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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 인재육성프로그램 시행 여부 시각차

중앙일보 2011.03.04 00:22 5면 지면보기



사교육 조장 vs 지역발전 위한 선택 논란



아산시에서 추진중인 인재육성프로그램을 반대하는 한 학부모가 시청 앞에서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아산평등학부모연대 제공]



아산시가 성적 우수학생 전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7억원의 예산을 들여 성적이 우수한 중학교 3학년과, 고교1~3학년을 선발, 집중 교육하겠다는 내용이다. 시는 이번 프로젝트가 지역인재를 육성하고 경쟁력을 높이는데 큰 도움을 줄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학부모 단체 등은 “시가 나서 사교육을 조장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찬반 양론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지역 갈등으로까지 치닫고 있는 인재육성 프로그램에 대해 분석했다.



누구를 위한 프로젝트인가?



아산 지역에는 중학교 16곳(9065명), 고등학교 8곳(7231명) 등 모두 24개교(1만6296명)가 있다. 시는 올해 사교육비 절감과 지역 우수인재 배출을 목표로 총 7억원을 들여 학교장 추천을 받은 중학교 3학년 2개반, 고교 1·2·3학년 각 2개반 등 모두 8개반 200명의 학생을 선발해 인재육성프로젝트에 참여 시킬 예정이다.



 서울 강남권 유명강사 10여 명과 인지도 높은 관내교사 6명으로 구성된 이른바 교사 ‘드림팀’이 이들을 위해 투입된다. 복기왕 아산시장은 “교육문제가 지역발전을 유인하는 중요 척도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선 우수학생들을 집중 육성하는 것도 좋은 방안 중 하나”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중고생 자녀를 둔 일부 학부모들과 시민단체들은 “인재육성 프로그램은 어느 정도 긍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장기적인 안목으로 보면 공교육을 점차 허무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김지훈 아산평등학부모연대(이하 아학연) 대표는 “외부에서 이른바 스타강사를 초빙해 학생들을 교육시키면 몇 년 동안 좋은 대학에 진학시킬 수 있겠지만, 내부에 있는 교사들에겐 점차 학생들이 불신을 갖게 돼 사교육을 조장하는 꼴 밖에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학부모 이모(51·여)씨도 “상위권 학생들만을 위한 이번 프로그램은 중하위권 학생들에게 위화감을 조장하고 상위권 학생들에게 부담을 안기는 결과를 초래 할 것이다. 계속해서 시가 이번 프로젝트 추진의 뜻을 굽히지 않는다면 1인 시위라도 하겠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인재육성 프로그램 독일까 약일까



이 같은 반발이 일자 아산시는 프로그램 이름을 당초 ‘아산시우수학생 인재육성프로그램’에서, ‘아산시인재육성프로그램’으로 바꿨다. 선발 기준도 성적 상위 1% 이내에서 성적에 관계없이 희망하는 자가 학교장 추천을 받으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시 관계자는 “반발이 이렇게 거셀 줄은 예상치 못했다”며 “이번에 달라진 선발규제는 희망자 순으로 모두에게 평등한 기회를 부여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합의점은 찾은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학부모 단체는 여전히 반대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아학연 김 대표는 “학교장 추천이 말이 좋아 희망자를 받겠다는 것이지 결국 학교 이익을 위해 성적 우수 학생을 프로그램에 참가시킬 것”이라며 “이는 결국 상위권 학생들의 성적만 높이고 중하위권 학생들은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성적 우수학생들의 관내 고교 진학이 늘어남과 동시에 교육도시 아산에 대한 지역의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프로그램 추진은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입장도 있다.



 아산시 공무원 C씨는 “아산시의 신규공무원 중 지역 출신이 14%에 불과한 것은 공무원을 지원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경쟁에서 뒤쳐지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교육경쟁력이 곧 도시경쟁력인 무한경쟁시대에 맞춤형 프로그램은 장기적인 지역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정책”이라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찬반의 입장이 분명한 만큼 이달 초까지 신중히 검토해 시행할 예정에 있다”며 “다른 지역의 좋은 사례도 찾아보고 부족한 부분은 채워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재육성프로그램이 지역발전을 이끄는 약이 될지 학부모 단체의 우려대로 사교육을 조장하는 독이 될지 주목된다.



타 시도의 좋은사례 “우리처럼 해 보세요”



인재육성 프로그램을 사교육비 절감의 기회로 삼아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는 타 시도의 경우도 있다.



 전남 여수시의 경우 교육경비의 74%이상을 투입해 특성화고(전문계고)나 농산어촌 전원학교, 예체능 운영학교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또 방과 후 영어교실을 이용해 영어교육 기반 조성에 힘썼다. 교육현장에서 소외되기 쉬운 분야의 집중투자는 학부모의 사교육비 절감 등으로 이어졌다.



 제주도 역시 방과후학교 운영 방향을 ‘수요자 중심 맞춤형 방과후 학교’로 바꿨다.



 방과후학교의 질적 향상을 위해 모든 학교를 대상으로 특색을 반영한 명품 방과후 프로그램과 수준별 프로그램 운영을 적극 추진하는 한편 전통예술문화, 예체능, 동아리형 프로그램 등에 참여하는 학생의 수강료를 전액 지원해 참여율을 제고하기로 했다.



 제주도 교육청 관계자는 “사교육비를 절감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해서 어느 지역이 반드시 좋은 사례라고 말할 순 없다”며 “하지만 유명강사라고 해서 꼭 좋은 대학에 진학할 확률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라며 개인 견해를 밝혔다.



장찬우·조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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