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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이슬비에 옷 젖은 백

중앙일보 2011.02.28 00:05 경제 15면 지면보기
<본선 8강전>

○·원성진 9단 ●·박정환 9단












제14보(144~161)=대마는 숨이 끊긴 듯 보였지만 144로 집어넣는 패가 있다. 패는 천년 묵은 여우 같은 요물이지만 그래도 죽은 목숨을 되살릴 때 매달릴 곳은 패밖에 없다. 흑이 부지런히 밖을 메우는 틈에(145, 147) 백은 144, 154로 드디어 패를 만들었다(수순 중 148은 흑이 이곳에 거꾸로 팻감을 쓰는 것을 예방한 수. 152도 마찬가지).



 155-박정환 9단은 의외로 조그만(?) 곳에 패를 쓴다. 저쪽은 대마인데 이쪽은 겨우 두 점. ‘참고도’ 백1로 살면 백 대마는 석 점까지 잡고 크게 살았다. 이건 누가 봐도 백이 남는 장사 아닌가. 한데 계산에 정통한 박영훈 9단은 “안 받으면 백이 진다”고 말해 깜짝 놀라고 만다. 백이 크게 산 것처럼 보이지만 그건 대마 공방전에서 흑이 얻은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설명이다. 그동안 백의 중앙은 다 지워지고 흑의 중앙이 슬금슬금 나타나 백은 이슬비에 옷 젖듯 이미 많은 것을 잃었다는 얘기다. 더구나 ‘참고도’에서 흑2에 백3은 필연인데 4, 6으로 끊기는 수단까지 남게 돼 이 두 점은 생각보다 크다는 설명이다. 아무튼 155 정도의 패에도 응수해야 할 그런 상황이라면 백의 전도는 생각보다 어둡다(157·160=패 때림).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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