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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민심 너무 안 좋다 … 내년 선거 걱정”

중앙일보 2011.02.28 00:25 종합 12면 지면보기



한나라, 당·정·청 9인 회동서 “청와대·정부 잘 좀 해달라” 질타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왼쪽)와 정진석 청와대 정무수석이 당·정·청 회동에 참석하기 위해 27일 총리공관으로 들어가며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변선구 기자]





두 달여 만에 재개된 27일의 당·정·청 9인 수뇌부 회동에서 원세훈 국정원장 퇴진론이 나왔다. 서울 삼청동 총리 공관에서 열린 9인 회동에서 한나라당 측은 “최근 발생한 국정원 요원의 인도네시아 특사단 숙소 잠입 사건에 대해 원세훈 국정원장이 책임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고 회동에 참석한 한 인사가 전했다. 9인 회의의 한나라당 측 참석 멤버는 안상수 대표와 김무성 원내대표, 심재철 정책위의장이다. 이날 청와대에선 임태희 대통령실장, 백용호 정책실장, 정진석 정무수석, 정부 측에서는 김황식 총리, 임채민 총리실장, 이재오 특임장관이 참석했다.



 회동에서 안 대표와 김 원내대표 등은 “당에선 4·27 재·보선을 위한 공천심사위원회까지 구성했는데, 자꾸 악재들이 터지니 도대체 어떻게 하란 말이냐”며 “청와대와 정부가 잘 좀 해 달라”고 말했다고 한다. 회동에 참석한 정부 관계자도 “당에서 ‘바깥 여론이 너무 안 좋다. 그렇지 않아도 4·27 재·보선과 내년 총선을 앞두고 걱정이 많은데, 원세훈 원장이 이끄는 국정원까지 ‘헛발질’을 해 당에 부담을 안겼다’는 취지로 불만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특사단 숙소 잠입 사건 책임 문제와 관련해 청와대와 정부 측 참석자들은 “아직 조사 중이니, 좀 더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 한다. 다만 이 사건에 대해선 한나라당 참석자뿐 아니라 김황식 총리, 임태희 대통령실장, 정진석 정무수석 등 대부분의 참석자들이 한심한 일이라고 지적하고 넘어갔다고 정부측 관계자는 전했다.



 한나라당 측은 ‘수쿠크(이슬람채권)’ 법안 입법 추진, 동남권 신공항 문제와 관련한 불만도 터뜨렸다. 수쿠크 법안 처리와 관련해 한나라당 참석자들은 “청와대나 정부가 너무 세게 밀어붙이려 하지 말고 제발 당에 맡겨달라”고 요구했다 한다. 재·보선과 총선을 앞두고 기독교계와 충돌, 표를 잃을 수도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여권의 핵심 관계자는 “이명박 대통령이 기독교계와 화해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조용기 여의도 순복음교회 원로목사 등과 조만간 만나 대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걸로 안다”고 말했다. 조 목사는 최근 정부와 여당이 수쿠크 법안을 처리할 경우 이 대통령 하야 운동을 벌이겠다고 말했었다.



 동남권 신공항 입지 선정에 대해 김무성 원내대표 등은 “정부가 빨리 입지를 결정해야지 자꾸 미루면 지역별로 원성만 쌓여가고, 우리는 견딜 수 없게 된다”고 했다 한다.



 정부 측에선 김무성 원내대표의 ‘버르장머리’ 발언이 지나쳤다고 지적했다 한다. 김 원내대표는 25일 당 회의에서 한·유럽연합(EU) FTA(자유무역협정) 한글본 협정문의 번역 오류에 대해 “큰일이 벌어졌는데 보고하는 사람이 없다. 정부의 오만방자한 태도에 대해 반드시 버르장머리를 뜯어고쳐 놓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정부 측 참석자는 “김 원내대표의 그 같은 발언은 앞으로 없어야 한다”는 취지로 유감을 전했다고 한다.



 당·정·청 9인 회동은 지난해 12월 5일 이후 두 달 보름여 만에 열렸다. 참석자들은 9인 회동을 다시 2주에 한 번씩 정례적으로 열기로 합의했다.



글=이철재·남궁욱·백일현 기자

사진=변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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