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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서울 불바다’ 위협] 북 “삐라 보내지 말라 … 임진각, 조준 격파할 것”

중앙일보 2011.02.28 00:58 종합 4면 지면보기



심리전에 압박 느낀 북한



26일 북한 평양의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린 선군청년총동원대회에 참가한 3000여명의 청년들이 오른 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정은 후계체제 다지기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청년 조직에 외부의 민주화 바람이 침투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선군청년총동원대회란 명칭으로 동원행사를 연 것은 처음이다. [연합뉴스]





북한이 27일 우리 군 당국과 민간단체의 대북 전단·물품 살포를 비난하면서 “임진각을 비롯한 반(反)공화국 심리 모략행위의 발원지에 대한 직접 조준 격파사격이 단행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북한은 또 28일 시작되는 한·미 연합 키 리졸브(Key Resolve)·독수리(Foal Eagle) 연습에 대응해 “역적 패당의 반민족적인 통치체제를 전면 붕괴시키기 위한 총공세에 진입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27일 오전 10시55분 보도에서 “남조선 역적 패당은 최근 자유북한운동연합을 비롯한 25개 반공화국 보수단체를 내세워 임진각에서 수십만 장의 삐라와 불순한 동영상 자료를 수록한 USB 기억기와 DVD·불순 소책자·1달러 지폐 등을 대형 풍선에 매달아 우리 측 지역으로 날려보내면서 극도의 대결 광기를 부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북한은 앞서 오전 8시 서해지구 군 통신선으로 우리 측에 보낸 남북 군사회담 북측 단장 명의의 통지문에서 임진각 등에 대한 격파사격을 위협하며 “반공화국 심리 모략행위를 즉시 중지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군 판문점대표부도 이날 한·미 합동 군사연습과 관련해 성명을 내고 “만일 침략자들이 도발해온다면 상상할 수 없는 전략과 전술로 온갖 대결 책동을 산산이 짓부셔버리는 서울 불바다전과 같은 무자비한 대응을 보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북한 군부는 “침략자들의 핵 공갈에는 우리 식의 핵 억제력으로, 미사일 위협에는 우리 식의 미사일 타격전으로 맞서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의 이런 입장은 지난 1월 1일자 노동신문 등 3개 신문의 신년 공동사설을 계기로 펼쳐온 대남 유화공세에서 돌변한 것이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이집트와 리비아 등 중동발 민주화 요구 시위가 확산되면서 북한 지도부가 상당한 심리적 압박을 받고 있을 것”이라며 “이런 분위기 속에서 최근 남한 군 당국과 민간단체의 대북 심리전이 탄력을 받게 되자 차단에 나선 것”이라고 풀이했다.



 체제 결속을 위한 의도적 긴장 조성책이란 해석도 나온다. 북한은 26일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3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선군청년총동원대회’를 열었다. 최대 청년 조직인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회원 500만 명)이 주축이 된 행사에서는 “계급적 원칙과 혁명적 원칙을 철저히 지키며 오늘의 대고조 진군에 제동을 거는 온갖 이색적인 현상들을 사상전의 집중 포화로 단호히 짓뭉개버리자”는 호소문이 채택됐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젊은 층 사이에 이른바 외부사조의 침입을 막기 위해 이례적으로 청년 대회를 연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미 합동 군사연습을 염두에 둔 비난전이란 해석도 있다. 김연수 국방대 교수는 “키 리졸브 훈련에 북한 급변사태 대응책이 포함된다는 얘기가 나오는 상황에서 북한 군부가 ‘서울 불바다’ 등 자극적 표현의 위협을 가한 것”이라며 “그렇지만 지난해보다 격(格)이나 수위는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해 2월 한·미 합동 훈련과 관련해 총참모부·최고사령부 등이 나서 비난전을 펼쳤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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