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김석동 “나는 탱크, 절벽까지 돌격하겠다”

중앙일보 2011.02.28 00:22 경제 4면 지면보기



“내가 책임지니 일일이 보고 말라”
8개 저축은행 문닫게 한 추진력
예금인출 사태 진정되자 안도





저축은행 예금인출 사태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지난 17일 부산·대전저축은행이 영업정지된 지 7영업일 만인 25일 예금이 순유입으로 돌아섰다. 김석동(사진) 금융위원장은 27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이제 완전히 평상시 수준을 회복했다”며 안도했다.



 지난달 14일부터 지난 22일까지, 한 달 반이 채 안 되는 기간 중 8개 저축은행이 문을 닫았다. 이 중 7곳의 영업정지는 일주일 만에 이뤄졌다. 이 유례없는 속도전을 진두지휘한 게 김 위원장이었다. 그는 저축은행 문제 해결을 맡은 금융위 직원들에게 처음부터 이렇게 공언했다고 한다. “위에 일일이 보고할 필요 없다. 내가 책임지겠다.” 영업정지 결정 직전 청와대에 전화로 내용을 통보한 것 말고는 윗선과 사전 협의는 없었다고 한다. “협의를 했다면 8개 저축은행의 문을 과연 닫을 수 있었겠느냐”는 게 김 위원장의 말이다.



 17일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5% 미만 은행의 명단을 공개한 것도 그가 결정했다. 그의 설명은 이렇다.



 “정상적인 94개 저축은행을 끌고 가려고 하면 그 방법뿐이었다. 이름을 밝히지 않았으면 서울에서도 난리가 났을 거다.”



 이로 인한 진통은 적지 않았다. 민심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김 위원장은 21, 22일 연일 부산과 목포로 직접 날아갔다. 하지만 그의 “상반기 중 94개 저축은행에 대한 영업정지는 없다”던 발언은 ‘양치기 소년’ 논란을 일으켰다. 결국 23일엔 부산지역 의원으로부터 “사퇴해야 한다”는 질책까지 받았다.



 도민저축은행은 ‘자체 휴업’이라는 초유의 사태로 금융당국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당시 김 위원장은 상당히 분노해 “사상 최강의 제재를 강구하라”고 지시했다는 후문이다.



 최근에 만난 김 위원장은 꽤 피곤해 보였다. 잠을 거의 못 잔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나는 ‘탱크, 돌격!’이다. 절벽까지 돌격할 거다.” 소신대로 갈 길을 가겠다는 얘기였다.



 영업정지는 저축은행 구조조정의 1막일 뿐이다. 17일 이후 영업정지된 7개 저축은행은 금융감독원 검사를 거쳐 부실로 판명될 경우 매각절차를 밟게 된다. 부실을 정리하고 새 주인을 찾아주는 작업이 기다리고 있다.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4대 금융지주사가 저축은행 인수를 검토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히긴 했지만 과연 쏟아져나오는 물량을 다 소화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부실 저축은행을 인수한 금융회사가 공동 부실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27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은행 이외에 제2 금융권에서도 저축은행 인수에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충분히 시장에서 소화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또 “저축은행 인수를 희망하는 금융회사엔 프리미엄이 많이 떨어진 지금이 오히려 기회”라고 주장했다.



 저축은행 제도 개선책을 준비 중이라고도 밝혔다. 그는 “저축은행이 과도하게 편중된 대출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개선안을 이른 시일 안에 내놓을 것”이라며 “반기마다 공시하는 저축은행의 BIS 비율과 재무제표 공시 주기를 단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한애란 기자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