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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팔로어 3700만 명’ 레이디 가가를 모르는 분들께

중앙일보 2011.02.26 01:31 종합 2면 지면보기






정강현
문화부문 기자




중앙일보 2월 25일자 2면에 실린 사진 한 장을 혹 보셨는지요. 국내 언론 중 중앙일보만이 단독 취재한 여성 팝가수 레이디 가가(Lady Gaga·25) 뉴욕 콘서트의 한 장면입니다. 사진 속 가가는 비닐로 만든 수녀복을 입고 있습니다. 중요 부위만 가린 채 속살이 훤히 들여다보입니다. 기사가 나간 뒤 여러 의견이 전해졌습니다. “팝 트렌드를 이끄는 가가의 모습이 잘 담겼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일부 독자는 “낯 뜨거운 사진이 거슬렸다”는 견해를 밝혀오셨죠.









레이디 가가



 사실 보수적인 독자라면 불편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도 본지가 가가의 공연 현장에 주목한 까닭이 있습니다. 지금 가가는 단순히 선정성을 이유로 딴죽을 걸 만한 가수가 아닙니다. 전 세계 팬들에게 그는 혁신을 선도하는 아티스트로 단단히 자리 잡았습니다. 최근 열린 그래미상 시상식에서 3관왕에 오르고, 새 싱글 앨범 ‘본 디스 웨이(Born This Way)’가 23개국 아이튠스 차트에서 동시 1위에 오른 걸 보면 뮤지션으로서도 세계 최고 수준임을 알 수 있습니다. 세계의 젊은 문화 트렌드를 이야기할 때 그를 빼놓고선 대화 자체가 안 될 정도죠.



 특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분야에서의 영향력은 독보적입니다. 최근 중동의 혁명 릴레이에서 보듯, SNS는 권력의 지형도를 뒤흔들 만큼 막강합니다. 가가의 트위터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많은 팔로어(840만 명)를 거느리고 있습니다. 페이스북 팬의 경우 세계 6위(2890만 명)인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7위(1845만 명)니까 그 영향력은 미루어 짐작할 수 있겠죠. 가가의 트위터·페이스북 팬을 합치면 약 3700만 명이니 캐나다 인구(약 3400만 명)보다 많은 셈입니다. 순식간에 메시지가 퍼지는 SNS의 속성상 가가의 한마디는 지구촌을 들썩이게 할 수도 있다는 얘기죠.



 예술은 중간지대에 있지 않습니다. 극단에서 관습을 뒤엎을 때 새로운 예술 양식이 태어납니다. 가가는 그런 극단의 아티스트입니다. 파격적인 퍼포먼스로 예술의 영토를 넓히는 중이랄까요. ‘팝의 제왕’ 마이클 잭슨도, ‘팝의 여왕’ 마돈나도 가보지 못한 새로운 길입니다. 더구나 그에겐 4000만 명에 육박하는 글로벌 팬이 있습니다. 우리가 이제 갓 스물다섯에 이른 이 도발적 아티스트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정강현 문화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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