기를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승엽이 노리는 부활=이승엽은 지난 3년간 잃어버렸던 미소를 되찾았다. 요미우리 시절의 결연하고 초조하기까지 했던 표정이 걷혔다. 그는 “이곳(오릭스)에 와서 마음 편하게 야구를 하고 있다. 시즌 개막(3월 25일)에 맞춰 차근차근 몸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어느덧 30대 중반이 된 이승엽은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30g 이상 가벼워진 900g 무게의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스윙 스피드가 느려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또 지나치게 앞으로 이동했던 상체를 잡아두며 변화구 대처능력을 높이려 하고 있다. 정확하게만 맞히면 한 시즌 30홈런을 때릴 수 있다는 자신감이 깔려 있다.



 오릭스는 선수층이 얇아 웬만해서는 이승엽이 포지션을 빼앗길 가능성은 낮다. 주전급 1루수가 서너 명에 달했던 요미우리에서 이승엽은 포지션 때문에 끊임없이 고민했다. 마음이 흔들리고 자세가 무너지는 과정이 반복됐다. 이승엽의 연봉은 요미우리 소속이던 지난해 7억5000만 엔(약 100억원·추정)에서 올해 1억5000만 엔(약 20억원)으로 대폭 깎였다. 대신 자리를 얻었다.



 오카다 아키노부 오릭스 감독은 “이승엽의 컨디션을 보면 (41홈런을 때렸던) 2006년 같은 느낌이 든다. 체력과 기술적인 준비도 잘돼 있지만 무엇보다 지난 3년간 제대로 하지 못한 야구를 다시 해보겠다는 강한 열망이 엿보인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태균이 꿈꾸는 도약=김태균은 이번 시즌 네 차례 시범경기에서 모두 4번타자로 출전했다. 2011년 지바 롯데 4번은 김태균이라는 의미다. 그는 “올해 타율 3할, 30홈런, 100타점을 기록해 시즌 끝까지 4번타자를 지키겠다”고 다짐했다.



 김태균에게 올해는 야구인생의 전환점이다. 일본 진출 2년째를 맞아 강력한 화력을 보여주지 못하면 이후 입지가 좁아진다. 2004년 일본 지바 롯데에 입단한 이승엽은 첫해 극심한 부진에 빠졌지만 2005년 타율(0.260)을 손해 보면서 기어코 30홈런을 쳐냈다. 덕분에 이듬해 최고 구단인 요미우리로 이적할 수 있었다.



 김태균 역시 지난해(타율 0.268, 21홈런, 92타점)보다 나은 성적을 올리지 못하면 목표한 메이저리그 진출은 물론 향후 일본에서 버티기도 쉽지 않다. 이승엽처럼 김태균도 장타보다 정확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난해 5월까지 리그 홈런·타점 1, 2위를 다퉜던 그는 장타 욕심에 스윙이 무너졌고 컨디션 관리에 실패했다. 김태균은 “당시에는 타이틀 획득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니 가볍게 밀어치는 내 감각을 잃었다. 또박또박 때리다 보면 홈런도 많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식 기자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