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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털리 포트먼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수상

중앙일보 2011.03.01 00:38 종합 2면 지면보기



“오드리 헵번 닮고 싶어요”
중앙일보 j섹션, 아시아 일간지 중 단독 인터뷰



28일 내털리 포트먼이 아카데미 시상식장에 입장하고 있다. [AP]



17년 전 영화 ‘레옹’의 소녀는 진보랏빛 드레스 차림의 성숙한 여인으로 아카데미 시상식에 섰다. 출산을 앞둔 부푼 배도 내털리 포트먼의 아름다움을 가리지 못했다. 그녀에게 제83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안겨준 영화 ‘블랙 스완’에서 상대역을 맡았던 배우이자 아이 아버지인 뱅자맹 밀피에가 시상식 단상으로 그녀를 안내했다. 포트먼은 수상 소감에서 그를 가리키며 “내게 가장 중요한 배역을 준 사람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본지가 최근 미국 뉴욕에서 직접 만나 인터뷰할 당시 보였던 그녀의 순수함과 당당함이 넘쳤다. 아시아 일간지 중에서는 유일하게 중앙일보가 초대받은 기자회견에서 그녀는 “순수함에서 강함이 나온다”고 밝혔었다. ▶<중앙일보 2월 26일자 j섹션>



-발레 연기가 힘들었을 텐데.



 “하루 8시간까지 연습을 했다. 몸무게가 9㎏이나 빠졌다. 아름다움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얼마나 혹독하고 고통스러운 훈련이 따라야 하는지 알게 됐다. 원래 발레를 좋아했지만 더는 발레 연습을 하고 싶지 않다.”



 이스라엘 태생인 그녀는 인터뷰 중 가족과 친구의 소중함을 자주 강조했다.



-영화 말고 사회생활에서도 존경을 받는데.



 “부모님이 늘 ‘타인을 배려하라’고 말해줬다. 부모님은 나뿐만 아니라 내 친구, 친구 가족들을 먼저 챙겼다. 부모님한테서 나는 진정한 사랑과 우정을 배울 수 있었다.”



-인권운동도 그런 차원인가.



 “하루에 2달러도 안 되는 돈으로 생활하는 여인, 13세에 결혼해야 하는 아이, 돈이 없어 학교에 못 가는 여성들을 많이 봤다. 하지만 노력만 있으면 그런 상황을 언제든 변화시킬 수 있다는 희망도 봤다. 평범한 중산층 가정에서 평범하게 자랐다면 결코 볼 수 없는 일이었다.”



 하버드대에서 ‘사물의 연속성과 관련한 전두엽 활성화’라는 제목의 학사 논문을 쓴 그녀는 “영화 스타보다 똑똑한 여성이 되고 싶다”고 했다. 그런 당당함 때문에 그녀가 출연한 영화를 보면 포트먼은 늘 예쁘고 청순한 역할만이 아니었다.











-영화배우란 어떤 직업인가.



 “완전히 다른 환경에서 사는 사람에 대해 배우는 것이다. 영화 관객도 같은 체험을 한다.”



-존경하는 여성은.



 “지혜롭고 강한 여성을 존경한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 고릴라와 함께 평생을 지내며 야생동물의 소중함을 알려준 생물학자 제인 구달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내가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여성은 오드리 헵번이다. 외면보다도 내면이 아름다운 여성이다. 그녀를 닮고 싶다.”



 그녀는 한국에 대해서도 적잖은 지식을 갖고 있었다. 어릴 적 LA에 살았기 때문이다.



-한국을 아나.



 “어릴 적에는 내가 다닌 학교 학생 중 절반이 한국계였다. 한국인과 유대인은 가족과 교육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매우 비슷하다. 한국의 박찬욱 감독은 대단한(amazing) 분이다. 함께 작품을 해보고 싶다.”



 ‘블랙 스완’은 인간의 양면성을 다룬 영화다. 인간 속에 감춰진 선함, 그리고 악함을 모두 연기해야 하는 연기자(발레리나)의 고통을 그렸다. 극 중 니나는 자신을 파괴함으로써 선의 상징인 ‘백조’와 악의 상징인 ‘흑조’의 1인 2역에 성공했다. 하지만 영화 밖의 포트먼은 꾸밈없는 순수함으로, 모든 사람이 부러워하는 오스카상을 거머쥐었다. 포트먼은 인터뷰 뒤 기자의 부탁을 들어줬다. 열 살짜리 딸을 위해 사인을 해달라는 청이었다. 그녀는 사인과 함께 “즐겨요(Have fun)”라는 인사말을 적어 넣었다. 삶을 대하는 그녀의 철학이 풍겨났다.



성시윤 기자



◆내털리 포트먼=1981년생으로 이스라엘에서 태어났다. 94년 프랑스 영화 ‘레옹’의 마틸다 역으로 데뷔했다. 이후 ‘스타워즈’ ‘브이 포 벤데타’ 등에서 강하고 당당한 여성의 역할을 맡았다. 하버드대 심리학과를 졸업했으며 빈곤여성을 위해 소액 대출을 지원하는 비영리재단의 홍보대사를 맡아 전 세계를 돌아다녔다. 발레리나를 연기한 영화 ‘블랙 스완’(사진)으로 절정기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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