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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식수공급용 ‘동네 우물’ 안전할까

중앙일보 2011.03.04 00:36 종합 22면 지면보기



도심 23곳에 관정 뚫었더니 … 세균 검출돼 논란



대구시 황금동의 수목어린이공원에 설치된 지하수 관정. 시민들이 미네랄이 풍부한 천연 암반수를 마실 수 있도록 대구시가 도심 29곳에 식수대를 만들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가 추진 중인 ‘동네 우물 되살리기사업’이 논란에 휘말렸다. 일반세균은 먹는 샘물 기준을 초과한 곳이 많은 데다 물이 증발된 뒤 찌꺼기가 남는 등 문제점이 드러나서다.



 상수도본부는 지난해 6월부터 12월까지 천연 암반수를 개발하기 위해 대명어린이공원·이곡분수공원 등 시민이 많이 이용하는 공원·노인종합복지관 등 23곳에 평균 120m 깊이로 암반 관정을 뚫었다. 이는 식수원인 낙동강 물에서 발암의심 물질인 1,4-다이옥산이 검출되자 대구시가 안전하게 마실 물을 공급하기 위해 시작했다. 시는 공원 25곳, 체육시설 1곳, 복지시설 1개소, 병원 2곳 등 총 29곳에 암반 관정을 파 물을 받을 수 있는 시설을 설치할 예정이다. 김범일 대구시장의 공약사업이다. 옛 동네 우물처럼 사람들이 모여 인정을 나눌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상수도사업본부의 수질 검사 결과 상당수 지하수가 오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월배공원의 경우 일반세균 중 저온세균(발육 최적온도가 20도 이하)이 먹는 샘물 기준(100CFU/mL 이하, CFU는 세균 군집 개체수 단위)의 34배인 3400CFU, 중온세균(20CFU 이하, 발육 최적온도 30∼35도)의 경우 대명어린이공원이 310배인 6200CFU로 나타났다. 저온세균은 23곳 중 19곳이, 중온세균은 18곳이 기준을 넘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나와서는 안 되는 총대장균군(群)이 수목어린이공원 등 11곳에서 검출됐다. 중이염의 원인이 되는 녹농균도 5곳에서 나왔고, 사람이나 동물의 배설물에 들어 있는 분원성 연쇄상구균도 1곳에서 검출됐다.



 일부 관정에서는 철·망간·보론(붕소) 등이 기준치 이상 함유된 것으로 나타났다. 동구문화체육회관과 동변공원의 경우 보론이 기준치(1㎎/L이하)를 넘어선 1.84, 1.92㎎으로 조사됐다. 보론은 장기간 과다 섭취할 경우 소화기능에 문제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함지공원은 철·망간·탁도 등에서 기준치를 넘어섰다. 이에 따라 시는 이들 세 곳의 관정을 폐쇄했다. 김상준 대구시상수도사업본부장은 “관정을 판 직후 오염물질이 유입된 상태에서 검사했기 때문에 세균 등이 검출됐다”며 “지하수를 퍼 올리는 파이프를 설치하고 빈 공간을 메우면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대구의 암반수는 미네랄 성분이 많이 함유돼 어느 샘물보다 우수하다”며 “자외선 살균기 등을 설치해 안전하고 건강에 좋은 물을 공급하겠다”고 강조했다. 시는 나머지 암반 관정 9곳을 추가로 뚫은 뒤 7월 중 시민들에게 물을 공급할 계획이다.



글=홍권삼 기자

사진=프리랜서 공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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