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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가쟁명:써니리] 中國이 中東이 아닌 이유

중앙일보 2011.03.04 10:26
일전에 중국 관영 영자신문 차이나데일리 (China Daily) 선임 에디터와 점심을 할 때 그가 한 말이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 당시 필자는 '중국당국이 중국에 비판적인 언론에 대해 너무 민감한 것 아니냐?'라고 물었고,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중국정부는 비판을 환영한다. 하지만 기준이 있다. 중국정부가 더욱 잘하기를 바라며 하는 비판인가, 아니면 중국정부를 타도하기 위해서 하는 비판인가이다. 중국정부가 더욱 잘하기를 바라는 뜻에서 하는 건설적인 비판이라면 언제든지 환영한다."



의도를 본다는 뜻이다.



중국의 '재스민 혁명' 가능성에 대한 여러 전망이 나오는 요즘 필자는 비슷한 이야기를 류쟝용 (刘江勇) 칭화대학 국제관계 교수로부터 들었다. "혁명 가능성이 없는데 일부 해외 매체가 그런 분위기를 조장하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다. 중국이 잘못하고 있는 점을 건설적으로 지적해 주는 것을 고맙지만, 중국이 무너지길 기대하며 희망적인 사항들을 전파하는 것은 옳지 않다."



한마디로 가능성을 일축한 것이다.



중국인 빼고 세계에서 중국을 가장 잘 안다는 한국에서 이번에 '중국 판 재스민 혁명' 가능성이 크게 여론의 의제화가 되어 토론되고 있는 현상은 1)정말로 그렇게 믿기 때문인지 아니면 2)류쟝용 교수가 지적 한대로 그런 것이 가시화 되기를 희망하는 시각 때문인지 점검해볼 필요도 있을 것이다.



만약 정답이 1번)이라면 중국에 나와 있던 27명의 한국 특파원이 아직 본국에서 그들을 통해 중국을 바라보는 4천9백만 국민들을 위한 '눈과 귀'의 역할을 제대로 다하고 있는 것인지 고민할 숙제를 안겨준다.



한국 언론에서 중국을 바라보는 분석의 토대가 '서기 1989년 천안문'이란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도 많이 눈에 띈다. '천안문'은 서방이 중국을 보는 '주홍글씨' 일 터이지만, 그리고 중국 스스로 언젠가 '과거 청산'을 해야 할 문제지만, 이번 중동혁명이 중국에서도 벌어질 수 있다는 전제를 분석하는 틀 (frame of reference)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겉으로 볼 때, 중동과 중국은 비슷하다. 우선 심한 경제양극화 현상을 겪고 있으며, 수십 년의 장기 독재가 있다.



속 모양은 확연히 틀리다. 같은 장기 집권 독재이지만 1)중동 지도자들은 민심을 잘 짚지 못하고 있었다. 이와 달리 중국의 지도자들은 자주 인민들과 만나고 농촌도 방문한다 (류밍(刘鸣), 상하이사회과학원 교수). 자주 민심을 '체크'한다는 것이다. 중국정부는 또한 공산당의 지지도에 대한 민심조사도 정기적으로 시행한다.



2) 주펑 (朱峰) 베이징 대학 교수에 따르면 비록 중국의 인민들도 불만이 있지만 그들 다수는 중동사람들이 표출한 그러한 방식으로 불만을 터뜨리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왜냐하면 중국인민들은 현재의 시스템을 크게 변화시키지 않는 '점진적인 사회 개혁'을 원하기 때문이다." 중국 지식인들은 이를 '문화혁명에서 얻은 교훈'이라고 한다. 어설픈 사회 변혁 실험에서 혹독한 시련을 겪은 중국인들의 마음속에는 '사회 안정을 바라는 DNA'가 깊게 내재해 있다는 말이다.



3)아마 중국의 현상을 가장 잘 짚지 못한 것은 바로 중국 대학생들의 의식상태일 것이다. 한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민주화의 경험에는 대학생들이 항상 있었다. 필자가 중국에서 8년을 거주하며 주로 어울린 대상이 바로 중국의 대학생이고 젊은이들이다. 그들은 민주화 문제에 대해서 영적인 '코마' 상태다. 여기엔 의식화 교육과 애국주의, 민족주의, 서양에 대한 의심, 경제성장에 따른 자부심과 중화주의 부활 등 복잡하고 다양한 심리적 요소가 혼재해 있다.



前뉴욕타임스 베이징지국 연구원이며 현재 유명 블로거로 활동하고 있는 자오징(赵静)은 또한 중국의 젊은이들이 "중국 개혁개방의 가장 큰 수혜자"임을 지적했다. 지난 100여 년의 중국역사에서 현재의 젊은이들이 경제적으로 가장 풍요로운 시대를 살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중국 젊은이들은 그들이 받은 혜택을 포기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잘라 말했다.



자오징은 또한 서방 언론이 이번에 중동 사태를 보면서 '인터넷의 힘'을 너무 과신했고, 중국을 "너무 잘못 짚었다"고 평했다. "나는 중국인으로 베이징에 산다. 하지만 나는 혁명의 분위기를 전혀 느끼지 못한다."



써니리 (=베이징) boston.sunny@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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