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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간 청야니 … 벼르는 신지애

중앙일보 2011.02.17 00:52 종합 28면 지면보기



오늘 LPGA 개막전 혼다 오픈 티오프 … 불붙은 지존 경쟁



신지애(왼쪽)가 세계 여자골프의 새로운 지존으로 떠오른 청야니(오른쪽)를 상대로 챔피언 벨트 되찾기에 나선다. 사진은 지난 6일 호주여자오픈 최종 4라운드 때 같은 조에서 플레이하던 두 선수의 모습. [멜버른 AFP=연합뉴스]



“세계 랭킹 1위는 하루 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신지애(23·미래에셋)가 지난 6일 중앙SUNDAY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그는 지난해 다승왕·상금왕 등 타이틀이 없다는 말에 이렇게 답했다. 그런데 신지애는 이 말을 한 후 곧 1위 자리에서 내려와야 했다. 대만의 청야니(22)가 호주에서 열린 두 대회에서 우승하면서 신지애를 끌어내리고 1위로 올라섰다.



 LPGA 투어가 17일 개막한다. 태국 촌부리의 시암 골프장 올드 코스에서 벌어지는 혼다 LPGA 타일랜드에서다. 신지애는 “호주 오픈 2위는 나쁜 성적이 아니며 진짜 시즌을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현재 신지애는 도전자이며 청야니는 매우 강력한 챔피언이다. LPGA 투어 홈페이지(www.lpga.com)에서 실시한 설문에서 38%의 팬이 청야니의 우승을 점쳤다. 신지애는 11%로 3위였다. 청야니는 호주 두 대회에서 모두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호주 오픈에서는 신지애와 우승을 다퉜다. 신지애는 지난해 미즈노 클래식에서 청야니에게 역전승을 거뒀기 때문에 이번에도 기대가 컸다. 그러나 경기는 일방적이었고 3타였던 타수 차는 7타로 벌어졌다.




















신지애



 거리 차이가 너무 컸다. 거의 매홀 30야드 가량이었다. 신지애는 정교함으로 장타자를 이기곤 했다. 300야드를 치는 미셸 위와도 맞붙어 승리한 적이 더 많다. 길면서 부정확한 선수에게는 그랬다. 그러나 길고 정확한 선수에게 이기기는 쉽지 않다. 신지애는 지난해 평균 드라이브 거리가 237.6야드로 공동 117위였다. 우드를 잘 쓴다고 하지만 한계는 있다. 그의 지난해 그린 적중률은 30위였다.



 두 선수는 스윙 자체가 다르다. 이신 J골프 해설위원은 “신지애는 예쁘고 간결한, 안전 위주의 상체 스윙”이라고 했다. OB가 많은 한국 코스에서 주니어 시절을 보낸 선수, 특히 여자 선수는 그런 스윙을 해야 한다. 성인이 되어 스윙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다.









청야니



  반면 청야니는 체중이동이 다이내믹한 남자 스윙을 한다. 원래 운동신경이 좋다. 농구를 좋아하는데 남자들과 엇비슷한 실력이라고 한다. 어릴 때 그의 부모는 정확성이 아니라 거리 위주로 골프를 가르쳤다. 체격 차이도 있다. 신지애는 1m55㎝ 정도이며 청야니의 키는 1m68㎝다.



 스윙의 차이는 코스 공략의 차이로 연결된다. 장타자들은 핀과 가까운 거리에 붙여서 버디를 잡겠다는 생각이 강하고, 단타자들은 그린에 올려 보기를 하지 않겠다는 전략을 쓴다. 호주 오픈 4라운드 18번 홀이 대표적이다. 신지애는 178야드에서 하이브리드를 썼다. 그린이 단단해 볼은 그린을 튀어 넘어갔다. 청야니는 141야드에서 9번 아이언으로 그린에 볼을 올렸다. 두 선수 모두 파를 잡았지만 신지애는 가까스로 잡은 파이고 청야니는 버디가 될 뻔한 파였다.









수잔 페테르손(左), 크리스티 커(右)



 많은 전문가는 거리 차이를 지적하는 데 신지애는 반대로 가겠다는 생각이다. 그는 “주변에서 자꾸 거리 얘기를 해서 그렇게 가려다 지난해 정교함이 떨어졌다.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없다. 정교함을 극대화하겠다. 지난해 전장이 긴 코스에서 오히려 성적이 잘 나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말을 하고 나서 나간 대회에서 청야니에게 대패했다.









최나연(左), 미야자토 아이(右)



 골프의 최근 추세는 정확성보다는 거리다. 선수 출신으로 리 웨스트우드의 매니저인 스튜어트 케이지는 “남자 랭킹 10위 이내 선수들은 다 장타자”라면서 “단타자는 4라운드 모두 퍼트가 잘 돼야 우승하는데 장타자는 두 라운드만 퍼트를 잘 하면 우승한다”고 말했다. 여자 투어도 거리를 늘리는 추세다.



 신지애가 거리를 버리고 정확성을 고수할지 주목된다. 정확성으로 세계 1위를 되찾으려면 극도로 정교해야 한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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