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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임신부터 출산 후까지 챙겨야 할 건강 상식

중앙일보 2011.03.01 00:01 9면 지면보기
“아기 낳고 나면 왜 하지정맥류가 생기고 환도가 아픈 걸까?”



임신을 하면 태아가 엄마의 자궁 안에 자리 잡게 됩니다. 그러면서 서서히 10달 동안 자라게 되니, 그에 맞춰 자궁도 커지게 됩니다. 그래서 임신 막달에 이르면 계란만 하던 자궁이 약 500배 이상 커져서, 무게가 불과 50g 나가던 1㎏까지 늘어납니다.



 거기다 아기가 자라 평균 3.5㎏, 양수와 태반이 각각 0.5㎏정도 되니, 여성의 작은 골반 은 무려 5-6㎏나 되는 임신에 의한 하중을 장시간 받치고 있게 되지요.



 임신 4개월이 지나면 자궁이 골반 강을 벗어나 하복부에서 만져지게 됩니다. 이렇게 커진 자궁은 바로 밑을 지나가고 있는 혈관들을 누르게 됩니다.



고탄력 스타킹 하지정맥류 예방



이렇게 압박을 받으면 내부 압력이 높은 동맥은 압박하는 힘을 제치고 나갈 수 있지만, 힘이 약한 정맥은 자궁에 눌려 혈액순환이 안 되고 다리 쪽에 고이게 되니까 가느다란 혈관까지 늘어나 꾸불꾸불 보기 흉하게 변하는 걸 하지 정맥류라 합니다.



 따라서 힘이 약한 정맥에 힘을 보태 주어, 혈액을 밀어 올려 줄 수 있도록 도와주면 하지 정맥류 발생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임신5개월이 되면 고탄력의 임산부 스타킹을 신으라고 권해 드립니다.



 처음에는 조이고, 또 여름에는 매우 덥기때문에 한 결심이 아니고는 계속 신는다는 게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참고 계속 착용하면 오히려 몸을 꽉 조여 주니까 자세도 반듯하게 되고 아프던 허리도 많이 나아지는 걸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다리가 퉁퉁 부어, 저녁때는 발걸음 옮기기 버겁던 것도 가벼워집니다. 그렇게 2년 정도 계속 신으면 일반 스타킹을 신어도 다리가 붓거나 하는 증세는 사라지게 됩니다.



 임신하면 다리 부종이 훨씬 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고탄력 스타킹을 신으면 부종도 줄여 주고, 하지 정맥류도 줄일 수 있습니다. 또한 복부까지 올라오기 때문에 배를 받쳐주니까 허리도 펴기가 쉬워집니다. 자궁이 매우 커지기 때문에 그 압력에 의해 척추나 골반 관절이 어긋나게 되는데, 어느 정도는 보완을 해주는 역할도 됩니다.



어긋나는 척추 골반



이번에는 임신 출산 후 이완되어 어그러지는 척추 골반 관절에 대해 생각해 보겠습니다. 남성들은 평생 동안 사고를 당하지 않는 한 척추 골반 관절이 어긋나는 경우가 없습니다.



 그러나 여성들은 임신하면 엄청나게 커지는 자궁에 의해 눌리고 임신 막 달부터 증가하는 릴랙신이라는 호르몬에 의해 온몸의 관절이 흐늘거리면서 척추 골반 관절이 어긋나게 됩니다.



 이 호르몬은 아기 출산을 쉽게 하기 위해 산도나 골반주위의 관절들을 늘어나게 하는 매우 중요한 호르몬입니다. 그 덕분에 그 큰 아기가 산도를 통과해 세상 빛을 보게 되는 겁니다. 그러나 이 호르몬의 영향이 모두 긍정적인 것만은 아닙니다.



 즉 이완된 관절에 압력이 일정하게 가고 그대로 유지되면 별 문제 없지만, 진통과 출산에 온 힘을 써야 하는 산모에게는 관절들이 평형이 깨쳐 뒤틀릴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출산 후에는 몸이 좀 안 좋다 싶으면 환도가 빠져나갈 듯이 아픈 것이 가장 먼저 나타나는 증상인 경우가 매우 흔합니다.



 우리나라 할머니들을 보면 다리가 O자형으로 몹시 휘어 아장아장 걸으시는 모습이 위태로워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게 심하게 휘다 보니 한쪽 무릎 관절에 과부하가 걸려 연골이 망가져 수술 받는 경우도 흔합니다. 그것은 좌식 생활을 하는 것도 한 원인이 지만, 출산 후 어긋난 관절에 대한 치료를 받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산후 재활치료 필수



릴랙신 호르몬은 출산 직후 급속히 소실되기 시작해 산욕기가 끝나가는 출산 후 6주경이 되면 소량만이 존재합니다. 따라서 이 시기에 몸을 잘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어찌 보면 이때가 유일한 기회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산후에 비록 힘들다 해도, 몸 자세를 반듯하게 하고, 늘어난 관절들이 원상회복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조치를 취해야만 합니다.



 이 때문에 최근 들어 산부인과 전문병원의 경우 산후 재활을 전문으로 하는 재활의학과 전문의를 모시는 일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전문적이고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지난 수년간 우리나라의 유능한 재활의학과 의사들에 의해 이에 대한 세계적인 연구와 치료 방법들이 이뤄져 왔습니다. 미리 알고 잘 대처한다면 천안·아산 지역 산모들은 척추와 고관절, 무릎관절이 전국에서 가장 건강해지리라 믿습니다.



이종민 이화병원 대표원장



이종민 대표원장 약력



이화여대 의과대학 졸업

순천향대학병원 외래교수

천안시 의사회장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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