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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불씨’ C형 간염 … 우습게 보다 간이식해야 해요

중앙일보 2011.02.28 03:40 건강한 당신 6면 지면보기






18일 방콕에서 열린 아태간학회 미디어 이벤트에서 각국 간 전문의들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세브란스병원 한광협(사진 제일 오른쪽) 교수가 C형간염 완치율을 설명하고 있다. [아태간학회 제공]





‘5억 명’. 전세계의 B형과 C형 간염환자로 추정되는 숫자다. 이중 B형 간염은 의학의 승리로 굳어지는 듯하다. 백신 개발과 항바이러스제의 개발로 감염인구가 급격히 줄고 있어서다. 하지만 C형은 얘기가 다르다. 현재 1억7000만 명이 C형 바이러스에 감염돼 매년 35만 명 이상이 관련 질환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문제는 완치할 수 있는 길이 있는데도 인식부족으로 치료를 받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 17~20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21회 아시아태평양간학회(APASL 2011)에선 C형간염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을 촉구하는 미디어 이벤트가 마련됐다.



간염 → 간경화 → 간암으로 서서히 진행



C형 간염은 ‘숨은 불씨’로 표현된다. 덤불 밑에서 서서히 세력을 넓혀가다 일시에 숲을 태우는 것처럼 증상없이 간경화에서 간암으로 진행돼 순식간에 간을 초토화시킨다.



 태국 송클라대학 교티르하 피랏비수스 교수(아태간학회장)는 “급성 C형 간염에서 만성으로 넘어가는 비율이 70~80%에 이르고, 이중 20%가 20년 이내에 간경화로 이행돼 간암·식도정맥류 출혈·간성뇌증·복수 등으로 사망한다”고 말했다.



 아시아권의 유병율은 0.8~6%. 우리나라는 1%정도로 추산된다. 주로 혈액을 통해 감염된다. 마약중독자에게서 감염자가 많은 이유다. 비위생적인 침 또는 피어싱 역시 감염 위험이 높다. 일상적인 접촉에서는 감염이 안돼 한 공간을 쓰는 부부의 감염 가능성도 10% 미만이다.



 문제는 C형 간염 바이러스 보균자는 물론 만성환자도 병을 방치하는 것이다.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병을 키우는 데다 건강검진 항목에서조차 빠져 있다.



 이날 비정부기구인 세계간염연합회 챨스 고어 회장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대중은 물론 정책당국자들조차 관심이 없어 2008년부터 지속적인 캠페인을 펼쳤다”며 “세계보건기구(WHO)에 정책 입안의 필요성을 제기해 7월 28일을 ‘세계 간염의 날’로 정했다”고 말했다.



피하주사 + 복용약으로 치료효과 높여



C형 간염은 평생 항바이러스 약으로 관리해야 하는 B형과 달리 완치가 가능하다. 그동안 새로운 치료제가 개발되고 치료방법이 표준화하는 등 발전했기 때문. 대표적인 약이 페그인터페론(상품명 MSD 페그인트론, 로슈 페가시스)이다. 과거 인터페론 알파를 유전자재조합을 이용해 구조를 바꿨다. 현재 페그인터페론(피하주사)과 리바비린(복용약)을 병행해 치료효과를 높이고 있다.



 학회에 참석한 세브란스병원 내과 한광협 교수(간경변증 임상연구센터장)는 “10년 전만 해도 인터페론으로 치료를 하면 5명 중 1명에게서만 효과를 봐 의사들조차 치료에 대해 부정적이었다”며 “지금은 약물 병용요법으로 C형간염 유전자 2·3형은 완치율이 80~90%, 1형은 55~65%에 이른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서구에 비해 다행히도 유전자 1형이 많다.



 C형 간염은 가능하면 젊었을 때 치료해야 한다. C형 바이러스는 성인이 된 뒤 전염돼 50~60대에 발병하므로 감염 시부터 점검하고 치료받아야 한다는 것.



 한 교수는 “간 기능 수치가 정상으로 나온 사람 중 3분의 2는 치료를 받을 정도로 질병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C형 간염은 쇠파이프의 내부가 녹이 쓰는 것과 같아 서둘러 치료하지 않으면 결국 파이프를 갈듯 간이식 밖에는 대안이 없다”고 말했다.



MSD, C형 간염 치료 후보물질로 각광



약물에 반응하지 않는다고 절망하는 것은 섣부른 생각이다. 이번 학회에선 C형 간염 치료 후보물질로 보세프레비어(MSD)가 관심을 끌었다. C형 간염 단백분해효소 억제제로 현재 20여 개 임상기관에서 시험 중이다.



 보세프레비어는 기존 치료에 실패하거나 치료 경험이 없는 만성 C형 간염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3상 임상시험에서 좋은 평점을 받았다. 기존 치료에 보세프레비어를 추가로 복용할 경우 지속적으로 바이러스 반응(치료 종료 후 24주에도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음)을 보이는 환자 수가 현재 표준요법과 비교했을 때 유의한 향상을 보였다는 것.



 MSD 감염질환 프랜차이즈 패트릭 버그스테드 부사장은 “지난해 12월 미국 식약의약국(FDA)에 허가 신청서를 제출했고, 올 1월 ‘우선 심사 대상’으로 선정돼 6개월 안에 허가가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콕=고종관 기자



이럴 때 C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될 가능성이 있다



● 다른 사람이 사용했던 주삿바늘을 사용



● 소독되지 않은 기구로 문신 등을 했을 때



● 신장투석기를 오랜 기간 사용해 누군가의 혈액이 남은 장비나 기계를 썼을 때



● 다른 사람의 혈액과 접촉 기회가 많을 때



● 극히 일부에서 수직감염(감염 산모에서 태아로)



● 레이저·칫솔·면도기·손톱깎이 등 혈액이 묻을 수 있는 도구를 함께 사용했을 때



● 콘돔을 끼지 않는 과격한 성행위



C형 간염 검사의 종류



● C형 간염 바이러스 항체 검사(EIA) 바이러스에 감염된 적이 있는지 확인. 양성이면 감염된 적이 있다는 의미



● C형 간염 바이러스 확인 검사(HCV RNA 테스트) 항체 검사에서 양성인 사람 대상이 검사에서 다시 양성으로 나오면 만성 C형 간염 확정



● C형 간염 바이러스 유전자 검사 1~6 중 어떤 바이러스 유전자형에 감염됐는지를 아는 검사 유전자형에 따라 치료 형태와 기간이 결정



● 간 검사 간의 상태를 본다. AST, ALT, 빌리루빈, 알부민, 감마 지티 등을 측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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