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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장선거 왜 탈법 치닫나] 향응·선물 처벌 규정 허술 … 적발돼도 당선무효 안 돼

중앙일보 2011.03.04 03:00 종합 18면 지면보기










총장 직선제는 1987년 6·29 선언 이후 민주화 바람이 거세게 불면서 도입되기 시작했다. 그전까지 국립대 총장 선출방식은 문교부(현 교육과학기술부) 인사위원회의 자문을 거칠 뿐 대학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았었다. 이때부터 대학이 후보자를 추천할 수 있게 되면서 대다수 국립대가 총장 직선제를 시행하게 됐다. 사립대 역시 재단 이사회가 임명하던 단순한 방식에서 벗어나 교수 투표를 거쳐 추천 후보를 정하는 등 직선제 요소가 가미됐다.



 그러나 일반 공직자 선거와 달리 총장 선거 관련 법령은 처벌 규정이 허술하다. 공직선거법에서는 선거기간과 관계없이 매수 행위를 상시 금지하지만 총장 선거와 관련된 교육공무원법에서는 ‘선거일 전 180일부터 선거일까지’만 처벌하도록 돼 있다. 선관위 관계자는 “이 규정을 악용해 선거 6개월 전부터 지지기반을 만들려 선물이나 향응을 배푸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선거일 후에 지지해 준 대가를 제공해도 교육공무원법상 범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국립대 총장은 높은 윤리성이 요구되는 공직임에도 매수 행위나 불법 선거운동 등의 범죄로 인해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이 확정돼도 교육공무원법상 퇴직하거나 당선 무효되지 않는다. 그런 규정 자체가 없어서다. 반면 공직선거법은 이럴 경우 당선 무효는 물론이고 5년간 공직에 취임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대학이 자체적으로 당선 무효 규정이나 피선거권 제한 규정을 둬 자정에 나설 수도 있지만 극히 일부에 그치고 있다. 중앙선관위 문병길 공보담당관은 “대학 자율을 최대한 보장하되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철저히 조사하고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김성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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