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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의 42번째 편지 “미국 경제 최고의 날이 다가온다”

중앙일보 2011.02.28 00:24 경제 2면 지면보기



초대형 M&A 필요성 강조하며
“코끼리 사냥총 다시 장전
방아쇠 건 손가락이 근질근질”



사진은 워런 버핏과 사냥용 소총인 SK 1878 샷건을 합성한 것. [포토 일러스트 = 박용석 기자]





올해도 그의 편지가 도착했다. ‘오마하의 현인’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의 편지다. 회사 주주에게 매년 보내는 이 편지에서 버핏은 “미국 최고의 날이 앞에 펼쳐져 있다”고 말했다. 버핏의 투자와 경제 전망, 정부 정책에 대한 의견이 담긴 이 편지는 1970년부터 42년째 전 세계 투자자에게 ‘투자 교본’이 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공개된 26쪽 분량의 서한에서 버핏은 올해 미국 경기가 지난해보다는 낫지만 2005~2006년보다는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투자 성과를 늘리기 위해 초대형 인수합병(M&A)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투자를 위한) 준비가 됐다”며 “거대한 짐승 사냥용 총(엘리펀트 건)이 다시 장전됐다. 방아쇠에 놓인 손가락이 근질근질하다”며 의욕을 보였다.



 버핏이 대형 M&A를 거론한 것은 일단 두둑해진 자금 덕분이다. 우선 버크셔 해서웨이 등 그가 거느린 회사의 지난해 이익이 2009년에 비해 61%나 늘었다. 26일 발표한 지난해 4분기 순이익도 43억8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전 분기보다 43% 증가했다. 버크셔 해서웨이가 가지고 있는 현금성 자산은 380억 달러에 달한다.



 미국의 경제 상황에 대해서는 장밋빛 전망을 쏟아 냈다. 그는 “돈은 언제나 기회를 향해 흐른다”며 “미국은 그런 기회가 흘러넘친다”고 했다. “사람들이 ‘거대한 불확실성’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과거를 돌이켜 보면 오늘이 아무리 평온해도 내일은 언제나 불확실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내 평생에 걸쳐 정치가와 학자들은 끊임없이 미국이 직면한 심각한 위기에 대해 불평해 왔지만 미국 시민은 내가 태어났을 때보다 여섯 배는 잘산다”며 “미국 최고의 날이 다가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경제를 낙관하는 만큼 투자에도 ‘올인’할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버핏은 “미국 주택시장이 아마도 1년 안에 회복될 것 같다”며 “버크셔 해서웨이의 향후 투자에서 미국이 압도적인 부분을 차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지난해 투자액 중 90%가 넘는 54억 달러가 미국 내 부동산과 설비에 투자됐으며 올해 늘어나는 투자액 20억 달러도 모두 미국에 투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에 집중한 지난해 투자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미국의 철도회사인 벌링턴 노던 샌타페이(BNSF) 인수다. 260억 달러에 인수한 이 회사는 지난해 영업이익 45억 달러, 순이익 25억 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이익이 40% 개선되는 성과를 거두며 버핏의 안목을 증명했다. 그는 “2010년의 하이라이트는 BNSF의 인수”라며 “버크셔 해서웨이의 수익 창출 능력을 세전 40% 가까이 높여 줄 것”이라고 말했다. 철도산업이 주요 경쟁자인 트럭 운송에 비해 비용과 환경 측면에서 낫기 때문이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유일한 골칫거리였던 제트기 임대업체인 ‘넷제트’도 지난해 2억700만 달러의 이익을 내고 2위 회사와의 시장 점유율 격차를 다섯 배로 벌렸다.



 골드먼삭스와 제너럴일렉트릭(GE) 주식은 올해 안에 처분할 것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버핏은 세계 금융위기 때 50억 달러를 투자해 골드먼삭스 지분을 확보했다. 골드먼삭스와 GE의 경우 버크셔 해서웨이에 10%의 배당을 주기로 계약했다.



 버핏은 미국 금리에 대해서도 한마디했다. 당분간 저금리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버핏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궁극적으로 금리를 인상해 더 정상적인 성장을 유도하겠지만 조만간 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번 편지에서 버핏은 투자자에게 레버리지(차입)를 통한 투자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데도 무게를 뒀다. 그는 “신용은 산소와 같다”며 “산소가 많을 때는 그 존재가 느껴지지 않지만 산소가 사라지면 모두가 존재를 깨닫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단기간의 신용 부재가 회사를 무너뜨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후계구도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투자 매니저를 1~2명 더 영입할 수 있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 오히려 “내가 CEO로 있는 한 채권과 주식 등 버크셔 해서웨이의 대부분을 계속 경영할 것”이라며 자신이 경영자임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글=나현철·하현옥 기자

포토 일러스트=박용석 기자



To the Shareholders of Berkshire Hathaway Inc.: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 여러분에게



“ We’re prepared. Our elephant gun has been reloaded, and my trigger finger is itchy.”(우리는 준비가 됐다. 총은 장전됐다. 방아쇠에 놓인 손가락이 근질거린다.)



- 올해 초대형 인수합병(M&A)을 시도하는 등 공격적 투자에 나서겠다는 계획 밝히며.



“ A general business climate somewhat better than that of 2010 but weaker than that of 2005 or 2006.”(2011년 일반적인 경기는 2010년보다 낫겠지만 2005~2006년보다는 못할 것이다.)



“America’s best days lie ahead.”(미국 최고의 날이 앞에 펼쳐져 있다.)



- 미국의 경제 상황 개선에 주목하며 버크셔 해서웨이의 향후 투자에서 미국이 압도적인 부분을 차지할 것이라고 설명.



“ A housing recovery will probably begin within a year or so.”(미국 주택시장이 아마도 1년 안에 회복될 것이라고 판단한다.)



- 버크셔 해서웨이 지난해 투자비용의 90% 이상이 미국 내 부동산과 설비에 투입됐다고 강조.



“ Our Goldman Sachs and General Electric preferred stocks-are likely to be gone by yearend.”(골드먼삭스와 제너럴일렉트릭(GE) 지분은 연내 처분되지 않겠느냐.)



- 글로벌 금융위기 때 50억 달러를 투입해 확보한 골드먼삭스 지분의 처분을 시사하며.





February 26, 2011(2011년 2월 26일)

Warren E. Buffett(워런 버핏)

Chairman of the Board(이사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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