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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살 평택항 “100년 넘은 인천항 뛰어넘겠다”

중앙일보 2011.02.24 00:52 종합 24면 지면보기



수도권 두 대표 항구 ‘넘버원’ 경쟁



서해안의 대표 항구 자리를 놓고 인천항(왼쪽)과 평택항이 경쟁을 하고 있다. 인천항이 화물처리량이나 취항 항로 등에서 평택항을 앞서고 있지만 평택항도 지난해 자동차 수출 1위를 기록했다. [인천항·평택항 제공]





11살 된 평택항이 128년 역사의 인천항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수도권 최대의 수출입 항구 자리를 놓고서다. 전국적으론 부산항이 부동의 1위 항구이지만 중국과의 무역량이 늘어나면서 인천항과 평택항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더욱이 고유가 시대를 맞아 부산까지의 육상 운송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이들 수도권 항구가 뜨고 있다.











23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9번 자동차 부두. 서유럽으로 수출되는 9000여 대의 자동차가 선적을 앞두고 햇빛에 반짝였다. “시작합시다.” 오홍석 기아자동차 수출선적팀 차장의 말에 이들 자동차가 5만t급 자동차 운반선으로 줄지어 이동하기 시작했다. 자로 잰 듯 10㎝ 간격으로 선적된 자동차들의 행렬이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오 차장은 “평택항은 수도권과 가깝고 수심도 깊어 자동차 수출의 최적지”라고 했다. 평택항은 지난해 울산항을 제치고 전국에서 자동차를 가장 많이 실어 나른 항구가 됐다.



 비슷한 시간 인천시 중구의 남항 컨테이너 부두. 거대한 크레인 2대가 굉음을 울리며 컨테이너선 ITHA BUHM호(1만5000t급, 1300TEU급)에 컨테이너를 선적하고 있었다. 이날 오전 7시 출항해 상하이~호찌민~싱가포르~자카르타로 향하는 이 배는 인천항에서 자동차 부품 등 344개의 컨테이너를 실었다. 인천항만공사 김성철 과장은 “이곳 남항부두에서만 하루 3300개씩의 컨테이너 화물이 드나든다”며 “인천항 전체로는 하루 5200개에 이른다”고 말했다.



 화물 물동량이나 취항 항로 수만 따지면 아직까지는 인천항이 월등히 우세하다. 인천항은 지난해 컨테이너 190만TEU(20피트짜리 컨테이너)를 처리했다. 부산항·광양항에 이어 3위의 실적이다. 올해는 211만TEU로 늘릴 계획이다. 2015년까지 세계 20위권의 항만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다. 걸림돌은 중국 등 아시아에 치중된 항로다. 인천항은 새로운 물동량을 창출하기 위해 LCL 화물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LCL(Less than a Container Load) 화물은 컨테이너 1개를 모두 채우기에는 부족한 소량의 화물이다. 또 미주·유럽 항로를 유치하기 위해 항만 이용비 전액 면제 등의 인센티브도 내걸었다. 김종태 인천항만공사 사장은 “컨테이너 물동량이나 취항 항로 수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아직 평택항은 멀었다”며 “올해는 미주와 유럽 항로의 개척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평택항은 “2~3년만 지나면 인천항을 따라잡을 것”이라며 항구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자동차 94만7000여 대를 처리해 전년 대비 44%의 성장률을 보였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전체 화물과 여객선 승선 인원도 각각 46%, 44% 증가했다. 그러나 아직 화주나 선사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데다 취항 항로가 컨테이너 14개, 카페리 4개에 불과한 것이 약점이다. 평택항은 신규 항로 유치를 위해 중국·대만 등의 세계적 선사 12곳을 상대로 적극적인 마케팅을 하고 있다. 또 다음 달엔 주 3회 제주로 가는 카페리도 새로 취항할 예정이다. 서정호 평택항만공사 사장은 “아직은 인천항의 절반 수준이지만 성장 속도가 가파르다”며 “국내 항구 중에선 중국 연안 지역과의 거리가 가장 가까워 잠재력도 크다”고 말했다.



인천·평택=정기환·최모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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