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내 세금 낭비 스톱!] ‘용인의 재앙’ 용인 경전철 국제중재 신청

중앙일보 2011.02.22 00:27 종합 18면 지면보기



김학규 “하자 해결 뒤 개통”… 김학필 “개통 늦추기 트집



김학규 시장(左), 김학필 사장(右)



용인 경전철(에버라인) 개통을 둘러싼 갈등이 국제 분쟁으로 비화했다. 용인 경전철 시행사인 용인경전철㈜은 21일 용인시가 실시협약을 이행하지 않는다며 국제중재법원에 중재를 신청했다. 경전철 건설비에 외국계 자본이 일부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용인시는 “아직 개통을 위한 모든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았다”며 “시도 적극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용인 경전철은 지난해 7월 개통 예정이었다. 그러나 운영적자보존 비용 문제로 공방을 벌이며 8개월째 고철덩어리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첨예하게 맞서는 양측의 입장을 살펴본다. <본지 2월 18일자 1·4면, 19일자 22면 참조>



안전 문제 꺼낸 용인시



하루 예상승객 1만 명 불과



30년간 하루 2억 적자 어떻게




김학규 용인시장은 21일 인터뷰 전 두툼한 책자 하나를 기자에게 내밀었다. 500여 쪽 분량의 ‘용인 경량전철 구조물 정밀점검 보고서’ 였다. 일부 교각과 역사 등 경전철 구조물의 하자 보수 또는 보강 공사가 필요하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달 용인시와 서울에 본사를 둔 토목구조물 설계 및 안전진단 전문업체가 공동으로 조사해 만들었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김 시장은 집무실 책장에 비치된 이 보고서를 볼 때마다 울화통이 터진다고 말했다. 경전철이 안전을 보장 못 하고, 그것도 모자라 시 살림을 거덜내는 골칫거리가 돼서다. 그는 “시 재정만 파탄 내는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시설”이라고도 했다. 그러나 그는 “(상황이 이렇다고) 무작정 경전철 개통을 지연시킬 수는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미 만들어진 공공교통시설이니 어느 정도의 적자를 보더라도 적절한 시기에 개통시키겠다”는 설명이다.



-적절한 시기란.



 “현재는 시민들이 경전철을 안전하게 타고 다닐 수 없다. 교각과 역사 등에서 모두 40여 건의 부실시공이 이뤄졌다. 동백동과 상갈동에서 소음 피해가 우려된다는 집단민원이 접수된 상태다. 용인경전철㈜이 우선적으로 시설물 하자 보수와 주민 소음 피해 대책을 완벽하게 마무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문제가 해결되면 개통되나.



 “최근 용인시 경전철 태스크포스(TF)가 조사한 결과 하루 이용 예상 승객은 더 줄어 1만 명 수준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경기개발연구원이 조사한 3만2000명의 3분의 1 수준이다. 이럴 경우 30년간 하루 2억원씩 적자를 보전해줘야 한다. 시민들의 세금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그래서 개통이 어려운 거다.”



-시 예산으로 메워야 할 돈이 엄청나다.



 “적자운영 최소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경전철을 교통수단뿐 아니라 관광자원으로 병행해 운행하는 방안도 검토해 볼 생각이다. 용인경전철㈜과 적자 보전 비율도 다시 협의해 조정할 필요성이 있다. 최대한 낮출 수 있는 데까지 낮추겠다.”



-사태를 이 지경으로 만든 전임 시장에 법적 대응을 할 것인가.



 “···.”(김 시장은 대답을 회피했다)



용인=정영진 기자



국제이슈화 용인경전철(주)



수요 감소한 건 정책 변화 탓



적자 보전율 재협상은 없다




용인경전철㈜이 국내 법원보다는 국제중재를 택했다. 그동안 투자된 비용과 손해배상금을 받으려면 국제적인 이슈로 비화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용인경전철㈜이 순수하게 투자한 7000여억원 중 캐나다 경전철 제작업체인 봄바디어사가 400억~500억원을 부담했다. 용인경전철㈜ 관계자는 “2004년 7월 실시협약 당시 쌍방 간에 분쟁이 발생하면 국제중재를 신청할 수 있도록 합의했다”고 말했다. 김학필 사장은 “용인시의 준공 거부 때문에 하루 1억2000만원의 이자와 월 20억~30억원의 운영비를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ICA의 중재 기간은 통상 3개월에서 1년 넘게 걸린다. ICA의 결정은 국내법과 같은 효력을 지니지만 한쪽이 불복하면 국내 법원에서 다시 중재 판결 청구소송을 거쳐야 한다.



 양쪽 갈등의 핵심인 적자 보전 규모에 대해서도 “수요가 감소한 것은 정부와 지자체의 정책 변화 때문이지 민간사업자의 책임이 아니다”라고 했다. 업체 측은 분당선 연장노선(오리~수원) 공사와 용인 동부권 개발이 늦어지고 수도권 대중교통 통합요금제가 시행되면서 경전철 수요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적자 보전 비율에 대한 재조정과 관련해서는 “이미 적자 보전 비율을 90%에서 79.9%로 낮췄는데 더 하향 조정은 안 된다”고 말했다.



 40여 건의 하자 보수와 소음 대책이 선행돼야 한다는 시의 주장에 대해서도 용인경전철㈜은 반박했다. “실시협약대로 공사를 마쳤으며 (시의 주장은) 개통을 늦추려는 트집 잡기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업체 측은 지난해 11월 동백지구 인근 지역 아파트 입주민들과 개통 후 소음 저감시설 공사를 완료하기로 합의하고 이를 시에 보고했다고 설명했다.



 용인경전철㈜은 사무실 전기요금마저 내지 못해 한 차례 옮겼다가 다시 사무실 크기를 줄여 옮겨야 할 만큼 자금 사정이 좋지 않다고 주장했다. 4년 넘게 경전철 개통을 준비해 온 운영요원 165명도 이달 11일 모두 정리해고됐다.



용인=유길용 기자



용인시 입장



■ 부실시공:일부 교각과 역사 등에서 부실 40여 곳 확인



■ 소음피해:동백·상갈동 등 3개 동 주민 집단 반발



■ 적자운영비 보조금 비율:최소 75% 이하



■ 연간예상 적자액:550억원



■ 개통 시기:“시민 안전 보장되고 재정 손실 최소화 방안 마련 후”



용인경전철㈜ 입장



■ 부실시공:실시협약 따라 정상 시공



■ 소음피해:개통 후 보완하기로 주민들과 합의



■ 적자운영비 보조금 비율:79.9%(계약대로)



■ 연간예상 적자액:550억원



■ 개통 시기:즉시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