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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성장률 8%, 2015년까지 연평균 7% 목표”

중앙선데이 2011.03.06 01:11 208호 3면 지면보기
중국의 정기국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후진타오 국가주석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개막됐다. [베이징 AP=연합뉴스]
중국 정부가 올해부터 5년간 국정을 이끌어갈 핵심 비전을 제시했다. 12차 5개년 계획 기간(2011~2015년)에 부강한 국가와 부유한 국민, 즉 ‘국강민부(國强民富) 시대’를 열겠다는 것이다. 중국은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 경제 규모가 일본을 추월해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로 올라섰으나 국내적으로는 “나라만 부유해지고 국민은 여전히 가난하다(國富民窮)”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앞으로 5년간 민생 개선을 대대적으로 추진해 국민의 행복지수를 대폭 끌어올릴 계획이다. 빈부 격차 확대로 인한 계층 간 위화감을 줄이기 위해 대대적인 소득 재분배 정책도 추진된다. 동시에 성장률 최저 목표치는 11차 5개년 계획 기간(2006~2010년)의 7.5%보다 0.5%포인트 낮춘 7%로 잡았다

중국 全人大 5일 개막 … 원자바오, 향후 5년의 청사진 발표


원자바오(溫家寶·온가보) 중국 총리는 5일 개막한 11기 전국인민대표대회 4차 회의 개막식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정부 업무보고를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원 총리는 앞으로 5년간 추진할 12차 5개년 계획을 공개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6만 자에 이르는 12차 5개년 계획에서 ‘민생 개선 행동계획’이 가장 눈에 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통신은 “5년간 매년 평균 90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최저임금을 매년 13%씩 인상하며, 서민주택 3600만 채를 건설하게 된다”면서 “국민들이 눈으로 확인할 수 있고 손으로 만질 수 있으며 실제 누릴 수 있는 ‘부민공정(富民工程)’이 시작됐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원 총리는 민생 개선과 소득 분배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공언했다. 도시와 농촌의 사회보장 시스템을 서둘러 보완하고, 새로 시작한 농촌연금보험 시범 적용 대상을 전국의 40% 현 단위로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1억6000만 명에 이르는 농민공(農民工·농촌 출신의 도시 일용 근로자)을 위한 대책도 내놨다. 일정 기간 도시에 거주한 농민공에게 그 도시의 호구(戶口·주민등록)를 인정해줘 도시민으로 편입시키는 정책이다.

도시민과 농민의 대대적인 소득 증대도 추진된다. 지난해 중국의 1인당 GDP는 4000달러를 돌파했었다. 11차 5개년 계획 기간에는 주민 소득 증대 목표가 5%였지만 앞으로 5년간은 7%로 높였다. 소득 재분배를 위한 개인 소득세 개편도 조만간 현실화될 전망이다. 지금까지는 월 소득 2000위안(약 34만원)까지는 면세 혜택을 누렸으나 앞으로는 3000위안까지 수혜 대상이 확대된다.

적극적인 재정정책 기조를 유지하기로 하면서 성장률 목표치를 낮춘 조치는 눈에 띄는 대목이다. 원 총리는 이날 “앞으로 5년간 성장률 7% 달성을 추진하겠다”며 구체적 목표치를 제시했다. 11차 5개년 계획 기간의 7.5%보다 소폭 낮췄다. 다만 7%는 어디까지나 무슨 일이 있더라도 달성하겠다는 중국 정부의 정책 의지가 담긴 최저 목표치다. 따라서 과거의 경험과 통계에 비춰봐도 다소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 숫자다. 예컨대 7.5%를 목표치로 내걸었던 11차 5개년 계획 기간에도 실제 연평균 성장률은 11.2%를 기록했다.

중국 정부가 심각한 경기 과열을 우려해 2001~2005년에 성장률 목표치를 7%로 잡았을 때도 실제로는 연평균 9.8% 성장했었다. 7%가 최저 목표치인 점을 감안할 때 향후 5년간에도 9~10%의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원 총리는 올해 성장률 목표치는 8%로 제시했다. 그럼에도 향후 5년간 성장률 목표치를 소폭이라도 낮춘 것은 경제 성장을 다소 희생하더라도 긴축을 통해 경기 과열을 피하고, 지속 가능한 경제 발전을 추구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이와 동시에 물가 안정은 중국 정부가 역점을 둘 사안으로 꼽힌다. 1989년 천안문(天安門) 사태 때 뼈저리게 경험한 것처럼 물가 불안은 사회 불안으로 번지는 큰 문제다. 휘발성이 크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들어 북아프리카와 중동에서 발생한 ‘재스민(茉莉花·모리화) 혁명’이 물가 급등에 따른 민생고 문제에서 비롯된 사실을 중국 정부는 예의주시하고 있다.

올해 물가통제 상한선은 4%로 잡았다. 지난해까지 유지해온 3% 상한선에서 한발 물러선 셈이다. 지난해 평균 물가가 3.3%를 돌파한 데다 올 들어 국제 시장에서 곡물뿐 아니라 석유류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3%를 방어하기는 벅차다는 현실적 부담을 감안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정부는 금리와 지급준비율 인상을 통해 인플레 확산을 막고, 서민생활 물가를 안정적으로 관리해나갈 방침이다.

이런 가운데 국민들이 가장 큰 불만을 토로하는 부동산 정책에서도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중국 정부는 앞으로 5년간 3600만 채의 서민주택을 건설하기로 했다. 각 지방 정부 단위로 집값 통제 목표를 제출하도록 하고, 가격이 급등한 지역은 책임을 묻는 제도를 시행하기로 했다. 부동산 관련 세금 징수 강화와 투기 억제 정책도 펴게 된다.

원 총리는 “내수 확대가 중국 경제 발전의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방침이자 균형적인 경제 성장을 위한 근본적인 길”이라고 말해 수출 의존형 경제 구조에서 탈피해 내수를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물가 안정을 유지하면서 내수 확대를 통해 소비·투자·수출이 균형을 이루면서 경제 성장을 이끌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전략적 신산업을 육성하는 방식으로 산업구조를 재편하고 경제 발전 시스템을 전환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차세대 정보기술(IT) 산업, 에너지 절약과 환경보호 산업, 생명공학(BT) 산업, 첨단설비 제조업, 신소재 산업, 신에너지 자동차 산업 등을 집중 육성할 방침이다.

권력층과 공직자의 부정부패 척결 의지도 분명히 했다. 원 총리는 “청렴한 정부를 건설하는 것은 장기적이지만 절박한 과제이자 인민들의 간절한 기대”라고 강조했다. 당·정 간부들의 청렴도를 높이기 위해 소득·부동산 현황, 배우자와 자녀의 취업 상황 등을 정기적으로 보고하는 제도를 시행하기로 했다.

대외 정책에서는 중국의 높아진 위상에 걸맞은 책임 있는 역할을 확대하기로 했다. 원 총리는 “미국을 비롯한 주요 대국과의 관계를 안정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면서 이웃 나라들과의 선린 우호 관계도 심화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을 계기로 국제적 이슈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중국이 건설적 역할을 발휘하고 응당 맡아야 할 국제적 책임과 의무를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주권과 영토를 수호하기 위해 인민해방군이 다양한 군사 임무를 완수할 수 있는 능력을 지속적으로 제고하겠다고 밝혀 군사력 강화 방침을 시사했다. 실제로 올해 중국의 국방 예산은 지난해보다 12.7% 늘어난 6010억 위안(약 102조6000억원)으로 책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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