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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 북한 용병

중앙일보 2011.02.28 00:25 종합 35면 지면보기








돈을 위해 타민족 전쟁에 뛰어드는 용병(傭兵)은 매춘 못지않게 오래된 직업이다. 용병의 흔적은 곳곳에서 나온다. 기원전 13세기 고대 이집트의 람세스 2세는 기병술이 뛰어난 누비아인 등 1만1000명을 동원했다 한다. 그 후 기원전 218년 코끼리를 끌고 알프스 넘어 로마를 침공했던 명장 한니발의 10만 대군도 다국적 용병이었다. 중국의 경우 7세기 당나라가 티베트인과 위구르인을 고용, 돌궐족과 싸웠다.



 중세 이후에도 용병의 인기는 시들 줄 몰랐다. 용맹한 스위스 용병은 가톨릭 교회의 눈에 들어 16세기 초부터 로마 교황청 경비를 맡아 왔다. 제1·2차 세계대전 때 영국을 위해 싸웠던 네팔 출신 구르카 부대 역시 용감한 용병들이었다. 자그마한 이들은 ‘쿠쿠리’라는 독특한 단검을 들고 적진에 침투, 수많은 독일·일본군의 목을 따와 영국군을 기쁘게 했다. 용병의 대명사가 된 프랑스 외인부대는 1831년 창설된 후 수많은 영화와 소설의 소재가 될 정도로 인기다.



 조국을 위해 싸우는 게 아니라 용병에게서 헌신적인 애국심을 기대하긴 어렵다. 그럼에도 수많은 전쟁에서 용병이 등장한다. 두 가지 때문이다. 먼저 용병을 쓰면 강제징집 등에 따르는 후유증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골칫거리를 돈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얘기다. 뛰어난 전투능력도 뿌리칠 수 없는 매력이다.



 때론 용병 비즈니스에 국가가 나서기도 한다. 요즘 유엔 평화유지군 파병이 후진국엔 썩 괜찮은 돈벌이로 자리 잡았다. 유엔에서 개인당 1000달러 넘는 월급을 주는 까닭이다. 실제로 전체 9만8000여 명인 유엔 평화유지군에 참가한 115개국 중 최대파병국은 파키스탄·방글라데시·인도·나이지리아 순이다. 5000~1만여 명씩을 보냈는데 죄다 연간국민소득이 2000달러 안팎의 빈국이다.



 리비아 시위 진압에 북한 용병이 투입됐다는 소문이 돈 모양이다. 허무맹랑한 얘기지만 2006년 북핵 실험 전 유엔에선 북한 용병 논의가 실제로 있었다. 극심한 기아 상태의 북한에 공짜로 원조를 해주느니, 학살장으로 변한 수단 다르푸르 등의 치안을 맡기고 돈을 주자는 주장이었다.



 천안함·연평도 사건으로 남북관계가 얼어붙었지만 언젠가 인도적 대북 지원이 재개될 공산이 크다. 핵개발 포기가 전제될 경우 북한에 유엔 평화유지 활동을 맡기고 유엔 돈을 받도록 하는 건 어떨지. 맨입에 퍼주기보단 우리 돈 안 나가 좋고 모양새도 한결 낫지 않을까.



남정호 국제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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