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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폭탄테러 당할 뻔

중앙일보 2011.02.26 00:33 종합 12면 지면보기



사우디 출신 20대, 인터넷서 TNT 원료 구하려다 체포
택배사서 “수상하다” 제보





조지 W 부시(George W. Bush) 전 미국 대통령의 텍사스 집을 상대로 폭탄테러를 계획했던 사우디아라비아 출신 청년이 미 연방수사국(FBI)에 붙잡혔다.



 AP통신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24일(현지시간) 2008년 학생비자로 미국에 입국한 칼리드 알리 알다우사리(20·사진)가 폭탄 제조에 쓰이는 화학약품을 구매하려다 FBI에 체포됐다고 밝혔다.



 FBI가 법원에 제출한 수사 기록에 따르면 알다우사리는 스스로에게 쓴 ‘나이스 타깃’이라는 제목의 e-메일에 테러를 벌일 수력발전소와 핵발전소 목록을 적었다. 또 ‘독재자(Tyrant)의 집’이라는 제목의 메일엔 부시 전 대통령의 집 주소를 적었다. FBI는 그가 폭발물을 감추기 위해 폭탄을 숨긴 인형을 실은 유모차를 사용하려 했으며 배낭에 폭탄을 숨겨 나이트클럽을 겨냥한 테러도 기도했다고 밝혔다.



 알다우사리는 텍사스주 러벅시 소재 사우스 플레인스 칼리지에서 화공학을 전공하고 있었다.



 그의 꼬리가 잡힌 건 택배회사 덕분이다. 알다우사리는 이달 초 인터넷을 통해 노스캐롤라이나의 한 화학회사에 강력한 폭발물질인 피크르산(TNP) 제조에 쓰이는 화학약품을 주문했다. 하지만 물품을 수상히 여긴 택배회사가 당국에 신고했고, 추적에 나선 FBI에 의해 23일 붙잡혔다. 그가 구매한 TNP 물량은 15파운드 정도로 2005년 수십 명의 사망자를 낸 런던 지하철 테러 공격 때 사용된 폭발물과 맞먹는 양이다.



 FBI는 알다우사리의 아파트 숙소에 폭발물 제조설비가 갖춰져 있었으며, 일기에 “영어와 폭탄 제조법을 완전히 익힌 그때가 바로 미국에서 ‘지하드(성전)를 벌일 시간”이라고 쓰는 등 수년간 폭탄테러를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FBI는 일기에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의 연설에 감명받았다는 내용도 나오긴 하지만 알카에다 등 급진주의 집단에 속한 인물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알다우사리는 추적을 피하기 위해 다양한 계정의 e-메일을 썼으며, 휴대전화를 원격 폭발장치로 개조하는 방법 등도 메일로 입수해 놓고 있었다. 알다우사리는 25일 텍사스주 법원에 출두할 예정이다.



이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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