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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장 시민군 트리폴리 포위 … 철권통치 카다피 운명 건 ‘아마겟돈’

중앙일보 2011.02.26 01:27 종합 2면 지면보기
리비아의 수도 트리폴리를 놓고 무아마르 카다피(Muammar Qaddafi) 최고지도자의 군대와 그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민군이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다. 카다피의 운명을 결정짓는 최후의 결전에 돌입한 것이다. 25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시민군은 트리폴리 외곽까지 진격해 친카다피 군대와 교전하고 있다.


피로 물든 트리폴리

 트리폴리 시민들은 “트리폴리 외곽에서 총성과 포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트리폴리 진입을 앞둔 시민군과 수도를 사수하려는 친카다피 군대 간 공방이 치열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도심에서는 카다피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릴 예정이어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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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다피는 트리폴리 사수를 위해 친위부대인 혁명수비대 1만여 명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으며, 용병과 민병대까지 동원하고 있다. 최근 시위대를 무자비하게 유혈진압해 악명을 떨쳤던 용병은 25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러시아제 수호이(Su)-22 전투기와 헬기, 탱크와 스커드미사일 등으로 중무장하고 있다. 반면 시민군은 반정부 시위에 가담했던 시민들과 시위대에 대한 발포를 거부하고 혁명에 가담한 정규군 출신 등으로 이뤄져 있다. 이들은 과거 정규군이 보유했던 장갑차·박격포와 각종 자동화기를 갖추고 있다. 양측이 중무장을 하고 있는 만큼 대규모 인명 피해가 날 가능성이 크다. 특히 혁명수비대의 경우 첨단무기를 갖춘 최정예요원으로 구성돼 이들의 전투력이 트리폴리의 운명을 결정짓는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7만6000명에 이르는 정규군의 역할도 주목받고 있다. 카다피가 쿠데타를 우려해 정규군을 제대로 육성하진 않았지만 수적으로 리비아군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규군이 대거 시민군으로 돌아설 경우 트리폴리가 시민군에 함락되는 시간이 크게 단축될 것으로 보인다. 외신들은 부족 간 반목이 심한 리비아의 역사적 배경으로 볼 때 트리폴리 전투에서 정규군의 상당수가 반카다피 진영에 합류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그동안 카다피가 속한 카다파 부족 출신이 군의 요직을 독차지해 군부 내 불만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궁지에 몰린 카다피가 생물·화학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계속 나오고 있다. 사태가 급박하게 돌아가면서 각국은 자국민의 안전한 탈출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만6000명의 국민이 현지에서 일하던 필리핀은 베니그노 아키노 대통령이 직접 탈출작전을 지휘하고 있으며, 특별예산 230만 달러를 들여 전세 항공기를 마련했다.



인도는 리비아 제2도시 벵가지에 구출선을 보냈고, 특별기도 띄웠다. 터키도 항공기 15대와 선박 2척을 동원해 24일까지 6700명을 탈출시켰고, 승선 인원이 1500명인 군함도 보냈다. 사태 초기 약 3만 명이 체류했던 중국은 25일 새벽까지 1만2000명을 자국 또는 제3국으로 피신시켰으며, 현재 수송용 버스 100대를 리비아·이집트 국경에 대기시켜 놓고 있다.



최익재·이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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