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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最古 양조장, 80년 세월이 빚어낸 술맛

중앙선데이 2011.03.06 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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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세왕주조, 관광공사 선정 ‘가볼 만한 곳’ … 내외국인 관광객 발길 이어져











한국관광공사는 매달 ‘가볼 만한 곳’을 추천한다. 계절에 따라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는 곳, 노래와 문학의 고향, 별미를 맛볼 수 있는 곳들을 소개한다. 지난해 11월에는 한국의 전통주를 만드는 양조장 다섯 곳을 추천했는데, 최근의 막걸리 열풍을 반영한 듯 막걸리 양조장 두 군데를 소개했다. 지평막걸리를 만드는 경기도 양평의 지평주조와 덕산막걸리를 만드는 충북 덕산의 세왕주조가 그곳이다.



두 양조장은 1920년대 중반 창업했다. 80년을 훌쩍 넘겼다. 두 곳 모두 후손들이 3대째 가업을 이어오고 있다. 그렇다보니 일제시대에 지어진 양조장 건물도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다. 지평주조 건물은 1925년에 세워져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양조장으로 꼽힌다. 한국전쟁 때는 지평리 전투에 참전한 프랑스군의 사령부로 사용돼 양조장 한편에 당시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는 기념관을 꾸며놓았다.



세왕주조 건물은 1930년에 완공됐는데 백두산에서 벌목해 온 전나무와 삼나무로 지었다. 3층 높이 규모로 일본식과 서양식 트러스 구조가 결합돼 있다. 양조장으로는 유일하게 근대문화유산으로 등록됐다. 관광공사가 두 양조장을 가볼 만하다고 추천한 것은 술맛과 더불어 세월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건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학원에서 양조학을 공부하고 있는 세왕주조 이규행(51) 대표는 오래된 건물이 보기에만 좋은 게 아니라고 한다. “우리는 술을 담글 때 효모를 쓰지 않습니다. 건물의 벽과 천장에 숨어 있는 효모가 포자를 날려 술 단지로 날아듭니다. 80년 된 건물이 술을 만드는 거지요.”

사진은 세왕주조에서 막걸리 제조의 첫 단계인 고두밥을 쪄내는 모습이다. 천장을 받치고 있는 트러스는 80년 전 백두산에서 잘라 온 나무로 만들었다.



사진·글=최정동 기자 choij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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