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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설 속 꽃핀 강원돕기 우정

중앙일보 2011.02.17 00:46 종합 22면 지면보기



장비 지원하고 눈치우기 자원봉사 … 전국 지자체 손길 쏟아져



강원 동해안 지역의 제설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16일 강릉 주문진항 일원에서 제설차량이 분주하게 눈을 치우고 있다. [연합뉴스]





15일 오후 1시 강원도 삼척시 원덕읍 오분리로 이어지는 국도 7호선. 집채만한 25t 제설덤프트럭이 도로에 쌓인 눈을 길 옆으로 연신 밀어냈다. 트럭이 허리춤까지 쌓였던 눈이 밀어내면 대기하던 포크레인이 트럭에 눈을 실어냈다. 트럭이 앞으로 나갈 때마다 도로가 바닥을 드러내며 제 모습을 찾아갔다.



 제설작업에 투입된 차량은 경기도 성남시에서 지원한 장비. 성남시는 전날 공무원 8명 등 인력 21명과 제설덤프트럭 13대로 구성된 제설작업지원단을 삼척시에 보냈다. 자매결연 도시인 삼척시가 장비 부족으로 제설작업이 더디다는 소식을 듣고 한 걸음에 달려왔다. 이들은 이틀간 국도 7호선과 도계·근덕·노곡·미로 등에서 고립마을로 들어가는 길을 냈다.



지원단은 애초 14일 하루만 작업할 예정이었지만 15일까지 하루 더 머물렀다. 지원단은 숙식과 유류비 등 모든 비용을 자체 해결했다. 삼척시에 부담을 주기 않기 위해서다.



 100년 만의 폭설로 공황상태에 빠진 강원도 영동지역 시·군을 돕기 위한 전국 자치단체의 지원이 속속 이어지고 있다. 성남시를 비롯해 수원시, 청주·청원·청주·제천·보은 5개 시·군, 전북도, 서울지역 21개 구청 등이 강원도에서 제설작업을 벌이고 있다. 충북의 5개 시·군은 15대의 제설차량과 인력 20명을 지원했다. 강릉에 12대, 삼척에 3대가 배치돼 12일부터 작업을 하고 있다. 2004년 폭설 때 강원도의 지원을 받았던 충북 시·군은 보은차원에서 지원을 자청했다. 수원시는 공무원 25명과 20대의 제설장비를 강릉에 보냈다. 이들은 18일까지 강릉에 머물며 제설작업을 벌일 예정이다.



 강원지역은 민·관·군이 총동원돼 닷새째 제설·복구작업을 벌였다. 이날 하루에만 2만4400여 명의 인력과 1680여 대의 장비가 투입되면서 제설·잔설제거 작업이 90%에 달했다. 2018 동계올림픽 유치 실사 지역인 영동고속도로 횡계IC~강릉IC, 국도 59호선 진부~중봉, 지방도 2개 구간은 제설작업을 모두 마쳤다. 제설작업이 마무리단계에 이르면서 외부와 단절됐던 주민 대부분이 고립에서 벗어났다. 그러나 삼척시 노곡면 18가구 40여 명의 주민들은 여전히 고립돼 군 헬기로 지원되는 구호품에 의존하고 있다.



 영동지역은 물론 전국 각지의 자원봉사와 기부도 이어지고 있다. 폭설 이후 영동지역 주민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제설작업에 참여해 현재까지 봉사활동에 나선 인원은 2만4000여 명으로 집계됐다. 트랙터를 가진 농민들은 자치단체가 신경 쓰지 못하는 마을 길 제설작업에 힘을 보태고 있다. 외지인의 봉사활동도 이어져 영동지방 자치단체 인터넷 홈페이지는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는 글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최명희 강릉시장은 “예상치 못한 폭설로 강릉을 비롯한 영동지역 주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전국 각지의 지원이 큰 힘이 되고 있다. 완벽한 제설작업으로 주민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찬호·신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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