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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 주사 필요 없는 ‘인슐린 캡슐’ 개발

중앙일보 2011.03.01 19:40 종합 8면 지면보기



혈당 조절하는 췌도세포 이식하며 면역세포 공격도 막아줘
서울대 현택환 석좌교수팀
존스홉킨스대와 공동으로



현택환 교수



사람 몸의 혈당은 이자 속에 있는 췌도(膵島)가 조절한다. 혈당 조절에 관련된 호르몬이 췌도에서 분비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췌도가 손상된 사람은 혈당 조절을 위해 하루에 서너 번씩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한다. 너무나 번거롭고 고통도 만만치 않다.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현택환(46) 중견석좌교수팀은 미국 존스홉킨스 의대 불티 교수팀과 공동으로 인슐린 주사를 맞지 않아도 혈당이 조절되는 췌도세포 이식용 이중캡슐을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연구 논문은 독일 화학회 학술지 ‘안케반테 케미’ 3월호 표지에 실렸다.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하는 당뇨환자들에게는 췌도나 그 세포를 이식 받아 인슐린 분비 기능이 정상으로 돌아오도록 하는 것이 최상의 치료책이다. 문제는 이식된 췌도세포들이 면역세포 또는 항체의 공격으로 쉽게 죽는다는 점이다. 또 이식한 세포들이 제대로 붙어 정상적으로 역할을 하고 있는지 이식 후 상태 변화를 관찰하기 어렵다는 문제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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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택환 교수팀은 이중캡슐을 만들어 이 두 가지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했다. 이중캡슐의 구조는 이렇다. 안쪽 캡슐에는 자기공명단층촬영(MRI) 영상에 나타나도록 조영제가 들어 있고, 바깥쪽 캡슐에는 췌도세포를 삽입했다. 캡슐 바깥은 알지네이트라는 천연고분자 반투과막으로 감쌌다.



 이런 구조는 조영제와 췌도세포를 완전히 분리해 조영제가 췌도세포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또 알지네이트 막은 캡슐 외부에서 췌도세포를 공격해 오는 면역세포나 항체를 막는 역할을 한다. 한편으로 영양분이나 산소·인슐린처럼 분자가 작은 물질은 통과시켜 췌도세포가 죽지 않고 제 역할을 하도록 한다.



 현 교수에 따르면 이렇게 만든 이중캡슐을 당뇨를 앓는 쥐에게 이식한 결과 즉시 혈당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이후 80여 일간 정상 혈당을 유지했다. 이식 4개 월 뒤 이중캡슐을 다시 꺼내 확인한 결과 췌도세포의 생존율이 50%에 달했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췌도(膵島, Langerhans islets)=몸 안에서 혈당 조절 호르몬인 인슐린을 분비하는 장기다. 세포들이 모여 섬 같은 형태를 이루며 췌장에 이러한 섬이 100만 개 정도 존재한다. 1869년 독일의 병리학자 랑게르한스에 의해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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