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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광장] 국방에 ‘밥그릇 싸움’이 어디 있는가

중앙일보 2011.02.26 00:24 종합 29면 지면보기






김동익
언론인




북한의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도발 사건 이후 국방개혁 논의가 활발하다. 전문가들의 논의로 원만한 개혁안이 나올 것을 기대하지만 그간에 나온 의견 중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되는 면이 있어 과연 만족할 만한 개혁안이 나올지 약간의 의구심도 생기는 게 사실이다.



 연평도가 공격을 당했을 때 우리 군(軍)도 대응포격을 가했다. 그러나 그 보복대응의 포탄 일부는 육지에 이르지 못했느니, 인민군 포대에 명중이 안 됐느니 하는 얘기가 있었다. 그 당시 많은 국민이 의아해했다. 기동성이 탁월하고 막강한 전력을 보유한 전투기 1개 편대가 적의 해안포대를 때렸으면 5분 안에 충분한 보복을 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작전지휘권이 미군에 있기 때문에 공군이 출격할 수 없는 것인지, 대한민국 합동참모본부(함참)가 그런 작전지시를 적시(適時)에 하지 못한 것인지를 알 수 없다. 또 궁금한 것이 있다. 연평도에서 북한 해안으로 포격한 것은 미군의 작전지휘를 받은 것인가? 긴급하고 정당한 자위권 행사에 지휘권 관할이 문제될 수 있는 것인가? 정당방위는 누구의 지시도 자문도 받지 않는 즉각적·본능적인 것이 특징이다. 우리의 정당한 자위권은 본능적으로 작동을 했는가?



 연평도 사태로 가속화된 국방개혁 논의의 핵심은 군의 합동성을 어떻게 강화하느냐다. 군의 합동성은 적어도 군령(軍令) 부문에서 매우 중요하다. 육·해·공군의 작전이 협동적으로 수행돼야 한다는 얘기다. 그러나 군 체제의 합동성과 통합성은 별개다. 미국·프랑스·독일·일본 등 주요 선진국은 군정·군령의 분리와 문민통제 원칙을 준수하고, 3군의 전문성을 유지하면서 합동작전능력을 향상시키고 있다. 합동군(Combined Forces) 개념의 군제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가닥이 잡혀가고 있는 군 개혁안은 군정·군령이 일원화된 실질적 통합군제인 합동군사령부를 추진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장단점이 있겠으나 현재와 같이 3군 전력이 불균형한 상태에선 단점이 더 부각될 수 있다.



 걸프전 이후의 전쟁 사례를 보면 과거 수세기에 걸쳐 이루어졌던 소모전·파괴전 양상과는 달리 군사력의 과학화·정보화로 현대전의 양상이 크게 바뀌었다. 원거리 정밀 미사일과 고성능 전폭기에 의한 점 목표공격(Pin Point Attack)이 가능해져, 인명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적의 심장부를 강타함으로써 적의 전쟁의지를 꺾는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북의 해안포에 대한 대공습은 적의 심장부도 때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효과적인 응징인 것이다.



 군 개혁안이 거론되면서 군 상부구조의 3군 비율 문제가 탁상에 오르고 있다. 또 밥그릇 싸움을 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한심하고 안타까운 일이다. 국방에 기득권, 밥그릇이 어디 있는가. 군 개혁은 돈의 문제가 아니고 시간을 서두를 문제도 아니다. 현대전에 적절한 합동성을 이끌어내기 위해 각 군의 이해관계를 뛰어넘는 군의 의지가 가장 중요한 문제다.



김동익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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