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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수능-EBS 연계 방안, 문제 많다

중앙일보 2011.02.27 22:27



수능 ‘만점자 1%’ 목표로 쉽게 내면 1점 차로 재수하는 학생 급증할 듯





지난해 수능-EBS 연계 방안은 사실상 실패했다. 70% 연계를 표방하고 동일 지문을 출제하는 등 노력을 했지만, 수능의 난이도가 높아 체감 연계율이 매우 낮았기 때문이다. 이에 16일 교과부, 평가원과 EBS는 공동으로 ‘수능-EBS 연계 정착방안’을 발표했다. 전년도 수능이 어려웠던 원인을 파악하고 개선하겠다는 것으로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연계 대상 교재수를 축소하고 교재 수준과 단계 구분도 간소화했다. 영역별로 언어 10권→6권, 수리‘가’ 17권→8권, 수리‘나’ 7권→4권, 외국어 11권→6권으로 축소했다. 교재의 단계도 기존에는 ‘수능특강→10주완성→파이널’의 3단계였는데, ‘수능특강→수능완성’의 2단계로 줄였다. 강의 수준은 최상부터 6등급까지 총 6단계이던 것을 초·중·고급으로 단순화한다.



둘째, 연계 효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교과서와 EBS 교재의 주요 개념과 원리를 지나치게 변형하지 않고 출제한다. 또 연계 문항 출제 시 연계 효과가 높았던 자료 활용 유형 등의 비중을 높이고 실수하기 쉬운 오답은 줄일 것이라고 했다. 이 경우 모든 사교육이 EBS로 획일화하고 학교 선생님들은 EBS 교재 해설자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다. 그런데 여기에는 큰 해프닝이 있었다. 수능 난이도를 일관성 있게 만들어가기 위해 영역별 만점자가 1% 수준으로 나오도록 조정하겠다는 발표 내용에 대해 수험생과 학부모의 비판이 거세졌다.



그러자 발표 이틀만에 “반드시 1%로 맞추겠다는 뜻은 아니었고” “1%는 쉽게 내겠다는 뜻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었다며 후퇴했다. 그리고 다시 이 기사에 반발해 KTV를 통해 “영역별 만점자가 1% 수준으로 나올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만점자 1%를 가정하고 분석해 보니 과연 문제가 될 만하다. 만점자가 1%일 때의 1등급 컷점수를 산출해 보니, 언어는 최고 98, 수리‘가’는 94, 수리‘나’는 92, 외국어는 96까지 각각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되면 한 문제 실수로 상대적 위치가 크게 변동하게 돼 큰 혼란이 초래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이렇게 큰 문제가 될 수 있는 내용을 수치까지 제시해 놓고, 계속 말을 바꾸는 교과부와 평가원을 어떤 수험생과 학부모가 믿고 안심할 수 있을까. 1%든 아니든 수능의 난이도를 낮추겠다는 의지는 분명하다. 그런데 서울대를 제외한 상위권 사립대학들은 대부분 정시에서 수능 중심으로 선발한다. 너무 쉬우면 수능으로 상위권 학생을 변별할 수 없게 된다. 게다가 1점, 한 문제로 억울한 학생이 많아질 테니, 재수생이 급증할 것도 쉽게 예상되는 일이다. 10일 사의를 표한 김성열 평가원장은 사퇴 직전 인터뷰에서 “대입에서 수능의 영향력을 줄여가기 위해 수능을 점차 쉽게 출제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그렇게 되면 수능은 중상위권 이하 학생들의 변별에만 사용 될 수 있다. 상위권 대학은 대학별고사(면접, 논술)와 내신, 입학사정관 전형 등으로 신입생을 선발해야 한다는 뜻이 된다. 그나마 공교육을 통해 준비가 가능한 수능을 제쳐 두고 면접과 입학사정관 전형까지 준비해야 한다면, 과연 이 방안으로 공교육이 정상화될 것인지, 사교육비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인지 의문이다.



<김찬휘 티치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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