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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 맞을 때 스마트폰 사용하면 효과 반감”

중앙선데이 2011.03.06 00:34 208호 18면 지면보기
“기(氣)의 순환이 원활치 않네요. 기가 상체로 몰려 있어요. 하체 운동을 많이 해서 기를 아래까지 순환시켜야 해요.”

최평락 한의원장의 한방 치료효과 높이기

최평락(58·사진) 한의원장은 기자에게 낙제점의 건강진단서를 통보했다.
“누워보세요.(손으로 아랫배를 만지고 두드린다) 위와 장이 처져 있어서 술이 늦게 깨고 체질적으로 약해요.” 나름대로 건강하다고 자부했는데 운동과 담 쌓은 결과가 나타나는 듯했다.
“건강을 챙기려면 기운이 없는 사람의 생활습관을 쫓아가면 돼요. 보통 자주 아픈 사람이 오래 살아요. 원기를 회복하는 방법을 알기 때문이죠.”(최 원장)

최 원장은 최근 가깝고도 먼 한의원 이라는 책을 냈다. 그는 “대부분 사람들이 한방에 대해 익숙하고 잘 안다고 생각하는데 막상 뚜껑을 열면 그릇된 부분이 많다”며 “한방의 치료 원리와 제대로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정보를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의 책에 깔린 철학은 ‘한의학은 변하지 않는 진리를 얘기한다’이다. 최 원장은 이 같은 내용을 바탕으로 삼성의료원 등에서 의사들을 대상으로 특강을 하기도 했다.

30년간 진료와 한의학 연구를 병행하고 있는 최 원장이 한방 치료 효과를 배가하는 족보를 소개했다.
 
-병은 언제 걸리나.
“한의사는 환자를 기(氣)로 관찰한다. 잘 먹고 적당히 몸을 움직여 기가 왕성한 사람이 건강하다. 몸을 혹사하거나 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기가 약해지고 순환하지 않아 병을 만든다. 면역력과 저항력이 떨어지는 것이다. 병은 우리 몸의 기가 병원균의 기와 싸워 지거나 기의 균형이 깨져 한쪽으로 치우칠 때 나타난다. 건강은 선천적인 게 70%다. 한방 치료는 후천적인 30%를 기를 조절해 다스리는 것이다.”

-한방 치료는 어떻게 진행하나.
“한방 치료는 ‘1침2구3약(一鍼二灸三藥)’으로 요약한다. 치료 효과가 가장 빨리 나타나는 침은 가벼운 증상에 처방한다. 운동 후 통증이나 급체가 해당한다. 병이 오래되고 깊은 만성병일수록 뜸, 약으로 치료법을 바꾼다.”
-침은 언제 맞아야 효과적인가.

“병원 검사에서 이상이 없거나 명확한 단서를 찾기 어려운 통증에 효과적이다. 침은 기를 직접 조절해 병을 치료하기 때문에 기가 왕성하고 피로도가 적은 오전에 맞는 게 좋다. 복통·갈증·출혈·설사로 기가 떨어지면 침 치료를 피하는 게 바람직하다. 만성질환이나 장기적인 치료가 필요하면 기를 살펴가며 맞아야 한다.”

-침은 휴식을 취하고 맞아야 한다는데.
“침을 맞기 전 기를 안정시키는 게 좋다. 중국 의학서인 황제내경에 따르면 시술 받기 전 30분~1시간 쉬라고 돼 있다. 한의원까지 장거리를 걸어가며 빨라진 기의 흐름을 잡기 위해서다. 현대인은 적어도 10분 정도 휴식을 취해야 한다. 침은 시간적인 여유를 갖고 맞아야 한다.”

-침의 효과는 어떻게 알 수 있나.
“환자의 주관적인 느낌보다 맥의 변화를 살핀다. 침 시술 후 환자가 여전히 불편해도 맥에 변화가 생기면 효과가 있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며 불편한 느낌이 줄어든다. 반면 환자는 병이 나아졌다고 해도 맥이 변하지 않으면 낫지 않은 것이다. 대개 조금 지나 다시 불편해진다.”

-침을 맞으며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도 많은데.
“침을 맞을 땐 몸과 마음이 편안해야 기가 잘 돌아 효과를 볼 수 있다. 약속에 쫓기거나 마음이 급하면 치료 효과가 반감된다.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거나 책을 보는 것도 마찬가지다. 눈을 감고 조용히 휴식을 취해야 기가 잘 순환한다. 차분하고 편안한 음악을 들으면 도움이 된다.”

-침을 맞을 때 주의할 점은.
“술을 마시면 기가 지나치게 활성화돼 염증·종기 등 없던 병이 생길 수 있다. 침을 맞고 바로 술을 마셔도 기가 지나치게 활성화돼 잠시 좋은듯하다 까부라지기 쉽다. 감정이 격할 때도 피한다. 부항을 뜨느라 굵은 침을 맞았다면 2시간은 물 접촉을 피한다.”

-뜸은 언제 뜨나.
“흔히 뜸은 기운이 없을 때 떠도 된다고 생각하는데 잘못됐다. 침과 뜸은 체표면의 자극을 통해 병을 치료한다. 몸에 기를 넣어주는 게 아니라 경혈을 자극하거나 피를 빼서 기가 돌지 않아 생긴 불균형을 조절한다. 이 때문에 원기가 부족할 때는 적합하지 않다. 원기가 약할 때는 기를 보충하는 한약을 써야 한다.”

-한약은 언제 복용해야 효과가 큰가.
“한약은 대부분 위를 통해 흡수돼 약효를 낸다. 때문에 식후보다 빈속에 복용하는 게 낫다.”

-한약을 먹으면 살이 찌는 것 같다.
“병을 고치려고 한약을 먹던 중 일시적으로 입맛이 도는 경우다. 간혹 보약에 입맛이 없어지는 한약을 넣어달라는 사람도 있다. 밤늦게 음식을 먹거나 군것질을 삼가는 게 바람직하다. 일정기간 시간이 지나 병이 개선되면 식욕도 안정되고 입맛도 예전으로 돌아간다.”

-한약·녹두를 같이 먹으면 안 되나.
“녹두는 해독 작용이 아주 좋은 곡식이다. 약물에 중독되면 날 녹두의 즙을 내서 먹고 몸에 독소가 생겨도 녹두죽을 챙겼다. 한약이란 한약이 가진 약성, 즉 일종의 독성을 이용해 병을 고치는 것이다. 숙주나물·청포묵·녹두빈대떡과 같은 녹두 음식을 먹으면 한약의 약효를 떨어뜨린다. 어떤 약을 먹든 녹두는 삼가는 게 좋다”

-봄철에 나른하고 피곤한 이유는.
“계절이 바뀌면 우리 몸의 기운도 풀어져 이완된다. 몸이 늘어져 피로를 느낀다. 격한 운동보다는 햇볕을 쬐며 가볍게 걷는 게 도움이 된다. 가벼운 옷을 헐렁하게 입어 기가 밖으로 잘 퍼지도록 해야 한다.”

-봄에 입맛을 돋우려면.
“겨우내 묵은 채소를 먹어 입맛도 없고 비타민 C가 부족할 수 있다. 쑥·냉이·원추리나물·엄나무순 같은 봄나물은 우리 몸의 생기를 도와 입맛을 돌게 한다. 한방에선 음식의 영양을 따지기보다 그것이 가진 기운을 먹는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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