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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광장] 국방 분야 자격제도 법제화해야

중앙일보 2011.02.19 00:28 종합 33면 지면보기






박효선
청주대 교수·군사학




현재 국방 분야의 자격제도는 법제화돼 있지 않다. 국가기술자격법에 의해 국방부 장관에게 위탁 시행되고 있는 자격과 이른바 ‘군내 자격’으로 각군 등이 자율적으로 검정·시행해 운영되는 자격으로 이뤄져 있다. 국방부 장관에게 위탁 시행되고 있는 국가기술자격은 현재 93개 종목이다. 산업기사 22개 종목, 기능사 71개 종목으로 연간 1만여 명에게 부여되고 있다. 국방부가 자체적으로 검정을 실시해 운영하는 이른바 ‘군내 자격’은 총 89개 종목으로 각군 학교와 부대에서 교육훈련과 검정을 통해 자격을 부여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법령상 인정되는 자격이 아니라 각 군의 자체 규정에 따라 각 학교장 등의 명의로 따로 운영되고 있다. 실제로 모든 특기병과 간부가 관련된다는 점에서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이다.



 ‘국방자격’은 군 직무분야 교육훈련 또는 임무수행으로 얻은 국방직무능력에 대해 국방부 장관이 검정하고 관리하는 자격을 의미한다. 넓은 의미로의 국방자격은 국가자격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따라서 새로운 법령을 만들어 국가기술자격에 준하는 효력을 가지는 ‘국방기술자격’을 국가자격의 일종으로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법리적으로도 자격제도를 총괄하는 자격기본법상 국방·치안 등 공익 직결 분야에 대해서는 별도의 법률제정이 가능토록 규정하고 있어 문제는 없다.



 그런데도 국가기술자격법 주관부처가 일관되게 법제화를 반대하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 반대의 논리는 국가기술자격과 혼용돼 산업현장과 국민에게 혼란이 우려되고, 국가기술자격과 중복되며, 활용방안이 부재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천안함 피격 사건에서 보았듯이 처음에는 민간 스쿠버가 합동으로 수색작전에 나섰지만 끝내 근처에도 가지 못하고 철수했던 일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군은 싸워 이기는 ‘전투형 군대’를 육성하기 위해 교육훈련과 전투준비에 전념해야 한다. 그러면서도 생산적인 군 복무 여건을 만들어 줘야 한다. 따라서 1인 1자격 취득과 함께 취업여건 마련에도 관심을 가지고 군 우수기술 분야를 국가 자격화해야 한다고 본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이 명백하다. 첫째, 국방 분야의 우수기술과 신기술 직무를 표준화하고 교육훈련과 연계함으로써 전투력의 질적인 향상을 도모하는 것이다. 둘째, 이 과정에서 취득한 기술을 국가가 인정하고 사회에서 통용되는 국가자격화함으로써 장병 사기 진작과 전역 후 취업지원을 돕는 것이다. 셋째, 국방 분야 첨단기술과 숙련된 인력의 풀을 조성해 국가적 활용은 물론 미래전 대비 합동성 촉진에도 기여할 것이다.



 이와 같이 국방기술자격을 포함해 국방 분야의 숙련기술에 대해 국가자격제도로 운영하게 되면 지금처럼 ‘군복무=인생의 낭비’라는 부정적 사회인식을 불식할 수 있으며, 우수인력의 군복무 지속을 촉진할 것이다.



박효선 청주대 교수·군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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