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고교 내신, 올 중 1부터 절대평가로 바뀐다

중앙일보 2011.02.19 00:29 종합 20면 지면보기
올해 중학교 1학년이 고교에 진학하는 2014년부터 고교 내신성적 평가 방식이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바뀐다. 낙제를 의미하는 F 학점을 받은 과목은 재수강이 의무화되는 ‘과목별 재(再)이수제’도 도입된다. 한국교육개발원은 18일 이 같은 내용의 ‘중·고교 학사관리 선진화 방안’ 정책연구 시안을 발표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학부모와 교사 등 교육 분야의 여론을 수렴해 올 상반기 중 최종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교육개발원 시안 발표 … 2014년부터 시행 예정

A~F 6단계 평가 … F학점 재수강

내신 부풀리기 우려, 원점수 기록

학력 변별력·객관성 확보가 숙제














시안에 따르면 고교 내신이 현행 9등급 상대평가에서 A-B-C-D-E-F 의 6단계 절대평가로 전환된다. 내신 9등급제에선 과목별 등수(석차)에 따라 상위 4%까지 1등급, 누적 11%까지는 2등급을 주는 식으로 등급을 매겼지만 절대평가로 바뀌면 학생 개인의 성취수준을 기준으로 평가한다. 또 올해 초등 4학년이 중학생이 되는 2014년부터는 중학교도 현행 수·우·미·양·가 방식의 5단계에서 6단계(A~F) 절대평가로 바뀐다. 성취율이 90% 이상이면 A, 80% 이상은 B, 70% 이상은 C, 60% 이상은 D를 받고 60% 미만은 E 또는 F를 받는다.



 F는 교과별로 최소한의 학업 성취수준에 못 미칠 경우(성취율 50%~30% 미만)에 부여된다. F를 받으면 계절학기나 방과 후 수강 등을 통해 반드시 재수강해야 한다. E를 받으면 졸업에는 문제가 없지만, 학생 본인이 원하면 재수강 기회를 주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중학교는 과목별 석차도 그대로 유지된다. 시안 작성을 담당한 지은림 경희대 교수는 “내신 9등급제는 학생들 간에 배타적 경쟁심과 등수에 대한 지나친 스트레스를 조장한다”며 “새 제도는 학생별 성취도에 따라 평가를 함으로써 전체 학생의 학업성취도를 끌어올릴 수 있다”고 밝혔다.



 2017학년도 입시부터 적용되는 새 제도는 대입 전형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교육 전문가들은 “절대평가는 교사들이 무더기로 높은 단계의 점수를 주는 등 내신 부풀리기의 우려가 있다”며 “학교별 격차를 감안해 대학들이 편법을 동원해 고교등급제 같은 자체 평가를 강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학교별 교육여건과 학생들의 학력 수준, 교육과정 운영 실태 등을 따져 내신성적이 믿을 만한지를 평가한다는 것이다.



 시안은 이런 우려에 대비해 절대평가로 바뀌어도 학교생활기록부에는 원점수·평균·표준편차 등 학생의 상대적인 위치를 가늠할 수 있는 정보를 남겨 두도록 하고 있다. 아울러 각 대학에 A~F까지 성적 분포 비율 정보를 제공해 내신 평가의 객관성을 높이도록 할 방침이다.



 새 제도가 객관성을 인정받지 못하면 대학들의 자체 평가는 오히려 강화될 수 있다. 오종운 이투스청솔 평가이사는 “대학들이 학교 프로그램이 풍부하고 심화과목이 풍부하게 개설되는 자율고·특목고 출신을 선호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결국 교육과정을 특성화하고 학생들의 수준이 높아 심화과정 교과목 개설이 활발한 학교가 대입에 유리할 수 있다. 반면 수능 비중을 줄이고 입학사정관제를 확대한 결과 교육 여건이 열악하거나 교육과정이 평범한 고교 출신은 불리해질 수도 있다. 서울 K대 입학처 교수는 “고교가 평가를 얼마나 신뢰성 있게 하는지, 학교의 교육여건이나 학력 수준·교육과정 운영 실태는 어떤지 등을 꼼꼼히 따져 우수한 학생을 뽑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련 기자



내신 절대평가 Q&A



성적 부풀리기 막을 수 있나




학생부에 원점수·평균점수 남겨

대학이 인플레 확인할 수 있게



F학점은 졸업 못 하나



계절학기·방과후 재수강

기록 없어지면 졸업 가능



2014년부터 도입되는 절대평가 방식의 내신성적 제도의 세부 사항을 문답 형식으로 알아본다. 최종 검토가 남아 있지만 교육과학기술부는 절대평가로의 전환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어서 현 중학교 1학년과 초등 4학년부터 새 제도의 적용이 확실시되는 내용이다.



Q. 성적 산출은 어떻게 하나.



 A. 과목별로 2012년까지 성취기준과 평가기준이 정해진다. 이에 따라 A~F 성적의 기준이 정해진다. 수학 행렬을 예로 들면 행렬 성질을 증명할 수 있다면 상, 다소 복잡한 행렬을 덧셈·뺄셈할 수 있다면 중, 간단한 덧셈·뺄셈을 할 수 있으면 하 등으로 구분하는 방식이다. 6단계 척도는 이를 더욱 세분화하는 것이다.



Q. 학급별 평가도 이뤄지나.



 A. 그렇지 않다. 국가 수준에서 합의된 교과별 학업성취 평가기준에 따라 평가한다. 학교장 책임 아래에 교과별 협의회, 학교 학업성적관리위원회 등을 통해 평가내용과 방법, 기준 등을 검증한다.



Q. 절대평가제를 하면 학교들이 ‘내신 부풀리기’를 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는데



 A. 1996년 절대평가가 도입돼 2004년까지 시행됐을 때는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있었다. 지금은 학교정보공시제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결과 등을 활용해 학교의 평가관리 실태를 파악할 수 있다. 또 학생부에는 원점수와 평균점수(표준편차) 등이 기존처럼 기재되기 때문에 특정 학교에서 내신 부풀리기가 있었는지 대학이 확인할 수 있다.



Q. F학점제(재수강제)를 도입한 이유는



 A. 모든 과목에서 0점을 받아도 출석 일수만 채우면 학생을 졸업시켜 주는 현재의 학사관리는 문제가 있다. 재이수제가 도입되면 학교가 책임지고 학생들의 성취수준을 끌어올리도록 노력할 것이다.



Q. F를 받으면 졸업이 안 되는 유급인가.



 A. 그렇지 않다. 계절학기, 방과 후 수강, 타학교 교과목 수강, 특별과제 수행·시험 등을 통해 재이수하면 이전 기록은 삭제된다. 재이수 횟수는 1회로 제한된다.



Q. 몇 점을 받으면 F인가.



 A. F단계 기준은 성취율 50~30%인데, 세부 기준은 결정되지 않았다.



박수련 기자



중·고교 내신평가 어떻게 달라지나

① A-B-C-D-E-F 6단계 절대평가



② 교과별로 평가 단계 다양화



● 예술·체육은 3단계

● 교양이나 기초·심화과정 교과는 2단계(P/F)



③ 교과목별 재이수제(F학점)



● 최소 학업성취기준(성취율 50%~30%) 미만은 F학점, 재이수 의무화

● 학생부에 F 삭제하고 재이수 성적으로 수정

● 재이수 횟수는 1회로 제한



*자료 : 한국교육과정평가원(지은림 경희대 교수)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