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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터뷰] 내털리 포트먼 “한국인, 우리 유대인과 비슷”

중앙일보 2011.02.26 02:14 주말섹션 4면 지면보기
내털리 포트먼은 올해 ‘디올 코스메틱’의 향수 제품인 ‘미스 디올’의 새 모델이 됐다. 그녀가 모델로 등장하는 동영상과 사진은 올 5월부터 광고를 탄다. 동영상은 소피아 코폴라(40) 감독이 맡았다. 영화 ‘대부’ 시리즈로 유명한 프랜시스 코폴라 감독의 딸이다. 2003년 영화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를 만들었다. 광고 사진은 런던에서 주로 활동하는 팀 워커가 찍었다. 영화 ‘레옹’ 촬영 당시 포트먼의 사진을 처음 찍은 작가이기도 하다. 이것들을 찍은 곳은 파리다. ‘크리스챤 디올’을 창립한 디자이너 크리스티앙 디오르가 프랑스인이었고, 본사도 여전히 거기에 있으니까. 포트먼이 그녀의 첫 영화 ‘레옹’을 찍었던 곳 역시 파리였다.


[j Story] “힐러리 같은 지혜로운 여성 … 내면이 아름다운 오드리 헵번 내가 존경하는 사람들입니다”

 28일 오전(한국시간) 발표될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의 영예가 영화 ‘블랙 스완’의 여주인공 포트먼에게 갈 것이라는 전조일까. 디올 코스메틱의 동영상에도 백조가 출연한다. 클로드 마티네즈 디올 코스메틱 사장은 “수년 전 우리 회사의 일러스트레이터 중 하나가 ‘미스 디올’의 상징물로 검은 넥타이를 목에 두른 백조를 그린 적이 있다. 블랙 스완과는 무관한 우연의 일치”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스 디올은 우아함, 젊음, 그리고 ‘일상의 기쁨’(joie de vivre) 등으로 넘치는 여성을 상징한다”면서 “내털리 포트먼보다 이를 더 잘 대변할 수 있는 배우는 없다”고 치켜세웠다.















포트먼이 공개한 ‘미(美)’ 가꾸기 비결



와의 뉴욕 인터뷰에서 향수와 화장에 대해 얘기할 때 포트먼의 표정은, 영화나 인권운동을 얘기할 때와 사뭇 달랐다. 한편으론 수줍어하고, 다른 편으론 발랄했다. ‘마틸다’의 이미지가 되살아나는 듯했다. 스타일과 관련된 에피소드도 스스럼없이 공개했다.



●‘미스 디올’의 모델로서 당신이 추구하는 것은 무엇인가.



 “’자기 자신이 되는 것’ 또는 ‘진정한 여성성을 추구하는 것’이다. 일에서 프로가 되는 것, 그리고 인류 전체의 관심사와 친구·가족에 대해 사랑을 갖는 것이다.”



●우아함과 젊음을 정의한다면.



 “스스로에게 편안함을 느끼는 것, 자신으로 남으며(being who you are) 가식이 없는 것, 이런 게 우아함 아닐까. ‘젊음’이란 ‘세상이 나에 대해 기대하는 것을 알아채기 전의 나의 가장 순수한 상태’라고 생각한다.”



●향수는 어떤 향을 주로 쓰나. 꽃 향기, 나무 향기?



 “당연히 꽃 향기다. 재스민을 가장 좋아한다. 가장 섬세하고 아름다운 향이다.”



●어릴 적엔 어떤 향을 썼나. 특별한 향에 대한 기억이 있나.



 “10대 때 딸기 향이 나는 입술보호제를 썼다. 그리고 이후엔 바닐라 향을 썼다. 나이를 먹으면서 다시 꽃 향기로 옮겨왔다.”



●남성에게 나는 향은 어떤 것을 좋아하나.



 “그냥 깨끗한 느낌이 좋다. 샤워 직후의 냄새?”



●향에 민감한 편인가.



 “그렇다. 우리 엄마가 특히 후각이 대단하다. 엄마는 냄새만 맡고도 뭐가 잘되고, 못되고 있는지 다 알아챘다. 그래서 내가 ‘히피’처럼 행동할 때도 엄마는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 하하.”



●향수는 어떻게 뿌리나. 귀 아니면 손목?



 “엄마가 가르쳐준 방법이 있다. 정확한 것인지는 모르겠다. ‘향수를 네 앞에 뿌리고 그 속으로 걸어가라’고 했다. 지금도 그렇게 한다.”









디올 코스메틱의 광고 촬영 중인 내털리 포트먼.



●어머니가 화장에 대해 가르쳐준 게 있다면.



 “얼굴에 있는 어떤 것도 손으로 짜지 말라고 하셨다. 어려서부터 ‘얼굴에 되도록 손을 대지 말라’는 걸 배웠다.”



●당신보다 더 어린 여성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은.



 “자외선 차단제를 꼭 쓰라는 것이다.”



●홍보 동영상을 찍은 파리에 대한 추억이 많겠다.



 “레옹을 찍을 때 엄마가 나를 박물관에 데리고 다녔다. 로댕 박물관을 구경한 뒤엔 점토를 사와 우리가 봤던 작품을 흉내내 빚어보기도 했다.”



●동영상을 함께 찍은 남성 상대역은 당신보다 많이 어리다.



 “촬영 첫 장면이 키스신이었다. 그래서 ‘만나서 반가워요. 자, 키스합시다’ 이런 분위기였다. 그는 21세였다. 내가 마치 중년 같다는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그는 매우 성숙한 친구였다. 덕분에 함께 낄낄거리고 찍을 수 있었다.”



●그동안 스타일과 관련해 당신이 저지른 가장 큰 실수는.



 “대학 다닐 때 일이다. 핼러윈 축제를 앞두고 영화 ‘롤라 런’(Lola Rennt, 1998)의 롤라처럼 분장하기로 마음먹었다. 진분홍 머리의 롤라 말이다. 대개는 핼러윈에 가발을 쓰는데 나는 진짜로 염색을 했다. 원래는 재미있게 놀고 나서, 한두 달 뒤에 다시 염색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핼러윈 다음날 너무나 많은 사람이 멈춰 서서 나를 쳐다봤다. 곧바로 다시 짙은 갈색으로 염색을 했다.”



●향수는 매일 뿌리나.



 “사실 특별한 날에만 뿌린다.”



●디올 외에 즐겨 쓰는 향수는?



 “제가 잘리길 바라세요? 하하.”



●메이크업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눈. 사람의 영혼을 가장 잘 드러내주니까.”





침대에 누울 때 ‘난 행복한 여자’



 이날 인터뷰에선 화장과 스타일 말고도 포트먼의 취향과 관련된 질문이 다수 포함됐다. 그녀의 대답은 참 솔직했다.



●하루 중 가장 행복한 때는.



 “침대에 눕는 순간이다. 이때 정말 즐겁다.”



●싫어하는 것들은 뭔가.



 “입맛이 어린애 같아 여전히 커피와 맥주가 싫다. 테크노 음악도 안 좋아한다. 싫어하는 게 많지는 않은 편이다.”



●좋아하는 디자이너를 꼽는다면.



 “로다테 브랜드를 좋아한다. 랑방의 디자이너 알버 엘바즈와 디올의 존 길리아노 역시 좋아한다.”



●휴식을 취할 땐 어떤 휴양지를 선호하나.



 “몰디브다.”



●인생에서 가장 깊은 감명을 준 사람은.



 “우리 부모님이다. 늘 나를 격려하고 지지해줬다.”



●채식주의자인데, 매일 똑같은 것을 먹나.



 “아침엔 오트밀과 계란·토스트, 점심은 파스타, 밥·콩·두부 등을 다양하게 먹는다. 채식주의자에게도 다양한 선택의 여지가 있다.”



●특히 좋아하는 음식은 뭔가.



 “빵과 파스타다.”



●영화는 예술의 일종이다. 패션 역시 그렇다고 생각하나.



 “그럴 수도 있지만, 늘 그렇진 않다고 생각한다.”



●각종 행사에 빠지지 않으면서도 아름다움을 유지하려면.



 “술을 마시지 말아야 한다.”



●이제껏 세상에서 가장 잘생긴 남자는.



 “알랭 들롱. 정말 멋있다고 생각한다.”



●좋아하는 책은.



 “생텍쥐페리의 소설 『어린 왕자』다.”



●좋아하는 색은.



 “분홍색이다.”



●좋아하는 소리는.



 “웃음소리다. 하하.”



 뉴욕=성시윤 기자
















j 칵테일 >> 기자회견도 한 편의 영화 … 전반은 로맨스, 후반은 코미디



포트먼과의 기자회견. 그녀가 나타나 퇴장하기까지 과정은 한 편의 ‘영화’ 였다. 회견장의 대형 스크린에서 그녀가 출연한 영화들의 하이라이트, 디올 측과 함께 찍은 사진 슬라이드와 동영상이 잇따라 상영된 뒤 사회자가 ‘내털리 포트먼을 소개합니다’ 하고 외쳤다. 기자들의 시선이 입구 쪽으로 쏠렸지만 포트먼은 나타나지 않았다.



 그때 대형 스크린이 스르르 올라갔다. 그 뒤에 예쁘게 꾸며진 방 하나가 숨어 있었고 포트먼이 한가운데 놓인 분홍색 소파에 공주처럼 앉아 있었다. 1시간 가까이 질문과 대답이 오갔다. 스크린이 내려졌고, 포트먼은 박수 속에서 시야에서 사라졌다.



 텅 빈 스크린에는 그녀의 클로즈업 사진이 투영됐다. 일부 기자는 사진을 배경으로 셀카를 찍었다. 순서를 기다리는 줄도 생겼다. 그러자 주최 측 관계자가 난처한 표정으로 다가섰다. “저… 포트먼이 퇴장해야 하는데… 다음 일정이 또 있어서….” 기자들은 ‘그걸 왜 우리에게…?’라는 듯 서로를 쳐다봤다.



 공주의 출입구는 바로 스크린이었다. 회견 한참 전부터 그 방 안에 갇혀 있었던 것이다. 탑에 갇혀 있던 라푼젤일까. 공주의 입장과 퇴장을 다룬 영화는 전반은 로맨스, 후반은 코믹이었다.



▶[아시아 일간지 중 단독 인터뷰] 내털리 포트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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