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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한림대의료원 공동기획 ‘난청을 극복하자’ ③·끝 청소년 난청

중앙일보 2011.02.28 03:40 건강한 당신 2면 지면보기



아이가 MP3 끼고 산다면 이어폰보다 헤드폰 권하길



한림대성심병원 홍성광 교수가 청소년 난청 환자에게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교육을 하고 있다. [한림대성심병원 제공]





학교 동아리에서 드럼을 연주하는 중학교 3학년 김범길(가명·경기도 과천)군. 그는 양쪽 귀에 울림 증상이 있어 난청클리닉을 찾았다가 청력이 심각하게 손실됐다는 의사의 말을 들었다. 하루 2시간 이상 드럼을 연습한 결과 소음성 난청이 생긴 것이다. 10대 청소년의 귀가 위협을 받고 있다. 10대 청소년은 의학적으로 난청 비율이 가장 낮아야 한다. 하지만 소음으로 청각신경이 망가지는 양측성 난청이 급증하고 있다. 유병률은 7.7%(2008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달한다. 20대 유병률 4.6%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한림대의료원과 중앙일보가 공동 기획한 ‘난청을 극복하자’ 마지막 주제는 ‘청소년 난청’이다.



한번 손상된 청신경 회복 어려워



청소년 난청 환자가 늘어나는 원인은 MP3 기기와 같은 휴대용 음향기기의 확산 때문으로 추정된다. 한림대성심병원 이비인후과 홍성광 교수는 “청소년 시기에 발생하는 난청의 대부분은 지속적인 외부 소음에 의해 발생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어폰을 통해 큰 소리로 음악을 즐기는 청소년일수록 난청발생 확률이 훨씬 높다. 문제는 난청이 발생한 대부분의 청소년이 이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계속 큰 소리의 음악을 듣는다는 사실이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증상이 더욱 악화되는 것이다. 청신경은 한번 손상되면 회복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만약 교실에서 친구들이 하는 말이 잘 들리지 않거나 주변에서 ‘사오정’ 소리를 듣는다면 검사를 꼭 받아야 한다.



 청소년 난청환자는 소리를 듣지 못하는 것보다 귀에서 소리가 나는 이명 때문에 더 힘들어 한다. 듣지 못하는 고통뿐 아니라 이상한 소리를 들어야 하는 또 다른 고통이 시작되는 것이다. 지난해 한림대성심병원 난청클리닉을 찾은 10~19세 청소년 중 소음성 난청 진단을 받은 학생은 33명. 이 중 반수가 넘는 18명이 이명 때문에 더 힘들다고 호소했다.



난청보다 이명 때문에 고통 겪기도














홍성광 교수는 “이명을 완벽하게 치료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치료 역시 귀에서 나는 소리에 익숙해지도록 만드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냉장고에서 들리는 웅웅거리는 소리는 처음에는 상당히 거슬린다. 그러나 자꾸 들을수록 소리에 익숙해져 아무렇지 않게 느껴진다. 이명 증상 역시 이런 방법으로만 치료할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 듣기 능력을 담당하고 있는 청각세포는 헤어드라이기를 사용할 때 발생하는 90데시벨(dB) 이상의 소리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그런데 국내 대부분의 음향기기는 소리 크기를 최대로 했을 때 115dB 정도의 소리를 낸다. 한림대 성심병원 이비인후과 김형종 교수는 “이 정도 소음에 잠시라도 노출되면 회복이 불가능할 정도의 청신경 손상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외국에서는 이런 위험성을 인식해 소형 음향기기의 최대 소리 허용 수치를 제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현재 최대 소리 크기를 100dB에서 85dB로 제한하는 규제안이 거의 통과된 상태다. 우리나라에서도 올해 시작되는 환경부 ‘제2차 생활소음 줄이기 종합대책 5개년 계획’에 이 같은 규제안 도입이 추진될 전망이다.



최대 볼륨의 60% 수준이 적당



귀 건강을 위해 어떤 행동을 해야 할까. 선천성 난청을 제외하면 청소년기 난청은 외부 소음에서 비롯된다. 따라서 생활습관 개선만으로 청소년 난청을 예방할 수 있다.



 홍성광 교수는 “가급적 스피커를 이용해 음악을 듣고, 힘들다면 이어폰보다는 헤드폰을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음악을 들었던 시간만큼 조용한 공간에서 귀를 쉬게 하는 습관도 좋다. 이외에도 음악을 들을 때 최대 소리 크기를 60% 정도로 유지하거나 스트레스를 피하기 위해 긍정적인 사고를 가지는 것도 손쉽게 귀 건강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이다.



권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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