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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키킹 머신, 윌킨슨

중앙일보 2011.02.28 00:18 종합 28면 지면보기



식스 네이션스 잉글랜드-프랑스전



27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트위크넘 스타디움에서 열린 식스 네이션스 경기에서 잉글랜드의 루이스 디컨(오른쪽)과 프랑스의 이마놀 아리노르도키가 볼을 따내기 위해 다투고 있다. 럭비에서 라인아웃 플레이를 할 때는 동료 선수를 들어올리기도 한다. [런던 AP=연합뉴스]











조니 윌킨슨



27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트위크넘 스타디움. 잉글랜드와 프랑스의 식스 네이션스 럭비 경기가 시작된 지 52분이 지났다. 14-9로 앞선 잉글랜드가 골대에서 47m 떨어진 지점에서 페널티 킥을 얻었다. 금발의 사나이가 킥을 준비했다. 그는 두 손을 가슴 앞에 모으고 리드미컬하게 흔들었다. 요람을 흔드는 듯. 그는 이 한 번의 킥에 모든 신경을 집중하고 있었다. 그의 발이 아라비아의 환도처럼 날카로운 호를 그었다. 공은 포물선을 그리며 골대 한가운데를 가르고 지나갔다. 스코어는 17-9로 벌어졌다. 골을 성공시킨 사나이, 조니 윌킨슨(32)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득점을 기록한 럭비 선수가 됐다.



 윌킨슨은 럭비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윌킨슨은 프랑스와의 경기에서 통산 1190득점을 기록해 A매치 개인 최다 득점 기록을 경신했다. 종전 기록은 댄 카터(뉴질랜드)의 1188득점이다. 그의 활약에 힘입은 잉글랜드는 3승으로 단독 선두에 올랐다. 남은 상대 아일랜드와 스코틀랜드의 경기력이 잉글랜드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우승 가능성이 매우 크다.



 윌킨슨은 잉글랜드의 국민 스타다. 잉글랜드 사람들에게 ‘가장 정확하게 킥을 하는 선수가 누구냐’고 물으면 대번에 윌킨슨이라는 대답이 나온다. 그 다음이 축구 선수 데이비드 베컴이다. 윌킨슨의 별명이 키킹 머신(kicking machine)일 정도다. 윌킨슨은 2003년 럭비월드컵에 대표팀 주장으로 참가해 정확한 킥으로 잉글랜드의 우승을 이끌었다.



 그러나 월드컵 이후 윌킨슨은 어깨와 무릎 부상에 시달렸다. 수술과 재활을 반복한 2003~2007년 사이에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그의 이름은 지워졌다. 대표팀에 복귀한 뒤에도 예전의 기량은 나오지 않았다. 배번 10번과 주장 자리를 후배에게 넘겨주고 벤치 멤버로 만족해야 했다. 27일에도 주전인 토비 플러드(26)의 교체 선수로 경기장을 밟았다. 윌킨슨은 “나는 많이 늙었다. 토비는 내 대신 뛸 자격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후배들은 내게 동기를 부여한다. 그들과 경쟁을 한다면 다시 내 자리를 찾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투지를 불태웠다.



장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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