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우리말 바루기] 부시다/부수다

중앙일보 2011.03.04 00:04 경제 15면 지면보기
“부셔/부숴 버리겠어.”



 복수를 소재로 한 드라마에서 주인공이 복수를 다짐한 순간 단골로 등장하는 대사다. ‘부셔 버리다’와 ‘부숴 버리다’ 중 어떤 것이 바른 표현일까.



 ‘부셔 버리다’와 ‘부숴 버리다’는 발음이 비슷해 헷갈리기 십상이다. 둘을 구분하기 위해서는 ‘부셔’와 ‘부숴’의 기본형을 살펴봐야 한다. ‘부셔(부시-+ㅓ)’는 ‘부시다’, ‘부숴(부수-+ㅓ)’는 ‘부수다’가 각각 기본형이다.



 ‘부시다’는 “밥 먹은 그릇을 물로 부시다” “냄비를 깨끗이 부셔 놓아라” 등에서와 같이 ‘그릇 등을 씻어 깨끗하게 하다’는 의미다. 또 동음이의어로 “갑자기 밖으로 나오자 눈이 부셔서 제대로 뜰 수가 없다”처럼 ‘빛이나 색채가 강렬해 마주 보기 어려운 상태에 있다’는 뜻으로도 쓰인다.



 ‘부수다’는 “철거될 예정인 건물의 유리창을 부쉈다” “오빠는 살림살이를 부수고 가출해 버렸다” 등에서와 같이 ‘단단한 물체나 물건을 깨뜨려 못 쓰게 만들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따라서 ‘상대를 가만두지 않겠다’, 즉 부수거나 깨뜨려 못 쓰게 만들겠다는 의미라면 “부숴 버리겠어”라고 해야 한다.



김현정 기자



▶ [우리말 바루기] 더 보기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