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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넙치, 산 채로 수출된다

중앙일보 2011.02.28 01:18 종합 24면 지면보기



한 달간 활어로 수송하는 기술 개발 … 미국·유럽 수출 길 올라





횟감으로 인기가 높으면서도 대규모 양식 덕분에 비교적 저렴한 값에 즐길 수 있게 된 넙치(광어·사진). 그 넙치가 한국 브랜드를 달고 태평양·대서양 건너 미국·유럽 시장에 본격 진출할 전망이다.



 국립수산과학원과 거제어류양식협회가 손잡고 추진해온 ‘넙치를 장기간 산채로 수송할 수 있는 기술’(대형 컨테이너 활어 수조 수송기술) 개발이 곧 완료돼, 다음달부터 본격 수출 길에 오를 예정이라고 27일 수산과학원이 밝혔다.



 넙치는 쫄깃쫄깃한 맛과 흰살 생선(생선의 살 색깔에 따른 분류; 고등어·방어 등은 붉은 살, 넙치·우럭 등은 흰 살)에 맛들인 아시아 출신 미국·유럽인이 엄지를 치켜들며 환호하는 생선. 이 때문에 2005년 지식경제부가 ‘세계 일류 상품’을 선정하면서 생선 분야에서는 유일하게 넙치를 선택한 이유다.



 게다가 넙치는 국내 양식어류 생산량 가운데 절반 이상을 차지해 공급이 수요를 넘치는 형편이다. 2009년 생산량 5만4674t으로 양식 생산량 2위인 우럭(3만3020t)의 2배에 가깝다. 국립수산과학원 심길보 연구사는 “한반도 남해안은 넙치 양식에 적합한 환경인데다 어민들의 양식 기술도 일본을 제치고 세계 최고수준을 자랑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동안 수출 실적은 미미했다. 넙치는 산 채로 세계시장에 내놔야 판로가 뚫리는데, 항공 수송을 하자니 물류비가 너무 들고 선박을 이용하자니 도중에 죽어버리는 게 문제였다. 지난해 총 수출은 4267t(513만 달러)였지만 1주일 내에 수송이 가능한 일본이 대부분이었다. 비행기로 실어 날라야 했던 미국은 100t 정도밖에 수출하지 못했다. 거제어류양식협회 박태일 이사는 “활넙치 1㎏을 미국까지 수송하는데 8700원으로 판매가격의 50~80%을 차지했다. 배보다 배꼽이 커서 수지 타산을 맞출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한 게 이번 기술이다. ▶컨테이너 수조에 싣기 전 절식을 시켜 활동을 극소화시키고, ▶수송 중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최적의 수온 유지 ▶해외 시장 도착 후 활력을 되살리는 생리활성화 등이 핵심 내용이다. 수산과학원은 기술을 개발하고, 어민들은 1년여 동안 이를 적용해 현장 실험을 한 끝에 찾아낸 합작품이라고 한다.



 이로 인해 최대 1주일에 불과했던 수송기간을 한 달로 늘렸다. 비행기 대신 선박으로 지구촌 어디라도 활넙치 수출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박 이사는 “선박 수송을 하게 되면 1㎏당 2500원꼴로 항공 물류비의 30%에도 못 미친다”며 “이에 따라 100t에 그쳤던 미국 수출량도 3000t에 이르는 등 국산 활넙치가 본격적인 세계시장 공략에 나설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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