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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18세 박정환, 첫 세계 4강

중앙일보 2011.03.04 00:05 경제 15면 지면보기
<본선 8강전>

○·원성진 9단 ●·박정환 9단












제17보(188~203)=전보의 마지막 수인 흑▲는 18세 박정환 9단이 던진 단순간결한 사망선고다. 기계처럼 감정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살수(殺手)다. 이후 원성진 9단의 몸부림이 이어졌으나 박정환의 억센 동아줄에서 헤어날 수 없었다.



 188은 ‘참고도 1’ 등의 수단을 보고 있다. 189로 차단. 190으로 젖혀 원성진은 필사적으로 살 길을 찾아볼 때 191이 뼈저린 급소 일격. 192엔 193이 정확한 응수. 자칫 소홀히 하면 ‘참고도 2’처럼 촉촉수에 걸린다. 194, 196으로 드디어 한 집은 만들었으나 또 한 집은 어디 있는가. 200엔 201이 기다리고 있다. 200과 201 자리는 맞보기. 눈이 더 이상 생기지 않는다. 흑의 철벽에서 유일한 빈틈인 202의 곳을 찔러 조금 더 저항을 시도했으나 원성진은 215 수에서 항복한다(203 이하 줄임). 원성진도 이 죽음의 코스를 예감하고 있었으나 바둑이란 반 집 지나 만방 지나 지는 것은 마찬가지. 그에겐 ‘옥쇄’ 외엔 선택권이 없었다.



 랭킹 3위의 박정환이 랭킹 5위의 원성진을 꺾고 생애 처음 세계 4강에 올랐다. 중반까지 원성진의 페이스였으나 선택의 기로에서 딱 한 줄 더 나가는 착오를 범했고 박정환은 이를 정확히 응징해 승리를 따냈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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