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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죽음을 준비해야 할까’ 천안웰다잉연구소

중앙일보 2011.03.01 00:04 2면 지면보기



웰다잉은 아름다운 마무리의 ‘시작’



일러스트=이진영



‘지금부터 죽음을 준비하라’는 말을 듣게 된다면 기분이 어떨까? 기분이 그리 좋지는 않을 것이다. 한편으론 두려움도 느껴질지 모른다. “인간에게 있어 피할 수 없는 것은 죽음과 세금”이라는 말이 있듯이 죽음은 남녀노소, 빈부귀천을 가리지 않고 모두가 직면한 절박한 문제다. 스위스 화가 카우프만(1741~1807)은 “죽음을 예측하게 되면 사랑이 더 깊어지거나 열정적으로 될 뿐 아니라 이로 말미암아 삶 전체가 더욱 풍요하게 된다”고 말했다. 우리 모두는 언젠간 죽는다. 또 언제 어디서 어떻게 죽을지 아무도 모른다. 자신에게 주어진 엄숙한 사건을 누구도 대신 해줄 사람은 없다. 아름다운 죽음을 준비하면서 가족과 이웃, 사회에서 당당하고 책임 있는 존재로 살아가도록 돕는 곳이 생겼다. 천안웰다잉연구소 변선규·최영숙 대표를 만나 웰다잉에 대해 들어봤다.



강태우 기자











#1. 천안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다문화가족 아동의 언어발달을 돕고 있는 조정희(46)씨. 얼마 전 지인의 소개로 ‘웰다잉 전문강사 교육’을 받은 후 주변 사람들로부터 행동거지가 많이 달라졌다는 얘기를 듣는다.



 조씨에게 ‘웰다잉(Well Dying)’이란 용어는 어색하고 생소하기만 했다. 교육을 받으면서 죽음은 누구에게나, 아무 때나, 누구도 대신 할 수 없는 생의 사건이기에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품위 있게 인생을 마무리하고 죽음을 맞이하겠다”는 다짐과 함께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보는 시간을 가졌다.



 조씨는 교육을 받으며 몇 년 전 호스피스 활동을 하던 기억이 떠올랐다. 암 선고를 받고 환자와 가족이 준비 없는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모습을 보면서 당시에는 안타깝다는 생각만 들었다. 하지만 정작 자신은 죽음을 어떻게 준비를 하고 있는지에 대한 고민은 없었다.



 평소 자신의 삶을 정리해 볼 겨를 없이 달려온 조씨에게 이번 교육은 죽음에 대한 준비를 할 수 있는 의미 있는 기회가 됐다.



#2. 삼성SDI 천안사업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방형(50)씨 역시 우연한 기회에 웰다잉을 듣게 됐다. 웰빙이 아닌 웰다잉은 직장생활을 하면서 처음 접하는 단어였다. 그에게 웰다잉은 알고싶은 호기심의 대상이었다.



 김씨는 교육기간 동안 앞으로 자신이 어떻게 살아야 할지, 죽음이 닥쳐왔을 때 아름답게 맞이해야 할지에 대해 생각해 봤다. 그 결과 죽음이란 어느 순간에 일어나는 사건이라기보다는 삶의 과정이라는 깨우침을 얻게 됐다. 이후 그의 직장생활에서 새로운 변화가 움트기 시작했다.



 다음은 천안웰다잉연구소 변선규·최영숙 공동대표 일문일답.



-웰다잉이 무슨 뜻인가.



 "아름다운 마무리라고 생각하면 된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아름다운 삶을 살 때만 가능하다. 아름다운 삶과 마무리란 오늘을 잘 정리하고 관계를 잘 회복하고 내일을 준비하는 것이다.”



-‘행복한 작별, 아름다운 죽음’ 말은 쉽지만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



 "어렵지도 않다. 지금 주어진 삶에 최선을 다하면 된다. 또한 우리는 언제, 어디서, 어떻게 헤어질지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항상 죽음을 맞이 할 준비를 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다. 막연한 불안과 두려움 때문에 어렵다고들 생각한다. 헤어짐에 대한 준비를 잘 한다는 의미만 생각해도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웰다잉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지 않나.



 "맞다. 사람들이 웰빙(Well being)만 알지 웰다잉은 잘 모른다. 또 죽음이라는 말이 어색하고 불편하게 느끼는 게 현실이다. 웰다잉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이 교육을 받은 뒤부터는 웰다잉이 왜 필요하고 어떻게 죽음을 준비해야 할지 알게 됐고 주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어한다.”



-왜 천안에 생겼나.



 "부분적으로 웰다잉과 관련된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천안에서도 몇 년 전부터 복지관과 시청, 보건소를 중심으로 교육이 진행됐다. 그런데 이런 교육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전문강사를 교육하고 그 강사들이 모여 연구소를 개소하게 됐다. 천안지역이 자살률이 높다는 점도 연구소가 자리하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앞으로의 계획은.



 "호스피스에 관심이 있거나 자살에 관심 있는 목회자, 복지사, 교수들이 모여서 조직을 결성했다. 앞으로 경로당을 팀 별로 찾아 노인학대와 자살을 부각시킬 예정이다. 그리고 아름다운 마무리 준비를 결단하도록 도와 줄 예정이다. 이 밖에 중·고교에 위기 청소년을 위한 자살예방교육, 각종 단체를 대상으로 한 소양교육, 죽음 준비 학교 개설, 인식전환을 위한 ‘메멘토리(죽음을 기억하며 살자) 모임’ 조직, 호스피스 교육시설 등을 운영할 계획이다. ”



▶문의=천안웰다잉연구소 041-557-5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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