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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 금요일’… 바레인 수만 명 “탱크도 두렵지 않아”

중앙일보 2011.02.19 00:13 종합 12면 지면보기



바레인 집회 금지령에도
“알칼리파에 죽음을” 시위
리비아 군 발포로 24명 숨져
카다피, 친정부 시위로 맞불



바레인 왕정 폐지를 위한 반정부 시위 도중 사망한 22세 청년의 장례식이 18일(현지시간) 시트라에서 열리고 있다. [시트라·마나마 AP=연합뉴스]





튀니지에서 시작돼 이집트 혁명으로 이어졌던 중동과 북아프리카의 반정부 시위가 금요일인 18일 분수령을 맞았다. 대부분의 이슬람 국가에서 금요일은 우리의 일요일과 같은 휴일이어서 시위가 확산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실제 이집트의 호스니 무바라크(Hosni Mubarak) 대통령은 한 주 전인 지난 11일 대규모 시위 직후 물러났다.



 바레인·리비아·예멘·요르단 등지에서는 이날 시위가 이어졌다. 14일부터 시위가 시작된 바레인에는 지금까지 최소 7명이 사망하고 200여 명이 다쳤다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바레인에서는 이날 1만5000여 명이 수도 마나마에 모여 사망자들의 장례식을 열었다. 바레인 정부는 질서 유지를 명분으로 시내 곳곳에 탱크를 배치했지만 시위는 멈출 기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바레인은 인구의 70%가 이슬람 시아파지만 수니파인 알칼리파 가문이 왕정으로 40년간 통치해 왔다. 이번 시위는 그간 소외됐던 시아파의 분노가 표출된 것이다. 바레인에서 가장 존경 받는 시아파 성직자 셰이크 이사 카셈은 경찰의 시위대에 대한 공격을 “대학살”이라고 표현했다. 시위 현장에서는 “알칼리파 왕정에 죽음을” “학살 정권 심판” 등의 구호가 나왔다.









17일 시위 확산을 막기 위해 바레인 정부가 마나마 주변 고속도로에 배치한 군 탱크들. [시트라·마나마 AP=연합뉴스]






 무아마르 카다피(Muammar Qadhafi) 국가원수가 42년째 집권하고 있는 리비아에서는 18일 이른 아침부터 수천 명이 참석하는 시위가 이어졌다. 이날 오후 지중해 연안도시 벵가지와 알바이다에서 이들 사망자에 대한 장례식이 열려 시위의 절정을 이뤘다. 반면 수도 트리폴리에서는 “카다피는 국민의 아버지”라는 구호를 외치는 수백 명의 친정부 시위대도 등장해 대조를 이뤘다. 국제인권단체 ‘휴먼 라이츠 워치’에 따르면 전날 보안군의 발포로 최소 24명이 사망했다.



 압둘라 알리 살레(Abdullah Ali Saleh) 대통령이 32년간 집권하고 있는 예멘은 지금까지 시위로 최소 12명이 사망했다고 외신들이 18일 전했다. 이날 예멘 제2의 도시 타이즈에서는 친정부 시위대와 반정부 시위대가 각각 시위를 이어가는 가운데 반정부 시위대를 향해 누군가 수류탄을 던지고 달아나 25명이 다쳤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그러나 1만여 명에 이르는 시위대는 부상자 후송 뒤에도 시위를 지속했다. 요르단의 수도 암만에서는 친정부·반정부 시위대의 충돌로 8명이 다쳤다.



 이란의 반정부 세력도 애초 18일 대규모 시위를 계획했다. 하지만 마무드 아마디네자드(Mahmoud Ahmadinejad) 대통령 지지자들이 이날 맞불 시위를 벌임에 따라 유혈 충돌을 막기 위해 반정부 시위가 20일로 늦춰져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민동기·남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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