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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담배, 흡연욕 줄이지만 안전성엔 의문”

중앙선데이 2011.02.27 01:36 207호 18면 지면보기
“하루라도 독서를 하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고, 하루라도 운동을 하지 않으면 복부에 지방이 돋는다. 지방이 돋으면 고혈압·당뇨·고지혈증이 생기며, 이들 질병이 개인에게 한꺼번에 나타나는 것을 대사증후군이라 한다. 심해지면 죽상 동맥경화가 돼 뇌·심혈관질환으로 고생한다.”

트위터로 건강정보 전파하는 국립암센터 가정의학과 명승권 박사

국립암센터 가정의학과 명승권 박사가 최근 트위터에 올린 글이다. 명 박사는 25일 현재 1만5846명의 팔로어를 갖고 있다. 그동안 날린 트윗 수가 1만1200개에 이른다. 한국 트위터 사용자 포털의 집계에 따르면, 명 박사의 트위터는 영향력 순으로 26위다. 현직 의사로는 제일 높다.

그의 트윗은 코믹하다. 한 트위터 사용자가 “감기에 걸렸어요. 목이 아파요”라고 글을 올리자 명 박사는 “(다큐) 무리는 금물입니다. 빨리 낫기 바랍니다. (예능) 감기걸렸당의 당주로 추대합니다”라고 농담을 건넨다. 아예 ‘닥터명의 막개그’라고 이름까지 붙이고 웃기기 시작한다. “타이거 우즈의 골프백 이름은? 우즈벡, 가수 비의 매니저 이름은? 비만관리.” 이런 식이다.

지난 17일 경기도 고양시 국립암센터에 있는 명승권 박사의 연구실을 찾았다. 손에는 스마트폰이 쥐여져 있었다. 명 박사는 기자를 반갑게 맞더니 트위터에 올릴 사진을 찍자고 했다. 잠시 후 명승권 박사의 트위터(@DrMyung)에는 “선데이서울 아니고 중앙선데이입니다. 제 연구실 인터뷰 중 @Jhealthreporter기자님과 함께”라는 글이 올랐다. 의사인 그가 트위터로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는 뭘까.

-트위터하려면 시간이 꽤 든다.
“140자 트윗에 논문 링크까지 걸어 올리는데 1분도 안 걸린다. 군의관 시절 사병들과 타자 빨리 치기 내기를 자주해서 손놀림이 매우 빠르다. 진료에는 전혀 방해가 안 된다. 다만 하루 종일 트위터만 한다고 아내가 싫어한다. 집에서는 트위터 금지령이 있어 일부러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러 자주 나간다.”

-트위터에 그토록 몰입하는 이유는.
“몰랐을 땐 그저 사람 사귀는 도구쯤으로 생각했다. 실제 해보니 정보 공유의 목적이 가장 크다. 물론 포털 사이트에서도 많은 정보를 찾을 수 있다. 그러나 트위터는 팔로잉만 잘해놓으면 원하는 분야에서 가장 최신의 엄선된 정보를 받아볼 수 있다. 상당히 많은 정보를 트위터에서 얻고 있으며 환자와 일반인에게 진료실에서 다하지 못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어떤 건강정보를 제공하고 있나.
“진료 중엔 시간이 없어 약 처방밖에 드릴 수가 없다. 그러다 보니 많은 환자가 고혈압·고지혈증·당뇨병에 걸려도 약만 먹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약을 먹을 때만 수치가 내려가기 때문에 평생 약을 먹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질환이 생활습관을 교정하는 것만으로 충분히 치료가 가능하다. 진단 후 3~6개월간 운동과 식이요법을 병행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과일과 채소를 많이 먹고 붉은색 고기 섭취를 줄이고 주 3회 이상 운동하는 것이다. 생활습관 개선이 중요하다는 점을 쉽고 재미있게 알리고 싶었다.”

-웃음코드를 이용하는 이유는.
“어려서부터 남을 웃기길 좋아했다. 의대 본과 3학년 때 개그맨에 도전한 적도 있다. 이화여성암전문병원 주웅 교수와 함께 제3회 KBS 대학개그전 본선에 진출했다가 낙방했다. 이후 SBS 개그 프로그램 작가로도 활동했다. 웃으면 뇌에서 기분을 좋게 하는 도파민과 세로토닌과 같은 신경전달물질이 늘어나 스트레스를 줄인다. 또 면역력이 높아지고 엔도르핀이 분비돼 통증이 줄어든다. 어떻게 하면 웃길 수 있을까 늘 고민한다. 개그 프로그램과 인터넷 만화·유머들을 자주 본다. 회의·강의를 할 때도 유머는 빠지지 않는다. 개그와 나는 아이폰과 컴퓨터처럼 동기화돼 있다.”

-트위터에 금연 이야기가 많던데.
“국립암센터 금연클리닉과 한국금연운동협의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담배를 피우면 스트레스가 해소된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 니코틴에 중독된 뇌가 흡연으로 잠깐 금단증상에서 벗어날 뿐이다. 나도 2003년까지 14년간 하루에 한 갑 이상 피우던 흡연자였다. 개원하면서 의사로서 의무감에 금연을 결심했는데도 못 끊고 출퇴근할 때 5개비 정도씩 피웠다. 그러다 철저한 금연정책을 펴는 국립암센터로 오면서 완전히 끊게 됐다. 직장 내 금연 규제가 강할수록 끊을 확률이 높아진다.”

-담배 끊기가 정말 쉽지 않다면.
“흡연의 폐해를 잘 아는 의사지만 금연 후에도 담배 생각이 간절했다. 니코틴은 체내에서 에너지를 사용하는데 갑자기 안 들어오니까 식욕이 증가하고 살이 5㎏ 정도 쪘다. 국립암센터에서 금연서약서를 쓰고도 한두 개비 피운 적이 있다. 그만큼 어렵다. 금연하고 싶다면 금연상담전화(1544-9030)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금연상담사가 한 달에 8번, 1년간 전화해 관리해준다. 전국 보건소에도 금연클리닉이 있어 금연 패치·껌을 무료로 제공한다. 금연 성공률은 의지만으론 3~5%에 그치지만, 상담하면 10%, 니코틴 대체제를 쓰면 15%, 약물치료를 받으면 25~30%까지 오른다.”

-전자담배는 어떤가.
“전자담배가 담배를 끊는 데 효과적이라는 정확한 임상연구가 아직 없다. 전자담배 회사에서 연구비를 받아 진행된 연구에 따르면, 그냥 담배를 피운 그룹보다 전자담배를 피운 그룹이 흡연욕구가 덜했다고 한다. 그러나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는 전자담배의 효과와 안전성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전자담배가 정말 담배보다 덜 해로운지도 의문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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