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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업계 세계로 뛴다] 신약·세계화 ‘처방’ … 위기를 기회로

중앙일보 2011.02.28 01:57 주말섹션 1면 지면보기



2011 제약업계 선택과 집중



제약기업의 신약개발 열기가 확산되면서 올해 R&D 투자가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된다.











보령제약이 개발한 고혈압 신약 ‘카나브’.



지난해 제약업계는 커다란 풍파를 겪었다. 약을 싸게 구입한 병원에 정부가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시장형 실거래가 제도, 리베이트를 받은 의사들도 처벌할 수 있도록 한 쌍벌제 등으로 엄청난 혼돈 속에 순위 뒤바뀜 현상이 벌어졌다. 올해도 시장 환경의 예측 불확실성으로 인해 어려움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 제약사들은 생존전략을 적극적으로 내놓고 있다. 신약개발과 글로벌 진출 전략으로 나름의 해법을 마련한 것이다.



신약개발로 판세 전환



보령제약의 기세가 가장 무섭다. 고혈압 치료제 신약 ‘카나브’를 앞세워 거대 시장 공략에 나섰다. 카나브는 국내 첫 고혈압 신약이이자 세계 8번째 ARB(앤지오텐신Ⅱ 수용체 차단) 계열 고혈압 신약이다. 다음 달 2일 발매가 예상된다. 1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급여 평가’에 이어 국민건강보험공단과 6차에 걸친 협상을 통해 최근 약가가 확정됐다. 60mg 670원, 120mg 807원이다. 김광호 보령제약 대표는 “카나브가 발매되면 국내 고혈압 시장이 크게 변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령제약은 7200억원 규모의 ARB계열 고혈압 치료제 시장(전체 고혈압 치료제 시장은 1조4000억원 규모)에서 1년 내 시장점유율 10%를 달성한다는 공격적인 목표를 세웠다. 세계 고혈압 치료제 시장 규모는 360억 달러(약 42조원)에 달한다. 이 중 ARB계열 치료제가 절반을 차지한다. 보령제약으로선 1992년 후보물질 합성을 시작한 이래 현재까지 500억원을 투입한 대형 프로젝트의 결실을 보는 첫해다. 김승호 보령제약그룹 회장은 “지금껏 개발된 10여 개 국내 신약 중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는 첫 케이스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전통의 1위 업체 동아제약도 신약을 통한 수확을 눈앞에 두고 있다. 발기부전치료제로 개발한 신약 ‘자이데나’가 현재 미국의 워너칠코트와 함께 미국 현지에서 임상시험 마지막 단계에 있다. 미국의 항생제 개발 전문사인 트리어스 테라퓨틱에 기술 수출한 수퍼항생제 물질 ‘DA-7218’도 임상 3상 시험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자이데나는 이미 지난해 매출 200억원을 달성하는 등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0월 발매한 1일 1회 요법 제제가 특히 인기다. 지난해 8468억원의 매출을 올려 2010년에 비해 5.7% 성장한 동아제약은 올해 신약을 통한 시장 확대로 9000억원의 매출을 예상한다. 목표 달성에 성공하면 국내 제약사로는 처음으로 매출 9000억원을 돌파하는 셈이다.



녹십자는 글로벌 백신 개발에 박차를 가하려 한다. 세계 시장을 무대로 한 글로벌 연구개발(R&D) 프로젝트 구상을 마치고 본격적인 개발에 들어갔다. 자체 개발에 성공해 신종플루 창궐 당시 국가 보건안보 수호의 일등공신이 된 독감백신의 경쟁력을 더 높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 세포배양 방식의 백신 개발을 추진 중이다. 1993년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개발한 수두백신 또한 수율·생산성 향상과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추는 작업을 올해 안에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글로벌 무대로 나서는 업체들



지난해 업계 3위로 뛰어오른 대웅제약은 올해 경영 목표로 ‘글로벌 R&D 성과 창출을 통한 해외 진출’을 내세웠다. 이를 위해 최근 주목받는 바이오 의약품 시장에 진출하고, 우수원료 합성 기술과 최첨단 공장 건설을 본격 추진해 세계 시장 개척의 교두보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기대되는 R&D 성과물은 두 가지다. 전문 치료제가 없는 신경병증성 통증의 차세대 진통제 ‘DWP05195’와 뼈 형성 촉진 단백질을 융합한 신개념 의료기기 노보시스다.



중외제약은 올해 초 회사 이름을 ‘JW중외제약’으로 바꿨다. 새 슬로건은 ‘Jump to the World!(글로벌 기업으로 도약!)’다. 이종호 JW중외그룹 회장은 “회사 이름에 포함된 ‘JW’는 중외의 역사 65년을 뛰어넘어 세계 시장으로 진출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며 “이를 계기로 국내외에서 브랜드 가치를 높여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기대를 모으는 프로젝트는 Wnt표적 항암제 ‘CPW231A’다. 이 약물은 세계 최초로 Wnt줄기세포를 차단해 암의 재발과 전이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혁신 신약’이다. Wnt를 목표로 한 세계 첫 물질이어서 경쟁 제품이 없다. 이 때문에 개발에 성공할 경우 일반 신약보다 훨씬 더 큰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일동제약은 올해 시무식에서 ‘레벨업, 새로운 시작’이라는 경영 지표를 선포했다. 아울러 ▶새로운 시장 창출 ▶신규 대표 브랜드 육성 ▶조직 경쟁력 혁신을 경영방침으로 정했다. 특히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을 목표로 해외시장 개척에 주력하고 있다. 베트남 영·유아용 유산균제 시장 1위 제품인 비오비타(현지 비오베이비)를 필두로 말레이시아·예멘·파키스탄·싱가포르·필리핀 등 아프리카·동남아시아에 완제 의약품들을 진출시킬 예정이다.



지난해 첫 적자를 기록한 한미약품은 올해 글로벌 무대에서 명예회복을 노린다. 한미는 올해 전략품목인 개량 신약의 해외 진출을 적극 추진키로 했다. 임상 1상을 마친 복합 혈압약 아모잘탄에 대해 올 하반기 유럽 허가를 신청할 예정이고, 지난해 영국과 네덜란드 허가를 획득한 항혈전제 피도글의 허가 지역을 확대할 방침이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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