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프로농구] ‘25개월 현역 복무’ 박상오, 일 내겠네

중앙일보 2011.03.04 00:12 종합 28면 지면보기



농구코트 떠났다가 재기
올 KT 승승장구 이끌어
무명에서 MVP후보로
LG 꺾은 KT ‘매직넘버 5’



박상오



KT가 창단 후 첫 정규리그 우승에 한 발 더 다가섰다.



 KT는 3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프로농구 LG와 경기에서 86-82로 이겼다. 36승12패가 된 선두 KT는 2위 전자랜드(33승14패)와 격차를 2.5경기로 벌렸다. 우승 매직넘버는 5로 줄어들었다. KT가 남은 6경기에서 5승을 따내면 전자랜드가 남은 7경기를 다 이긴다 해도 정규리그 우승은 KT가 차지한다.



 KT의 승리를 이끈 것은 올 시즌 최우수선수(MVP)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박상오(30·1m96㎝)였다. 박상오(17득점·5리바운드)는 이날 고비 때마다 알토란 같은 득점포를 가동하며 LG의 추격의지에 찬물을 끼얹었다. LG는 박상오를 막기 위해 기승호·김용우·문태영 등 포워드진을 총동원했지만 모두 허사였다.



 박상오는 프로농구선수 중 유일하게 현역으로 군 복무를 했다. 중앙대 2학년을 마친 뒤 자원 입대해 25개월간 인천 3군수사령부에서 복무했다. 광신중·고 시절 최고의 선수였지만 대학 입학 후 송영진·김주성(동부) 등에게 밀려 벤치 신세로 전락한 것을 참지 못한 게 자원 입대의 이유였다. 하지만 농구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해 전역 후 중앙대 농구부에 복귀했다. 다시 농구공을 잡은 뒤 첫 대회였던 2005년 6월 원주시장배에서 우수선수상을 받는 등 두각을 나타낸 박상오는 2007년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KT의 전신인 KTF 유니폼을 입고 프로무대에 입성했다.











 하지만 프로의 벽은 생각보다 높았다. 군 복무 시절 12㎏의 전투식량을 나르며 키운 힘은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을 자신이 있었지만 농구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 지난해 KT 지휘봉을 잡은 전창진 감독은 박상오를 트레이드 카드로 사용할 생각까지 했다.



 하지만 전 감독의 혹독한 조련 속에 박상오는 달라졌다. 수비부터 다시 시작했다. 수비가 되니 공격도 보이기 시작했다. 프로농구 무게중심이 가드에서 포워드로 이동하면서 힘과 높이를 겸비한 박상오의 가치는 더욱 높아졌다. 박상오는 특유의 힘을 적절하게 사용하는 법에 눈을 뜨면서 국내 최고의 포워드로 성장했다.



 박상오는 이번 시즌 평균 15.4득점에 5.1리바운드를 기록하고 있다. KT 국내 선수들 중 가장 좋은 기록이다. KT의 정규리그 우승이 가시화되면서 자연스럽게 박상오는 MVP 후보로 떠올랐다. 기량발전상은 떼놓은 당상이라는 것이 농구판의 분위기다.



 하지만 박상오는 “MVP 후보요? 팀 우승이 먼저입니다”며 손사래를 쳤다. 이어 “서장훈·김주성 같은 프로농구를 대표하는 선수들과 비교하는 것만으로도 큰 영광이다. 이번 시즌 개막전 때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일”이라고 말했다. 서울 잠실에서는 원정팀 모비스가 삼성을 77-63으로 물리쳤다.



부산=김종력 기자



◆프로농구 전적(3일)



▶부산사직



KT(36승12패) 86-82 LG(23승25패)



▶잠실실내



삼성(25승22패) 63-77 모비스(16승31패)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