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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서 떠오르는 핵잠함 김병현, 그제도 어제도 무실점

중앙일보 2011.02.28 00:18 종합 28면 지면보기
정상에서 바닥으로 추락한 ‘핵잠수함’이 다시 떠오를 기회를 잡아가고 있다. 3년 공백 뒤 일본프로야구 라쿠텐에서 재기를 노리는 김병현(32)이 연이틀 희망투를 던졌다.


일본 프로야구 시범경기서 호투
호시노 라쿠텐 감독 “느낌 좋다”
코치진서 말릴 정도로 훈련 열성
한달 만에 구속 10㎞ 이상 올려

 김병현은 27일 일본 오키나와 나고구장에서 열린 니혼햄과의 시범경기에서 1-2로 뒤진 8회 팀의 네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1이닝 동안 무안타·무실점했다. 13개의 공을 던지며 탈삼진 한 개를 곁들였다. 그는 전날 주니치와의 시범경기에서도 8회에 등판해 1이닝을 공 8개만으로 삼자범퇴로 막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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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틀 연속 호투에 라쿠텐 코칭스태프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호시노 센이치 라쿠텐 감독은 일본 언론과 인터뷰에서 “김병현이 아주 좋은 공을 던진다는 느낌이 든다”며 호평했다. 사토 요시노리 라쿠텐 투수코치는 “김병현이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고 칭찬했다.



 팀 내 마무리 투수 경쟁에서도 한 발 앞서나갔다. 산케이스포츠·데일리스포츠 등 일본 언론은 김병현의 첫 실전 투구를 두고 “라쿠텐 마무리 후보들의 명암이 엇갈렸다”며 관심을 보였다. 김병현과 마무리 자리를 경쟁하는 미마 마나부는 26일 주니치와의 경기에서 9회 1이닝 동안 2피안타·1볼넷의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호시노 감독은 미마에 대해 “(주니치전 투구로는) 마무리로 쓰기 어렵다”고 쓴소리를 했다.



 김병현은 한국인 중 유일하게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챔피언 반지를 가지고 있다. 애리조나 시절인 2001년 19세이브를 따내며 팀 우승에 일조했고 2002년에는 36세이브로 정상급 마무리 투수 반열에 올라섰다. 그러나 이후 각종 구설에 시달리며 여러 팀을 전전하다 2008년 이후 3년간 사실상 제대로 된 실전을 치르지 못했다.



 지난 1월 라쿠텐과 계약한 김병현은 메이저리그를 호령했던 공을 되찾기 위해 스프링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100개 이상의 불펜 투구를 연이어 소화했고 밤에는 숙소에서 섀도피칭을 하는 등 개인 훈련에 매진했다. 코칭스태프가 실전 등판을 위해 불펜 투구를 쉴 것을 지시할 정도로 훈련에 열성적이었다. 김병현은 “제대로 된 공을 던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1∼2년차에 던진 공을 되찾으려 한다. 당시 투구 밸런스가 좋았는데 이후 계속 망가졌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직구 구속의 상승세가 눈에 띈다. 김병현은 26일 주니치와의 경기에서 최고시속 144㎞를 찍었다. 라쿠텐 입단 후 한 달여 만에 구속을 10㎞ 이상 끌어올리며 자신의 노력을 증명해내고 있다. 김병현은 지난해 11월 라쿠텐 입단 테스트에서는 구속이 130㎞대에 그쳐 합격점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 15일 자체 홍백전에서 최고 137㎞를 기록한 데 이어 10여 일 만에 구속을 140㎞대 중반으로 끌어올렸다.



 김병현은 이제 재기를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 스스로 “아직 하체 근력이나 투구 밸런스 등 부족한 점이 많다. 아직 멀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김병현은 “다른 부분은 허술하지만 야구에 있어서는 완벽하려고 한다. 창피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이를 악물었다. 김병현의 ‘재기 스토리’는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허진우 기자



김병현이 걸어온 길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 금메달(병역혜택)



1999년 애리조나 입단(계약금 225만 달러) 5월 31일 빅리그 데뷔, 뉴욕 메츠전 세이브(1이닝 퍼펙트)



2001년 한국인 첫 월드시리즈 출전해 우승, 뉴욕 양키스와 4·5차전 모두 홈런 허용하며 블론세이브



2002년 개인 한 시즌 최다 36세이브(내셔널리그 8위) 내셔널리그 올스타, 7월 둘째주 주간 MVP



2003년 시즌 중 보스턴으로 트레이드, 야유하는 팬들에게 손가락 욕으로 구설, 시즌 후 국내에서 훈련하다 사진 찍으려는 취재진과 몸싸움



2005년 콜로라도로 트레이드



2007년 플로리다로 이적했으나 방출, 애리조나로 복귀했다 19일 만에 다시 방출돼 플로리다 복귀



2008년 피츠버그와 논개런티 계약(최대 200만 달러)했으나 시즌 개막 전 방출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선발, 하와이 전지훈련 합류 직전 여권 분실로 출국 못해 대표팀 탈락



2010년 샌프란시스코와 계약했으나 방출, 미국독립리그 오렌지카운티 입단(10경기 3승1패)



2011년 일본프로야구 라쿠텐 입단, 연봉 3300만 엔(추정·약 4억5000만원)



김병현 프로필



생년월일 : 1979년 1월 19일



출신교 : 광주일고-성균관대



체격 : 1m76㎝·80㎏



포지션 : 투수(언더핸드)



주무기 : 포심패스트볼, 슬라이더



가족 : 부인 한경민(30)씨와 1녀



성적 : 메이저리그 통산 394경기 출전, 54승60패86세이브, 평균자책점 4.42



수상 경력 : 2002년 내셔널리그 올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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