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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빈자리 할인정보사업은 우리가 처음”

중앙일보 2011.02.22 00:08 경제 15면 지면보기



서울대생 3인방 의기투합 소셜커머스 벤처 ‘포닝’ 창업기



소셜커머스업체 ‘포닝’의 공동창업자인 박재훈(왼쪽)·한승상(가운데)·이다훈씨. 포닝은 소규모 영세업소도 수수료 없이 참여할 수 있는 소셜 쇼핑 서비스다. [강정현 기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모바일 쿠폰 비즈니스를 결합한 소셜커머스업체 ‘포닝(PONING)’. 이 신생 벤처기업의 기획이사 박재훈(27)씨의 꿈은 본래 신학자였다. 생후 3개월에 앓은 소아암 때문에 두 다리가 온전치 못한 그는 고교 시절까지 휠체어 신세를 졌다. 서울대 경제학과에 입학한 뒤 상태가 더욱 악화됐다. 결국 왼쪽 다리는 무릎 아래를, 오른쪽은 발목을 절단한 뒤 보조기와 의족을 사용하게 됐다. 몸은 불편하지만 머리 회전은 남들보다 빠르다. 멘사 회원인 그는 아이큐(IQ)가 너무 높다는 이유로 ‘상위 1%, 156 이상이며 정확한 IQ는 측정 불가’ 판정을 받았다.



 그가 포닝에 참여한 것은 지난해 이다훈(26·서울대 경제4) 부사장을 만나면서다. 이 부사장은 지난해 1학기 교양과목인 ‘창업과 경제’ 수업에서 만난 한승상(27·서울대 경제4) 대표와 벤처 창업을 준비하고 있었다. 의기투합한 이들은 안정된 공사·대기업 입사 대신 창업에 나섰다. 이 부사장은 “한국은행처럼 국가 경제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곳에서 일하고 싶다는 꿈이 있었다. 하지만 창업 수업을 들으면서 진정 가슴 뛰는 일을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 이사는 “신학도 결국 사람에 관한 학문이다. 창업 경험을 통해 사람에 대해 보다 많은 걸 배우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들이 창업한 ‘포닝’은 비즈니스 모델이 좀 독특하다. 일반 소셜커머스는 일정량의 쿠폰이 모두 팔릴 경우에만 거래가 성사되지만 포닝은 1~5개의 소량 쿠폰을 실시간 발행하고 이를 내려받은 사용자들은 바로 사용할 수가 있다. 가령 어느 날 저녁 서울 신촌에 있는 한 식당의 10개 테이블 중 5개 테이블이 비어 있다고 하자. 식당 주인은 포닝을 통해 이 5개 테이블에서 저녁 8~12시에 쓸 수 있는 쿠폰 5개를 발행할 수 있다. 이 소식을 스마트폰에 내려받은 포닝 애플리케이션(응용 프로그램, 이하 앱)에서 확인한 인근 고객들은 쿠폰을 내려받아 그 식당에서 싼값에 음식을 먹을 수 있다. 업주가 쿠폰을 발행하는 방법도 쉽다. 포닝 사이트에 파트너업체로 등록한 뒤 필요할 때 사이트에 접속해 직접 입력만 하면 된다. 수수료도 없다. 일반 소셜커머스 업체들은 업주로부터 15~30%의 수수료를 받는다. 모바일 쿠폰을 쓴 고객들은 사용한 업소에 대한 평가를 댓글이나 벌점으로 올린다.



 한 대표는 “기존 소셜커머스가 미국 ‘구루폰’의 비즈니스 모델을 그대로 옮겨온 것이라면 이 모델은 우리가 직접 기획한 세계 최초의 ‘실시간 게릴라 쿠폰’ 방식”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기존 서비스들이 계획 구매자에게 유리한 방식이라면 포닝은 충동구매자들에게 적합하다. 한 대표는 “여성들은 대체로 어디서 뭘 먹을지 미리 계획하는 편이지만 대다수 남자들은 일단 모여서 어디 갈까 정하는 충동구매형”이라며 “좀 더 싸게 먹을 수 있는 식당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면 되지 않겠느냐는 데 착안했다”고 말했다. 대량 쿠폰을 발행할 수 없는 영세업소에 유리한 것도 장점이다.



 이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세부 기획은 박 이사가, 영업은 한 대표와 이 부사장이 맡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A4용지 두 장에 앱에 대한 소개를 써서 신촌과 강남역 인근 식당·술집의 문을 두드리는 ‘무데뽀’ 영업을 시작했다. “무작정 찾아가 ‘우리는 대학생이고 이런 앱을 개발했으니 참여해 달라’고 설명을 했죠. 무시당하기 일쑤였지만 하루 10개 이상 한 400개 넘는 업소를 찾아갔습니다. 날씨가 추워서 힘들었어요.”



 지금까지 포닝에 파트너사로 등록한 업체 수는 110여 개. 지난해 12월 초 아이폰용 앱을, 지난달 안드로이드용 앱을 출시했고 총 70여 건의 쿠폰을 발행했다. 아직은 초기라 실적이 많지 않지만 조금씩 알려지면서 사정이 나아지고 있다. 한 대표는 “벤처에선 재무·기획·영업 등 모든 것을 경험할 수 있어 대기업에서보다 많은 걸 배울 수 있는 듯하다”며 “무엇보다 이렇게 멋진 친구들과 함께하게 된 나는 정말 운이 좋은 사람”이라며 활짝 웃었다.



글=박혜민 기자

사진=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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