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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미갤러리 압수수색 … 검찰과 또 ‘그림 악연’

중앙일보 2011.03.04 00:22 종합 18면 지면보기






학동마을.



한상률(58) 전 국세청장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최윤수)는 3일 한 전 청장의 경기도 일산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또 서울 가회동과 청담동에 있는 서미갤러리도 함께 압수수색해 각종 문서·회계장부·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서미갤러리는 한 전 청장이 부하 직원을 시켜 화가 최욱경의 그림 ‘학동마을’을 구입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한 전 청장은 지난달 28일 14시간 동안 진행된 소환 조사에서 “2007년 당시 전군표 국세청장에게 ‘학동마을’을 선물하긴 했으나 인사청탁 목적 등 대가성은 없었다”고 진술했다. 한 전 청장이 구입 당시 500만원을 준 것으로 알려진 이 그림의 현재 감정가는 약 3000만~5000만원 선으로 추정되고 있다. 검찰은 한 전 청장의 진술 일부에서 혐의를 뒷받침할 단서를 포착해 압수수색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한 전 청장이 조사에 협조하지 않아 애를 먹었지만 아무 성과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검찰은 한 전 청장의 ‘그림 로비’ 의혹 외에 ▶정치적 목적으로 직권을 남용해 태광실업 세무조사를 실시했는지 ▶2008년 12월 경북 포항에서 정권 유력 인사들에게 골프 접대를 하는 등 ‘연임 로비’를 했는지 ▶안원구 전 국세청 국장에게 “정권 실세에게 줄 10억원을 만들어야 한다”며 3억원을 요구했는지 등에 대해서도 수사할 계획이다.



한 전 청장은 또 이명박 대통령 차명 보유 의혹이 제기된 ‘도곡동 땅’의 실소유주를 알고 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검찰은 이 부분에 대해서도 사실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다. 이귀남 법무부 장관은 2일 국회에서 도곡동 땅 의혹에 관한 질문에 “고소 고발된 대상은 아니지만 국민이 의혹을 갖고 있어 수사하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이 끝나는 대로 한 전 청장을 재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검찰 관계자는 “그림 로비 의혹은 한 전 청장 수사의 첫 단계”라며 “다른 의혹들에 대한 조사를 모두 끝내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 유명 화랑인 서미갤러리는 이날 압수수색으로 3년 만에 다시 수사 대상이 됐다. 2008년 ‘삼성 비자금 의혹’ 특검 수사 당시 서미갤러리는 리히텐슈타인의 그림인 ‘행복한 눈물’의 국내 유통 경로로 지목됐다. 거래 가격이 716만 달러(약 86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진 ‘행복한 눈물’은 당시 삼성 자금으로 구입됐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 때문에 갤러리 홍송원 대표가 수차례 특검 조사를 받았다. 홍 대표는 특검 조사에서 ‘행복한 눈물’이 자신의 소유라고 주장했다. 또 2008년 2월 가회동 갤러리에서 특검팀과 언론에 이 작품을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최선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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