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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구조조정은 지배구조 개선이 핵심

중앙선데이 2011.03.06 00:21 208호 24면 지면보기
필자는 지난해 4월 초 칼럼을 통해 6월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부실 저축은행에 대한 구조조정을 단행해야 한다고 지적했었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정부의 강력한 의지로 구조조정에 착수하게 됐다. 구조조정이 어차피 도려내야 할 환부를 제거하는 과정이라면 어느 정도의 혼란은 감수할 수밖에 없다. 부실 저축은행의 파행적 경영 행태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김우진의 캐나다 통신

특히 일부 저축은행의 경우 전임 경영진이 감사 직책을 수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마디로 0점짜리 지배구조다. 예금 금융기관의 경우 자산의 불투명성과 심각한 정보의 비대칭성으로 경영자가 사적 이익을 추구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대주주가 믿고 맡길 수 있는 인사가 전직 임원이었을 것이다.

저축은행은 단순히 주식회사가 아니라 금융회사라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같은 후행 성격의 재무지표는 금융회사를 평가하는 데 보조적 수단에 불과하다. 사회적 명성에 누가 되지 않도록 애쓰며 고객을 위해 경영할 수 있는 지배구조의 정착이 필수적이며, 금융회사 스스로 지키지 못할 경우 이를 강제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겉으로 보면 시스템이 구비되어 있지만 실제 작동을 하지 못하는 경우다. 현실적 대안을 생각해 볼 수밖에 없다. 금융 감독당국 출신의 퇴직자들이 많다. 이들을 활용해 금융회사 검사를 주로 하는 아웃소싱 회사를 만들자. 이들이 저축은행을 검사하게 되면 비록 비상근이라 하더라도 검사 주기를 짧게 할 수 있고, 경영진이나 대주주와의 유착관계를 단절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사회 전체적으로 볼 때 적은 전문인력으로 많은 금융회사를 통제할 수 있기 때문에 효율적이다. 금감원 출신 인사를 상근감사로 선임하여 내부 조직화되는 기존의 방식과 차이가 있다.

금융정책 당국은 이제 대주주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 한다. 공적자금이든 예보의 공동계정이든 사태 해결에 필요한 돈이 투입되기 전에 손실 분담 원칙을 확실히 하겠다는 의미다. 이와 함께 자산 건전성과 자본 적정성이 회복될 수 있도록 제반 조치를 취할 것이다. 문제는 이와 같은 하드웨어 측면의 구조조정은 자칫하면 원인과 결과를 혼돈할 수 있다는 점이다. 부실은 결과이지 원인이 아니다. 저축은행의 방만한 경영은 지배구조 측면의 왜곡에 그 원인이 있다. 따라서 소프트웨어 측면의 개혁이 수반되어야만 저축은행 정상화를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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