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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이변, 농촌 노령화 대응책 … 50여년 전 덴마크서 싹 터

중앙선데이 2011.03.06 00:55 208호 11면 지면보기
일본 파소나 그룹이 운영하는 도쿄의 실내 식물공장. 다케나카 헤이조 전 일본 총무상이 이삭이 자란 벼를 돌아보고 있다. [중앙포토]
식물공장이 기상이변 시대에 떠오르는 대표적 미래 기술이라지만 그 역사는 결코 짧지 않다. 반세기 전인 1957년 덴마크의 크리스텐센 농장에서 ‘크레스’라는 채소의 어린 묘를 균일하게 대량 생산한 것이 시초라 할 수 있다. 종자를 뿌려 싹을 틔우고 수확하기까지의 과정을 위해 파종·발아·육성·출하실을 갖추고 무농약·무공해로 싹 채소를 생산한 것이다.

외국의 식물공장은

오늘날의 식물공장은 목적하는 바에 따라 모양과 크기 등이 달라진다. 수확물도 다양하다. 싹 채소, 신선 채소, 허브, 화훼뿐만 아니라 우주와 같은 무중력 특수 공간에서 살아야 하는 우주인을 위한 채소에 이르기까지 활발한 연구와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지역적으로 구분하자면 유럽의 식물공장은 ‘자동화된 온실’라고 할 수 있으며 일본의 식물공장은 말 그대로 외부와 차단된 공장 느낌의 모양을 가지고 있다. 유럽의 대표적인 식물공장으로는 스웨덴의 애그리테크 이노베이션에서 개발한 ‘스웨드포닉’이라는 식물공장 생산 시스템과 벨기에의 홀티플랜에서 개발한 재배 베드 자동이송 시스템을 꼽을 수 있다. 주로 1ha(약 3000평) 규모의 대형 유리온실 모양을 하고 있다. ‘공장’이지만 인공 광(光)뿐만 아니라 햇빛도 같이 쓸 수 있게 만들었다. 생산하고 있는 식물은 주로 잎채소나 허브류다.

식물공장 안에는 온도·습도·공기를 조절할 수 있는 복합 환경조절 장치가 설치돼 작물이 뿌리를 내리고 다 자라기까지 단계마다 가장 적합한 환경을 만들어 줄 수 있다. 이 외에도 모종 이식 장치, 작물 크기에 따라 간격을 자동으로 조절할 수 있는 장치, 재배 베드를 수확 장소로 옮길 수 있는 장치 등을 갖추고 있어 최소한의 인력으로 공간 활용을 극대화할 수 있다.

이런 첨단 시설을 통해 재배기간을 줄임으로써 연간 생산 횟수를 최대 6배까지 늘려 생산성을 극대화시키고, 채산성을 맞추고 있다. 예를 들어 스웨드포닉 시스템에서는 1ha에서 매일 잎상추 5000포기, 허브류 8000포기를 생산할 수 있다. 오늘날 유럽의 식물공장은 네덜란드·벨기에·영국 등 20여 개 나라에서 운영되고 있다. 규모도 지금의 1ha 단위에서 점차 확대하는 추세다. 영국의 링컨셰어 허브 식물공장은 약 5ha 규모에서 연간 1400만 포기의 허브를 생산하고 있는데 앞으로 그 규모를 10ha로 늘릴 계획을 갖고 있다고 한다.

일본의 식물공장은 완전제어형의 표본이다. 태양광이 차단된 완전 밀폐된 공간에서 식물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현재 전국적으로 50여 개 식물공장이 운영되고 있으며 규모는 1000㎡(약 300평) 미만이다. 구조는 7~9단의 다단(多段)식으로, 좁은 건물 안에서 면적당 생산효율을 높이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한 예로 오즈산업의 완전제어형 식물공장은 450㎡ 면적의 통제된 실내 공간에서 반결구상추(사라다나)·로메인·바질·로즈마리 등 8가지 품목을 다단식 수경(水耕)재배 방식으로 생산하고 있다. 파종에서 수확까지 약 40일이 걸린다. 상추만 생산한다고 가정할 때 식물공장에서 하루에 평균 1700포기, 연간 약 60만 포기를 생산할 수 있다.

유럽과 달리 일본이 완전제어형 식물공장을 선호하는 주된 이유는 여름엔 덥고 일사량이 많은 기후 특성 때문이다. 온실 안의 기온을 강제로 떨어뜨려야 할 때가 많다. 따라서 유럽의 태양광 병용형 식물공장보다는 완전제어형 식물공장이 유리하다는 입장이다. 일본 정부가 정책 차원에서 식물공장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이유도 있다. 일본은 농촌인구 중 40대 이하 비율이 5% 미만이라 농사를 지을 사람이 턱없이 부족하다. 여기에 앞으로 닥칠 식량위기와 기상이변 등을 고려하면 식물공장이 유력한 대안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초기 투자비가 너무 많이 들어 아직까지 경제성을 맞추지 못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LED 조명·로봇·태양전지 등의 기술을 적용해 생산비를 지금보다 30% 낮추는 것을 목표로 연구하고 있다. 일본은 2013년까지 식물공장을 150곳으로 확대할 계획을 세우고 농업인 또는 민간인의 설치 투자에 적극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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