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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생 연합동아리에서 활동하면

중앙일보 2011.03.06 15:21



모의국제회의·정치외교연합, 글로벌리더십 배움의 장







학기초의 어수선한 분위기에 휩쓸려 시기를 놓치면 1년을 다시 기다려야 하는 활동이 있다. 동아리활동으로 대표되는 비교과활동이다. 새 학기엔 관심 있는 분야의 동아리를 미리 꼼꼼하게 따져 가입하거나 직접 만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빠듯한 학업생활 중 자아실현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되면서 대학입시에도 든든한 지원군이 된다. 고교생이 참여할 수 있는 연합 동아리들을 소개한다.



KIMC :: 각종 대회 수상…비교과활동 영역 넓혀



“실전능력 향상을 위해 체어링(의장역할) 경험을 대폭 늘리도록 하죠(임동영)” “강의시간을 줄여 토의시간을 더 확보하면 가능할 것 같습니다(김희건)” 2월 22일 서울 휘문고 3학년 2반 교실. 개학을 앞두고 연합동아리 ‘KIMC 휘문’ 소속 회원들이 모였다. 지난해 동아리활동 경험을 바탕으로 새 학기 연간일정을 상의하느라 분주하다.



이들은 지난해 교내MUN(모의유엔) 동아리를 개설했다. 당시 2학년이던 임동영군과 3학년 김태환·백동환 군이 주축이 됐다. 임군은 “특목고 학생 위주로만 정보가 공유되는 모의국제회의에 일반고 참여생을 늘리고 싶었다”며 “체험의 유용성과 동아리의 필요성을 학교에 건의해 정식 동아리로 승인 받았다”고 회상했다. 학생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해야 한다는 기준에도 불구하고 40여 명이 넘는 신청자가 몰려들었다.



황현준(2년)군은 “동아리활동 초기엔 모의국제회의가 뭔지 모르는 친구도 많았다”며 “매주 강의를 듣고 국제 시사를 공부하다 보니 점차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각종 대회에 참가하는 회원도 자연히 늘어났다. 대회 참가자를 손가락으로 꼽을 수준이던 예년과 달리 20명에 가까운 회원들이 여러 대회에 참가해 다양한 모의국제회의 활동을 경험했다. 올해부터는 전국 단위의 KIMC(한국모의국제회의)고교연합에 정식 소속돼 다른 학교 학생들과 교류도 확대할 예정이다. 임군은 “모의국제회의를 진행해보는 경험을 통해 국제시사감각과 글로벌리더의 자질을 키우는 것이 목표”라며 “일반고에서도 연합동아리활동을 통해 특목고 학생들 못지않은 경험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YUPAD :: 대학 입학사정관제 전형에 직결



올해 서울대 사회과학대학에 입학한 조승우(19·공주 한일고 졸)군은 수시 원서를 쓸 때만 해도 주위의 반대가 많았다. 내신은 평균 3.6등급에 봉사상을 제외한 수상경력은 전무했다. TEPS점수도 경쟁 학생에 비해 낮았다. 그러나 서류전형과 논술·면접 시험 점수를 합산한 최종 입학성적에서 그는 경쟁자를 따돌리고 거뜬히 합격에 성공했다. 사회과학대 상위 30%까지 주어지는 장학금도 받았다.



조군은 ‘전공에 대한 열정’을 표현한 것을 비결로 꼽았다. 그는 2년 전 고교 정치외교연합 유패드(YUPAD)를 창립한 멤버다. 방학마다 수차례에 걸친 운영진 회의를 통해 교내·교외 활동의 틀을 잡았다. 교내에선 주 3회씩 교토의정서·동아시아 통합과 같은 굵직한 테마로 연구활동을 진행하고 정치학도서 토론시간을 가졌다. 교외행사로는 다양한 세미나와 총회를 수시로 진행해 리더십과 대회진행 노하우를 쌓았다. 박희권 주유엔 차석대사(현 외교부 조약국장)와 UNHCR 제니스 린대표와 같은 명사를 초청한 대형강연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이렇게 노력한지 2년 만에 유패드는 16개 학교, 830명의 회원을 가진 전국 연합동아리로 불어났다. 조군은“서울대 입시설명회에서 입학사정관이 ‘전공에 대한 열정’이라는 단어를 30분 동안 무려 10여 차례나 말할 정도로 강조했다”며 “높은 영어성적이나 목적 없는 스펙쌓기에만 치중하기보다 내가 가지고 있는 정치외교에 대한 열정을 다양한 활동에서 드러내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UHEC :: 공적인 목표의 큰 규모 봉사 기획도



지역과 연계해 큰 규모의 프로그램을 주도하는 고교 연합동아리도 있다. 고교 경제연합동아리 유헥(UHEC)은 지난해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새싹경제캠프’를 성공리에 개최했다. 전국의 16개 고교가 지방자치단체와 연계해 초등생에게 맞는 경제교육을 실시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올 1월 기획재정부와 한국경제교육협회가 주관한 제1차경제교육대상에서 특별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회장 박지훈(대일외고 3)군은 “대회 수상자 중 고교생으론 유일했다”며 “교재부터 세부프로그램까지 회원들이 직접 만들어 활용한 노력을 인정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4월엔 기획재정부의 지원을 받아 ‘경제동아리 운영 가이드북’도 출간할 계획이다.



박군은 연합동아리의 장점으로 파급력이 큰 프로젝트를 기획·실천할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단순한 교내 동아리와 달리 여러 학교가 함께 일을 진행하기 때문에 외부에서도 인정받기 쉽고, 인력·비용 조달도 수월하기 때문이다. 실제 유헥의 회원 수는 2011년 현재 1000여 명에 이른다. 다만 시간이 많이 드는 것이 단점이다. 대학 입시에 활용하겠다는 생각만 가지고 지원했다가는 예상외의 시간·비용 지출에 포기하기 쉽다. 적극적인 학생이 리더가 되지 못할 경우 연합조직의 특성상 쉽게 와해될 위험도 늘 존재한다. 박군은 “자신이 원하는 대학 전공과 투자할 수 있는 시간, 비용을 미리 따져본 뒤 가입하라”며 “목표를 다양한 경험과 리더십 향상에 두고 활동한다면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설명] KIMC휘문 대표 임동영군(가운데)이 동아리 회원들과 함께 새학기 활동 일정을 상의하고 있다.



<이지은 기자 ichthys@joongang.co.kr/사진=최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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