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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동포 자녀에게 장학금 10년째

중앙일보 2011.02.28 00:07 종합 31면 지면보기



성형외과원장 김수신 박사
올해는 10명 서울로 초청



서울 투어를 마친 중국동포 어린이들이 23일 서울 압구정동 레알성형외과에 모여 자신들을 서울로 초청한 김수신 원장과 대화하고 있다. [배지영 기자]





“건물이 멋집눼다.” “사람들이 진짜 바쁘게 움직입눼다.”



 23일 저녁 7시, 서울 압구정동 레알성형외과에는 ‘한국 탐험’을 마친 중국동포 어린이와 청소년 10명이 모였다.



 이들은 이 병원 원장 김수신 박사가 운영하는 수신장학회 장학생들이다. 김 박사는 2002년부터 매년 10명의 중국동포 학생들에게 학비·생활비를 지원하고 있다. 이번에 초청된 어린이들은 그 동안 선발된 총 90명 중에서도 가정 형편은 어렵지만 뛰어난 학업성적을 유지하는 학생들이다.



 21일 한국에 도착해 5일 일정으로 삼성 딜라이트·광고박물관·일산MBC드림센터를 견학하고 63빌딩 3D영화·피카소전·난타·더토이쇼 등을 관람했다. 남산타워도 가고 한강유람선도 탔다. 중국동포 출신인데 한국의 대학에서 교수로 재직 중인 문용·박연화 부부로부터 ‘꿈’에 대한 강연을 듣기도 했다.



 김 박사가 장학회를 운영한 것은 2002년부터다. 그 해 중국 옌지에 있는 한 성형외과에 수술 시연을 하러 갔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5건의 얼굴 뼈 수술 시연을 했다. 그 날 사례로 500만원을 받았는데 그 돈을 한국으로 가지고 와야 하나 망설여졌다. 이때 지인으로부터 중국동포 어린이들이 1년에 학비 8만원이 없어 학업을 포기하는 일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장학회를 시작하게 됐다.



 김 박사는 “옌지 지방은 일제강점기 때 독립군들이 가장 많이 활동하던 곳이다. 산 곳곳마다 숨어 독립투쟁을 벌여 당시 중국인들도 그들의 애국심에 놀랐다고 한다. 이런 독립군의 후손들이 학비가 없어 공부를 포기하고, 나쁜 길로 접어드는 경우가 많다는 얘기를 듣고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아이들과 함께 초청받은 중국동포 안해연(소년보사 기자)씨는 “대부분 어린이들의 부모가 돈을 벌러 타지에 나가 있다. 이들은 조부모에 손에서 길러지거나 방치돼 있다. 학교에 못 가면 탈선 우려가 높다. 수신장학회는 옌지 지역 동포 어린이들을 도와주는 유일한 곳”이라고 말했다.



 김 박사는 “우연히 시작한 일인데 매년 장학금을 받은 어린이들에게서 편지도 받고 해서 보람을 느낀다. 앞으로 장학생 수를 더 늘리고, 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도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배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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