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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엔 송혜교, 지금은 정선경·김정은 스타일 좋아요”

중앙선데이 2011.03.06 00:51 208호 14면 지면보기
얼마 전 한 웨딩 플래너로부터 e-메일 한 통을 받았다.
박지성(30·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의 중매를 서고 싶다고 했다.

최고 신랑감’ 박지성 장가 보내기 어디까지 왔나

상위 1% 회원만 특별 관리했다면서 미모와 집안에다 외국어, 요리 실력까지 두루 갖춘 최고의 신붓감이라며 한 여성을 소개했다. 닮은 연예인의 이름까지 거론하더니 만일 결혼이 성사되면 사례비의 절반을 주겠다는 솔깃한(?) 제안까지 했다. 수년 전부터 이런 메일을 자주 받는다. 박지성과 조금 친분이 있다는 기자에게 이 정도니 정작 본인은 얼마나 많은 중매 제안에 시달릴까 싶다. 하지만 ‘모든 걸 다 갖춘 남자’ 박지성은 변변한 연애 한 번 해보지 못했다고 하소연한다. 한국 나이 서른하나로 노총각 대열에 합류한 박지성을 결혼시킬 방법은 없을까. 왜 그는 연애 한 번 못하고 황당한 열애설의 주인공이 돼야만 할까. 그가 생각하는 이상형은 어떤 사람이고, 언제쯤 결혼할 수 있을까.

박지성 “아버지, 나 결혼은 다했네”
박지성의 부모가 정해둔 아들의 결혼 시한은 2006년이었다. 독일 월드컵을 마치면 무슨 일이 있어도 아들을 헌신적으로 내조해 줄 배필과 맺어줄 계획이었다. 하지만 당시 맨유에 막 입단했던 박지성에게는 여유가 없었다. 전 소속팀 에인트호번(네덜란드)이 한 시즌에 40경기 정도를 치렀지만 맨유에서는 60경기 이상을 소화해야 했다. 빡빡한 경기 일정을 살펴본 박지성은 “아버지, 나 결혼은 다했네”라고 푸념을 늘어놓았다고 한다. 1년 중 9개월을 영국에서 보내다 보니 사람 만날 시간도 없었다.

아버지 박성종씨는 선을 보자고 채근했지만 어색한 분위기가 싫은 박지성은 그때마다 손사래쳤다. 의사·판사 등 전문직 여성들과의 중매 제안도 박지성은 번번이 거절했다. 아버지는 “한 번은 우리나라 최고의 종합병원에서 일하는 여의사 중매가 들어왔는데 지성이가 무조건 싫다는 거예요. ‘아침에 수술한 사람과 어떻게 사느냐’고 하기에 수술하지 않는 안과 의사라고 해도 막무가내였어요”라고 말했다.

2007년 여름에는 가족 회의까지 열어 박지성을 선을 보게 하는 데까지는 성공했다. 한 병원의 이사장 딸과도 만났다. 딱 한 번이었는데 얼마 안 있다가 열애설이 터져 나왔다. 지난해 1월 맨체스터에서 박지성을 만났을 때 일이다. 당시 시즌 첫 골도 넣지 못하고 있던 그에게 “가장 큰 고민이 뭐냐”고 물었더니 “결혼”이라고 답했다. 의외였다. 그는 “주변에서 결혼을 재촉하는 잔소리 때문에 히스테리가 생길 것 같아요”라며 연신 뒷머리를 긁어댔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만 모락모락
이젠 열애설이 터져 나와도 박지성은 담담하다. “이번에는 누구야?”라며 웃어 넘긴다. 결혼 적령기를 넘기고 나서는 아니 땐 굴뚝에서 번번이 연기가 피어 올랐다. 대기업 간부 딸부터 유학생, 이름조차 모르던 일본 배구선수 기무라 사오리와도 열애설도 났다. 탤런트 이보영과도 염문설이 터졌는데 알고 보니 이보영은 배우 지성과 사귀고 있었다. 지난해 말에는 미스코리아 출신 한 여성의 이름까지 거론되며 결혼설이 나돌았다. 물론 박지성은 이 여성을 알지 못했다.

박지성은 편하게 여자들을 만나보려 해도 확대되거나 왜곡돼 알려지는 소문 때문에 조심스럽다. 그는 “솔직히 저보다 상대방이 부담을 많이 느끼는 입장”이라며 “선을 보지 않는 건 불편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혹시나 사람들에게 알려지면 상대방이 난처해질 수도 있어서죠. 나 때문에 자신의 신상이 세상에 알려지는 건 입장 바꿔 생각해봐도 당혹스럽고 기분 나쁜 일이거든요”라고 말했다.
인터넷에는 ‘박지성과 결혼할 여자의 25가지 조건’이라는 글이 떠돈다. 박지성은 “나와 결혼하면 어쩔 수 없이 겪어야 하는 유명세에 관련된 내용을 읽을 때면 마음이 무거워져요. 그래서 사람을 쉽게 만날 수 없어요”라고 하소연했다.

혹시 박지성이 여성을 보는 눈이 까다로운 걸까. 어떤 여성이 맘에 드냐고 물으면 박지성은 “이상형 질문만 10년 넘게 받아 이젠 지겨워요”라며 한숨을 내쉰다. 10년 전 박지성은 탤런트 송혜교를 좋아했다. 그러다 최근 들어서는 정선경이나 김정은을 언급했다. 이들 모두 공통점이 있다. 박지성은 “크지 않은 키에 착해 보이는 인상, 너무 마르지 않은 몸매를 가진 분이 이상형”이라고 설명했다. “성격도 보고, 외모도 봐야죠”라고 말하지만 박지성이 바라는 여성상이 까다롭지만은 않아 보인다.

“나 때문에 겪어야 할 유명세가 걱정”
부모도 비슷하다. 평소 ‘순댓국집 딸’ 같은 며느리를 원한다던 아버지는 지난해 말 대한축구협회 올해의 선수상 시상식에서 며느리 감으로 송파초등학교 여자축구부 주진희 감독을 꼽아 화제를 모았다. 이미 결혼한 주 감독처럼 푸근한 인상에다 단아한 여성이 좋다는 뜻이었다. 박지성은 “이제는 사랑하는 사람과 가정을 꾸리고, 아이들도 낳고 휴일에는 함께 소풍도 가는 평범한 일상을 갖고 싶다”고 했다.

박지성은 지난해 남아공 월드컵을 마치고 국내에서 쉴 때 세 번 선을 봤다. 하지만 만남은 오래 이어지지 못했다. 부모도 이제는 지친 모양이다. 아버지는 “아이고, 당분간 결혼은 쉽지 않을 것 같네요. 지금 배필을 만나도 2년은 걸릴 테니까요”라며 “이젠 지성이가 데려오는 여자라면 무조건 오케이할 겁니다”라고 말했다.

박지성은 “첫 느낌이 좋은 사람과 만나고 싶어요. 만난 지 6개월 만에 후다닥 결혼하고 싶지는 않아요”라고 했다. 이어 “살아오면서 아직 뜨거운 사랑을 해보지 못했어요. 애틋한 사랑을 해보지 못하고 20대를 보냈다는 게 가끔은 슬퍼요”라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라면 그는 여전히 순수한 사랑을 꿈꾸는 듯하다. 첫 느낌이 좋은 여자와 만나 손 꼭 잡고 영화도 보고, 길거리도 거닐면서 연애를 즐기다 멋지게 프러포즈해 결혼에 골인하기를 바라는 것 같다.

그가 바라는 시나리오는 아마도 축구 선수를 은퇴한 이후에나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일까. 박지성 역시 “축구 선수로 뛸 때는 결혼이 쉽지 않을 것 같네요. 은퇴할 무렵이나 돼야 제대로 된 열애설이 나지 않을까 싶어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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